이번주 증시전망
고용·물가 등 주요 경제지표…연준 위원 발언 주목
AI 거품론 재점화된 가운데 마이크론 실적 발표
일본 금리인상 유력 … 장기 국채금리 동반 상승
지난주 오라클과 브로드컴 실적발표 이후 인공지능(AI) 거품론이 재점화된 가운데 이번 주에는 마이크론 실적과 미국 11월 고용과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주요 경제지표가 나온다. 더불어 연준 인사들 발언이 이어진다.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을 결정하고 추가 인상 신호를 강하게 보일 경우 주요국 장기 국채금리의 동반 상승이 예상된다. 이땐 장기 국채금리 발 금리 발작 현상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트리플 약세(주가 채권 원화 가치 동반 하락)’ 현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셧다운 여파로 경제지표 신뢰 저하 =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에는 미국의 10월 및 11월 고용보고서, 18일에는 소비자물가지수(CPI, 10월 CPI의 경우 일부 세부 지표 누락)가 발표된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으로 발표 일정이 꼬이면서 미국 비농업 고용보고서와 소비자물가지수(CPI), 소매판매가 이번 주 한꺼번에 나오게 된 것이다.
10월 고용지표는 가계조사 자료 부족으로 보도자료 없이 일부 데이터만이 공개될 예정이다. 비농업 고용자 수는 4만 명 증가에 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셧다운 해제 이후 처음 발표된 9월 고용보고서에서 기록한 11만9000명 증가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지표 공백 기간에 투자자들이 참고했던 대체 지표들은 고용 상황이 예상보다 더 나쁠 가능성을 시사한다. 실업률은 9월 4.4%(0.1%p)로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 경신한 후 향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체계적인 과대 집계” 때문에 최근 몇 달간 고용은 실제론 감소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고용 지표가 대폭 하향 조정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10월 자료가 취소된 가운데 18일 11월 자료가 발표된다. 헤드라인 지수는 지난 8월 전년 동월 대비 2.9%에서 9월 3.0%로 2개월 연속 상승 후 이번에는 3.1%로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근원 지수는 7~8월 3.1%에서 9월 3.0%로 둔화 후 이번에도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
다만 셧다운 여파로 인해 이번 주 발표되는 주요 경제지표에 대한 신뢰는 다소 제한적일 소지가 있다.이에 향후 금리 전망은 기존 형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의 차기 의장 결정 여부가 공개될 가능성이 있어 관련 뉴스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주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이 1~2주 내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을 결정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15일에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의 연설과 스티븐 미란 연준 이사의 연설이 있다. 17일에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와 존 윌리엄스 연은 총재 연설이 대기하고 있다.
◆AI 산업 전반을 둘러싼 수익성 논란 = AI 종목을 둘러싼 불안이 반복되는 점도 문제다. 지난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오라클 및 브로드컴 실적 이벤트로 변동성이 확대됐다. 브로드컴이 향후 마진율의 둔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부정적인 시장 평가를 초래했다. 오픈 AI용 데이터센터 완공 시점이 1년 지연될 것이라는 보도로 추가 급락을 맞은 오라클의 경우, 이를 공식적으로 부인한 상태이지만 그들의 현금흐름 악화, 수익성 불확실성과 같은 기존 우려 요인들은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발표되는 마이크론 실적은 이번 주 메인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오라클, 브로드컴 실적 모두 그 수치 자체는 양호했지만, AI 산업 전반을 둘러싼 수익성, 퀄리티(이익의 질)와 같은 근본적인 논란이 미해소된 상태다. 결국 이번 마이크론 실적 발표 후 주도주로서의 AI 수익성이 회복될 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일본은행 금리 인상 기대 고조 = 이번 주에는 주요국에서 통화정책 회의가 열린다. 유럽중앙은행은 18일 통화정책 회의에서 7월, 9월, 10월에 이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수신 2.00%, 리파이낸싱 2.15%)된다. 이번에는 경제전망도 발표된다.
영국은행도 이날 통화정책 회의를 개최한다. 올해 2월, 5월, 8월 등 정책금리를 인하한 영국은행은 지난 9월과 10월 동결(4.0%)을 지속했다. 이번에는 인플레이션 피크 경과를 기대하며, 10월 성장 위축 등으로 인하를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일본은행은 금리 인상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18~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개최하는 일본은행은 통화정책 정상화, 엔화 약세 등으로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다.
닛케이에 따르면, 위원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금리 인상(0.50%→0.75%)을 지지하고 있다. 당분간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일본은행 2명의 관계자는 “일본은행이 12월 회의에서 금리(현재 0.5%)를 0.75%로 높여도 중립 금리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1.0%는 중립 금리의 하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기 국채금리 상승, 주요 자산시장 경계 = 문제는 장기 국채금리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와 단기 유동성 공급 조치에도 불구하고 10년 국채금리는 12월 FOMC 회의 이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오히려 추가 상승 리스크에 노출되고 있다”며 “만약 ECB가 매파적 목소리를 내고 일본은행마저 이번 회의에서 금리인상과 더불어 추가 인상 시그널을 강하게 내비칠 경우 미국을 위시한 주요국 장기 국채금리의 추가 동반 상승이 현실화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는 채권시장은 물론 주요 자산시장에 긴장감을 높일 것이기 때문이다. 자칫 장기 국채금리 발 금리 발작 현상이 가시화될 여지도 배제하기 어렵다.
만약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국 장기 국채금리의 동반 상승세가 현실화될 경우 연중 고점에 바짝 다가선 원달러환율이 연고점을 넘어설 수 있어 국내 금융시장에 ‘트리플 약세(주가, 채권 및 원화 가치 동반 하락)’ 현상 또한 촉발시킬 수 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