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손자병법
직장인 연금근력 키워야 노후 연금영토 확장 가능
“연금을 이전하라” “퇴직연금 우리에게로 넘어와” “나의 퇴직연금을 옮겼다. 노후에 확신이 생겼다” 등 요즘 퇴직연금 광고가 급증하고 있다. 이처럼 급증하는 광고는 의아스럽고 이해하기 어렵다. 이는 그동안 퇴직연금에 대해서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퇴직연금의 본질이 무엇인지 문제점은 무엇이 있는지 간과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퇴직연금은 근로자의 안정적인 노후생활 보장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2005년 법 제정 후 20년 지난 현재 총적립금은 무려 500조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반면 양적 확대와 달리 질적 부분은 어떠한가? 특히 근로자들의 무관심 속에 제도설계와 운영은 사용자와 사업자 중심으로 흘러갔다. 이로 인해 제도의 가장 중심이 돼야할 근로자의 안정적 노후생활은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실정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수익률 저조인데 공금리 수준에도 못 미치기에 늘 ‘쥐꼬리 수익률’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닌다.
근로자들도 과거 사내 고정형 퇴직금에서 외부 위탁 수익변동형 금융상품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이렇듯 퇴직급여제도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수익률 저조의 근본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결국 근로자들의 관심 유발과 변화를 인지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교육하는 것이 핵심이다.
퇴직연금 본질적 내용 직시해야
우리나라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퇴직급여법)에서는 가입자 교육에 대해 사용자 책임 아래 실시하도록 비교적 상세하게 규정돼 있다. 하지만 사용자가 퇴직연금 사업자에게 교육 위탁이 가능하다는 독소조항을 열어놓아 사용자는 위탁 후 무관심하다. 퇴직연금사업자는 사용자 눈치 아래 교육자료를 서신이나 온라인 발송으로만 그치는 소극적 교육뿐만 아니라 자사 마케팅에 주력하는 등 근로자 중심의 교육이 아닌 형식적 편파적 교육만 진행되고 있다.
물론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고자 2021년 4월에 외부 전문기관에도 교육위탁이 가능하도록 법이 개정됐으나 교육비 지원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기에 사용자는 비용절감을 이유로 이전처럼 사업자에게 위탁하고 사업자의 자사 홍보중심적 교육을 묵인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제는 근로자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즉 행복한 노후를 위한 연금영토 확장작업에 착수하자. 각자의 미래 수익률 제고를 위해 각 방향에서 수정하고 재정립하며 손자병법식 전략을 강구해보자. 전국의 노동조합과 근로자들이 장기 금융 우량고객으로 대접받으며 수익률 향상을 도모하고 금융기관들이 고객 모시기에 충성 경쟁하도록 힘을 쏟게 만들자.
퇴직연금 실물이전제도가 2024년 10월 31일부터 시행되자 앞서 각종 광고 문구들이 현란하게 나붙게 됐다. 이를 계기로 세부 개선방안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퇴직연금사업자가 교육하는 풍토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근로자에 대한 가입자 교육은 반드시 사용자 책임 아래 객관적 실질적이며 가입자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
가입자 중심 교육 현실화 시급
그러기 위해서는 외부 교육전문기관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한 개정법이 작동되도록 추가로 현실적인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자사 근로자를 위한 교육인만큼 사용자가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거나 퇴직연금사업자 수수료에 가입자 교육 부분이 녹아있는 만큼 외부위탁 시 수수료의 일정부분을 차감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강구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해야 사용자들도 외부위탁에 대한 비용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
평생 일 만하다가 나도 모르게 “벌써 정년이네”하면서 당황해하며 그동안 공부 안하고 푸대접한 퇴직연금을 쳐다보며 근로기간보다 더 길어질 노후를 걱정하기에는 너무 늦다. 조금이라도 일찍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손자병법 기본 어구를 ‘지기지피 연금대박(知己知彼 年金大樸)’으로 바꾸어 되새김 해보면 어떨까.
상대를 알기 전에 나 자신의 투자성향을 제대로 알아야 금융기관 연금상품을 선택하고 자기수익률 극대화에 커다란 도움을 줄 수 있다. 다각적으로 접근해 보면서 시행착오는 줄이고 성공사례는 확장시키며 다른 사람에게도 거의 무상으로 혜택을 줄 수 있다면 이 얼마나 신나는 일이 아니겠는가. 새해에는 퇴직연금 손자병법 생각하며 연금근력을 키우고 강화해서 나의 노후 연금영토 확장이 가능하다. 어느 영화대사처럼 “길을 아는 것과 그 길을 걷는 것은 다르다”는 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연금아카데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