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심-민심 ‘머나먼 거리’…장동혁, 누구 손 잡을까
국힘 지지층 71% ‘윤 지지세력 포괄해야’ … 민심 62% ‘포괄 말아야’
당심, ‘절윤’에 반대 기류 … 장 대표, 당심 앞세워 ‘절윤’ 거부 가능성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한 ‘절윤(윤석열과의 절연)’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민심이 ‘절윤’을 원한다는 이유다. 문제는 당심(당원들의 마음)은 민심과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당심은 ‘절윤’에 반대하는 기류가 더 강해 보인다. 당원 지지를 업고 당권을 잡은 장 대표로선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19일 윤 전 대통령 내란 혐의 1심 선고가 이뤄진다. 중형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보수야권에서는 선고 직후 장 대표의 ‘절윤’ 선언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4일 MBN ‘뉴스와이드’에 나와 “중도층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노선으로 빨리 전환해야 한다. 빨리 ‘절윤’을 해 달라”고 장 대표에게 요청했다. 6.3 지방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선 ‘절윤’을 원하는 민심을 좇아야 한다는 논리다.
MBC-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조사(11~13일, 무선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국민의힘이 당 운영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세력까지 포괄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공감한다’ 32%, ‘공감하지 않는다’ 62%였다. 민심은 ‘윤 어게인’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다는 분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당 안팎의 ‘절윤’ 요구에 직면한 장 대표 주변에서는 “‘절윤’ 선회가 쉽지 않다”는 기류가 감지된다. 민심은 ‘절윤’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당심은 민심과 거리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100여일 뒤 치르는 지방선거보다 당장의 당권 유지가 급한 장 대표로선 민심보다 당심이 우선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앞서 MBC-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조사에서 민심은 ‘윤 전 대통령 지지세력 포괄’에 반대했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은 달랐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같은 질문에 대해 ‘공감한다’ 71%, ‘공감하지 않는다’ 25%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71%는 ‘윤 전 대통령 지지세력을 포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민심과 동떨어진 당심은 다른 조사에서도 쉽게 확인된다.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조사(1월 27~28일, ARS,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0%p)에서 한동훈 전 대표의 제명에 대한 의견을 묻자, 중도층에서는 ‘제명해야 한다’ 42.0%, ‘제명해선 안 된다’ 37.8%로 의견이 엇갈렸다. 하지만 보수층에서는 ‘제명해야 한다’ 61.5%, ‘제명해선 안 된다’ 31.3%였다.
결국 당심 지지를 얻어 당권을 잡은 장 대표 입장에선 당심과 반대로 가는 선택을 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8월 전당대회 당시 당원투표에서 압도적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장동혁 지지’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MBC-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조사에서 장 대표 직무수행에 대한 평가를 묻자, ‘잘한다’ 23%, ‘잘못한다’ 66%였다. 하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잘한다’(57%)는 답이 ‘잘못한다’(37%)보다 높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8일 “당원들이 장 대표를 만들어주고 지금껏 장 대표의 버팀목이 되어주었는데, 이제 와서 당원들이 반대하는 ‘절윤’을 택한다면 장 대표 스스로 자신의 지지기반을 허무는 꼴이 될 것이다. 장 대표가 ‘절윤’을 선택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말했다. 장 대표가 ‘절윤’에 부정적인 당심을 앞세워 일각의 ‘절윤’ 요구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 장 대표는 18일 언론 인터뷰에서 ‘절윤’ 요구에 대한 확답을 피했다. 장 대표는 이날 채널A ‘뉴스A’에 출연해 “(윤 전 대통령과) ‘절연’에 대한 입장은 우리 당에서 여러 차례 밝혔다”며 “지금 절연보다 더 중요한 건 전환”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 주변에선 지난해 8월 전당대회 당시 장 대표의 발언에 주목한다. 장 대표는 전당대회 당시 “당과 정권을 지키자고 함께 싸운 사람들에게 대선 끝났다고 ‘냄새나니 가까이 오지 말라, 더러우니 나가라’고 하는 여러분이 부끄럽다”며 찬탄파(탄핵 찬성)를 비판하고 ‘윤 어게인’을 포용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