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싸움 번지나” 민주당 ‘대세론’ 위협 변수
송영길 전 대표 복당 놓고 ‘정청래 견제’ 해석도
조국혁신당과 선거연대 주도권 놓고 ‘동상이몽’
설 명절 이후 여야가 본격적인 지방선거 국면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생개혁 입법 시간표를 제시하며 공세를 이어갈 방침이고, 국민의힘은 당명 개정 등을 통해 반격을 준비하는 모양새다. 지방선거 공천을 위한 후보자 적격 심사와 진보·보수 선거 연대 논의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민주당이 이재명 정부 성과를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을 구상 중인 가운데, 여권 내 원심력을 키우는 변수가 이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자칫 ‘집안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권 내부의 주도권 경쟁이 대표적이다. 1인 1표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등을 두고 벌어진 갈등 양상이 정청래 대표 체제에 대한 견제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 80여명은 이 대통령 사법 리스크와 관련한 ‘공소 취소·국정 조사 추진 모임’을 결성했다. 정 대표에게 비판적 목소리를 내온 의원 다수가 참여하면서, 일각에선 ‘반 정청래 의원 모임’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송영길 전 대표가 민주당 복당과 재보궐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점도 관심을 끄는 사안이다. 송 전 대표는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등으로 기소됐다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복당 뒤 자신의 원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벼르고 있다.
송 전 대표는 19일 MBC 뉴스 인터뷰에서 “20일 인천시당에 복당 원서를 제출하고 정치적 고향으로 복귀한다”며 정청래 대표 등과도 상의했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원래 살던 아파트로 이사할 계획을 밝히며 “재보궐 출마는 당 지도부와 상의하겠다. 모든 의사결정은 당원의 흐름과 자연스러운 민심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전 대표는 인천 계양을에서 5선을 역임했고, 이번 재보궐 선거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송 전 대표는 2심 선고에 앞서 정청래 대표 체제가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한 지원 역할이 약하다는 비판적 인식을 드러내 왔으며, ‘복당·출마 명분’으로 ‘국회에 들어가 이재명 정부를 돕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친명계와 연대해 정 대표 체제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키우는 쪽에 서지 않겠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8월 전당대회 등에 직접 출마하지는 않더라도 선택에 따라 정국 흐름에 일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는 있다는 것이다.
인천을 지역구로 둔 일부 의원들은 송 전 대표의 보궐선거 출마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송 전 대표의) 복당이나 보궐선거 공천 등 실무적 문제에 대한 과정 관리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회의원 재보궐의 경우 전략공천을 원칙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의 복당 심사나 공천 절차 등이 정치적으로 부풀려진 해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에 대한 친명계 인사들의 정치 공세가 이어지는 것도 내부 분열 요소로 꼽히는 대목이다. 경기도지사 경선 출마를 선언한 한준호 민주당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에 김 지사의 김용 전 부원장 북콘서트 참석 일정을 알리며 “이재명의 사람들이 대선 패배의 아픔도 추스르지 못한 채 김동연 후보의 승리를 위해 온 힘을 다했다”며 “그 동지들이 당선 후 도정에서 철저히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지사 당선 후 멀리하더니 지방선거 시기가 다가오니 다시 친명계를 찾는다는 것이다.
김지호 민주당 대변인도 18일 페이스북에 “정치는 계산일 수 있지만 관계까지 계산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공세를 폈다. 이는 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 과정에서 김동연 지사에 대한 친명계·강성 지지층 등의 공세를 예고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조국혁신당과의 범여권 선거 연대도 원심력을 키우는 요소다. 양당의 합당 논의가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졌지만, 지방선거 연대를 놓고 주도권 경쟁이 불가피하다.
조 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과의 합당 논의 과정에서 생긴 양당 사이 갈등을 두고 “민주 진보 진영의 사람은 소중한 줄 알아야 한다. 비판을 하더라도 할퀴고 후비지는 말자”고 말했다. 조 대표는 “합당 논란은 종결되었지만, 논쟁 국면에서 ‘뮨파’와 ‘손가혁’류의 비방과 공격이 되살아났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안에서 ‘뮨파’는 문재인 대통령이 결국 윤석열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의미로, ‘손가혁’은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 사이의 골을 뜻하는 표현이다. 양당 통합에 대한 민주당 내부의 비판적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언급이다.
조국혁신당은 또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의 국회의원 재선거에 민주당이 공천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남 지방선거 경쟁 가능성을 포함하면 양당의 선거 연대가 상당한 진통으로 이어질 것임을 내포하고 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