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초기창업투자와 창업기획자 역할
최근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는 경제적 불확실성과 투자시장 위축으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더브이씨가 집계한 데이터에 의하면 2025년 1분기 한국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대상 투자 건수는 총 243건으로 전년동기대비 24% 감소했으며, 투자 금액 역시 1조 236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 감소했다. 특히 초기 라운드(시드~시리즈 A) 투자가 181건으로 전년동기대비 29% 감소하며 초기 투자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타트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초기투자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된다. 초기투자는 단순한 자금 지원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스타트업의 시장 검증, 기술 개발, 사업화 등 전반적인 성장 과정에 필수적이다. 이 초기투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주체가 바로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이다.
초기투자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주체는 창업기획자
창업기획자는 스타트업의 초기 단계에서 투자뿐 아니라 보육 멘토링 네트워킹을 제공하는 전문기관으로,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제도상 창업기획자는 운용하는 투자조합 자금의 40% 이상을 설립 3년 이내의 스타트업에 투자해야 하는 주목적 투자 의무가 있다. 이는 스타트업이 성장 초기 단계에 투자 지원을 집중적으로 받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설립 후 3년 이상이 지나 본격적으로 시장 진입과 글로벌 확장을 준비하는 중요한 성장 단계에서 투자가 제한되는 문제를 야기한다.
실제 현장에서는 이러한 제한으로 인해 유망한 스타트업들이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펼치지 못하고 중도 탈락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에 창업기획자가 보다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주목적 투자 의무 기간을 현행 3년에서 5년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완화는 스타트업이 초기 단계를 넘어 보다 경쟁력 있는 성장 단계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게 지원하고, 창업기획자 입장에서도 투자 자금의 회수율을 높이고 다양한 성장 단계의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제공하게 된다. 결국 이는 초기투자의 활성화를 촉진하며 스타트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도와 투자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창업기획자를 대상으로 한 모태펀드의 배정 확대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현재 모태펀드의 배정 규모는 상대적으로 벤처캐피털(VC)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창업기획자 전용 투자조합의 규모와 수혜는 제한적인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창업기획자의 특성상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 대한 소규모 투자와 밀착 보육으로 스타트업의 초기 생존율을 높이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한다. 최근 연기금의 스타트업 투자 확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정부는 연기금 자금 중 일정 부분을 창업기획자 전용 펀드로 배정하여 초기 단계 스타트업 투자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초기 스타트업 지원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 추진돼야
정부는 이러한 정책적 개선을 위해 단계별 로드맵을 수립하고 단기적으로는 주목적 투자 기간의 완화 조정을 시행하며, 중장기적으로 모태펀드와 연기금의 창업기획자 전용 배정 규모 확대를 추진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주목적 투자 기간 완화를 위한 관련 법령 개정과 창업기획자 전용 펀드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책 마련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초기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창업기획자가 보다 안정적으로 초기 스타트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전용 모태펀드 확대 배정이라는 정책적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