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 2개 손보사에 ‘부정적’ 전망

2026-02-19 13:00:02 게재

현대해상·롯데손보, 등급 하향 가능성

기본자본 중장기 규제 따른 변화 촉각

2026년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보험사 보험금지급능력 등 신용평가를 시작했다. 생명보험사들의 경우 높은 등급에 안정적 전망이 주류를 이룬 반면, 일부 손해보험사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등급을 받고 있다. 일부 손보사들에게 대해서는 현재 등급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부정적 평가까지 나왔다. 특히 정부가 기본자본에 대해 장기적으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관련 보험사들의 신용평가 관리에 불똥이 떨어졌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은 최근 한화생명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에 대한 보험금지급능력평가를 내놨다. 3대 신용평가사들은 2024년 이후 생보사 14곳, 손보사 12곳에 대해 신용평가 등급을 정기·비정기적으로 해오고 있다.

대개 기업들은 회사채나 신종자본증권 등을 발행할 때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채권·증권 발행에 대한 신용등급을 받는다. 신평사의 신용등급 평가는 투자자들의 주요 척도 중 하나다. 보험사는 추가로 고객들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 보험금지급능력도 평가받는다. 채권·증권 발행보다 더 중요한 지표다. 보험금지급능력과 회사채,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관련된 신용등급은 같은 회사라도 상이한 등급이 부여될 때가 있고, 외국계 기업이나 채권 발행을 하지 않는 보험사들은 별도로 신용등급 평가를 받지 않기도 한다.

◆AAA등급 8곳 = 국내 보험사 중 1년새 1곳 이상의 신평사로부터 AAA 등급을 받은 곳은 모두 8곳이다.

신용평가사마다 사고 차이가 있지만 최고등급은 AAA를 꼽는다. 이후 AA, A, BBB순으로 분류된다. AA부터 B등급까지는 +, - 부호를 더해 동일 등급 내에서 우열을 구분한다.

이중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3개사에 대해서는 3개 신평사 모두 AAA 등급을 부여했다. 앞으로도 이 등급을 유지할 것으로 보는 등급전망(Outlook)에 대해서 ‘안정적’ 평가까지 했다. 동양생명과 신한라이프는 1곳 이상의 신평사로부터 AAA(안정적) 등급을 받았다.

손보사 중에서 2개 이상 신평사로부터 AAA(안정적) 등급을 받은 곳은 DB손해보험과 SGI서울보증 두곳이다. 삼성화재는 나신평 1곳으로부터 AAA(안정적) 등급을 받았다. 특이한 것은 현대해상이다. 한신평은 현대해상에 대해 AAA 등급을 부여했지만 부정적이라는 등급전망을 내놨다.

다만 보험사들은 지급여력비율(K-ICS)로도 건전성을 평가받는다. 지급여력비율이 높은 경우 보험소비자로서는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지급여력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고객들이 보험금을 청구할 경우 이를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따지는 지표다. 보험업계는 100%를 유지할 의무를 가지고 있는데 금융당국은 13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100% 미만이 되는 보험사는 몇 되지 않는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집중 관리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보험금 지급에 큰 문제는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한화생명·KB손보 호평 = 한화생명은 기본자본 규제 강화에도 최근 3개 신평사로부터 AAA(안정적) 등급과 호평을 받았다. 한신평은 “지난해 3분기까지 기본자본지급여력비율은 57%로 규제 수준 이상이며, 규제지표 도입까지 대응기간이 확보돼 있어 규제비율을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한기평은 “경쟁사들이 규제 수준 및 권고수준을 안정적으로 상회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기본자본지급여력비율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며 “기본자본 확대, 요구자본 축소 전략에 대해 지속 점검하겠다”고 예고했다.

한기평은 지난달 9일 KB손해보험에 대해 종전과 같은 AA+(안정적) 등급을 내놨다. 보험계약마진 증가세가 지속하고, 수익성 및 자본적정성, 지급여력비율 및 재무건전성 관리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다만 2위권 경쟁사들과 격차가 존재했다. 규모를 더 키워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기평은 “KB손해보험의 유동성 위험은 낮은 수준”이라며 “보험손익 바탕에서 우수한 수익성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한신평은 지난달 13일 현대해상에 대해 종전과 마찬가지로 AAA(부정적) 등급을 부여했다. 부정적 등급전이이란, 중기적으로 신용등급이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한신평은 현대해상에 대해 “우수한 시장지위와 안정적 영업기반을 갖추고 있다”면서도 “보험부문 이익변동성 확대와 자본비율 관리부담 등을 고려할 때 부정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적기시정조치 홍역을 앓은 롯데손보 상황 평가는 살얼음이다. 한기평평은 지난달 12일 롯데손보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에 대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A(부정적 검토)를 부여했다고 밝혔다. 한기평은 “보험금지급능력평가, 후순위사채,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을 각각, A, A-, BBB+로 유지하고 부정적 검토 대상에 재등록했다”며 “금융당국의 경영개선권고 조치부과로 보험영업과 자본조달 유동성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해 신용도 하방압력이 가중된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퇴직연금 부채가 총 부채의 46%로 업계에서 가장 높고, 운용자산에 내재된 리스크가 높은 수준”이라며 “지급여력금액 중 자본성증권 비중을 고려해 타 손보사에 비해 지급여력의 질이 미흡하다”고 덧붙였다.

한신평도 지난 6일 롯데손보의 후순위사채 및 신종자본증권 신용등급을 A-(하향검토)에서 BBB+(하향검토), BBB+(하향검토)에서 BBB(하향검토)로 변경한 바 있다. 롯데손보는 최근 정부를 상대로 적기시정조치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취하한 바 있다.

◆자본관리 보완 요구 =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3일 보험사의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제도 시행을 발표했다. 이번 규제 개편은 가용자본 총량 중심으로 운영된 기존 자본관리 방식을 보완한 것이다.

보험사들로서는 각종 규제가 더 강화됐다는 불만이지만 정부는 보험사들의 자본구조의 질적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본자본지급여력비율은 2027년 1월부터 시행된다. 금융위는 기본자본이 취약한 보험사에 대해 올해 개선계획 제출을 요구키로 했다. 기준은 50%. 50%보다 낮은 경우 적기시정조치를 하게 된다. 50% 미만에 대해서는 경영개선권고, 0% 미만은 경영개선요구로 나뉜다.

한신평은 “규제수준을 하회하는 보험사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아졌다”면서도 “업체별 실질적 재무건전성은 변동 없어 규제 부담이 두드러지는 보험사 신용도 하방압력은 지속될 것”이가고 봤다. 한기평도“해약환급준비금 증가로 보험사 배당가능이익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며 “신종자본증권 발행 유상증자가 제한되는 회사들은 요구자본을 줄이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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