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손자병법

퇴직연금 수익률 높이는 다섯가지 제안

2025-03-21 13:00:01 게재

긴 겨울이 지나가며 새봄맞이가 한창이다. 우리 근로자들도 대지가 봄기운을 돋을 때 미래를 위한 행복한 노후를 준비하는 퇴직연금 영토확장을 위한 진지구축이 필요한 때다.

12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은 2025년 퇴직연금 업무설명회를 열고 퇴직연금 사업자 평가체계를 성과중심으로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수익률 제고를 위해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수익률 평가지표를 신설하고, 기존지표를 통폐합해 성과중심 평가 체계로 개편하며, 우수사업자 공개범위도 확대해 사업자 간 경쟁을 촉진한다.

또한 금감원은 금융사업자 감독과 검사방향도 수익률 및 비용관련 비교공시 개선, 장기·분산투자와 관련해 가입자 안내와 사업자 역할 강화를 유도한다. 근로자수급권 보호를 위해 부당한 업무관행에 대한 검사를 지속하고 실물이전 등 최근 도입된 제도의 조기정착 점검활동에도 나선다. 고용부도 가입자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서비스 질을 높이겠다고 했다.

자녀당 18세까지 0.5% 가산이자 지급

이 대목에서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향후 연금영토 확장을 위해 제대로 된 진지를 구축해야 한다. 가입자 모두가 동참해 튼튼하고 안전한 노후방호용 집단적 진지구축은 법령강화가 가장 좋은 방법이다. 여야가 모처럼 힘을 합해 국민연금 개혁에도 뜻을 같이하고 있는 이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우선 수익률 향상과 인구증대 차원에서 퇴직연금 가입 후 자녀출생부터 18세까지 자녀1인당 0.5%p의 가산이자를 지급하도록 하자. 이것은 연금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차세대 인구증대책이며 수익률향상의 대들보가 될 것이다. 아울러 그동안 천문학적 재정을 투입해도 안됐던 출산율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는 특효약이 될 것이다.

건강한 직장인들이 출산하고 양육하는데 가산금리를 지급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직장인들의 자녀출생을 지원할 해당재원은 국민연금 평균수익율을 하회하게 되면 금융사업자가 해당금리의 50%를 부담해야 하고 나머지는 국가재정으로 충당할 필요가 있다.

둘째, 퇴직연금을 종신연금으로 선택할 경우 공무원연금과 같이 유족연금도 지급할 수 있도록 관련 상품을 만들어 보자. 근로자가 평소 회사 근무 시 배우자들의 협조가 지대하기 때문에 유족연금 지급상품을 만들어 근로자 사망이후 홀로 노후를 책임지는 상황을 막아야한다. 이때 배우자에게 지급하는 연금은 상속세를 적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마침 상속세법 개정방향과 맥을 같이 한다.

셋째, 근로자단체나 노동조합이 법 개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동안 총 14번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이 있었지만 주체인 가입자들이 스스로 진지구축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이것은 무관심과 무교육 그리고 낮은 수익률로 이어지는 나쁜 패턴을 반복시킨 결과를 가져왔다.

노·사가 재미있는 연금카페를 만들어 보자

넷째, 정부는 이번 발표에서 가입자를 위한 여러 대책을 제시했는데 역시 금융기관 중심의 사고에 머물렀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체와 근로자가 제도의 실질적 주체임에도 이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없었다.

따라서 우수 금융사업자 선정 이전에 각 지자체 별로 노조 교육 및 수익률 우수사례 등을 발굴하고 홍보해 가입자 스스로들도 노후연금 영토확장을 위한 노력과 결실을 전국적으로 알려야 한다. 또한 고용부에서 매년 발표하는 ‘퇴직연금 적립 및 운용현황 분석’ 자료를 가입자와 사용자중심으로 전면 개편해 전국민의 관심사가 되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사용자인 기업과 노조도 힘겨루기식 임금협상을 넘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정책을 수행해야 한다.

회사 여유공간과 노조 사무실 일부를 ‘투자교실’로 탈바꿈시켜 재미와 관심이 살아나는 ‘연금백만장자 카페’ ‘퇴직연금 부자되기 포럼’ 등을 운영하자. 노조 사무실에서도 퇴직연금 운용 현황판, 전자게시판을 설치해 우리 회사 퇴직연금 총액과 수익률 현황 등을 조합원들이 항상 볼 수 있도록 한다면 자연스럽게 근로자들의 노후 ‘생활행복’ 체감도가 높아지고 튼튼한 개인별 진지가 구축되리라 믿는다.

2600여년전 손자는 늘 싸우지 않고 이기는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옛 전장터를 찾아 승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병법서에 기록했다.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퇴직연금 진지를 구축해 재미있고 즐거운 노후를 기다리도록 노사가 힘을 합치고 정부가 뒷받침해주면 좋겠다. 퇴직연금의 새로운 꽃봉오리가 피어나는 봄을 기대해본다.

이영하

연금아카데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