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양자기술의 현재와 미래
지금은 바야흐로 인공지능의 시대다.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필요한 일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투자가 급격히 늘어난 반면 인간이 할 일들을 대체한다는 우려도 증가하고 있다.
이렇듯 인공지능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깊이 파고들게 된 것은 챗GPT나 제미나이 같은 거대언어모델이 출시된 최근 3~4년간의 일이지만 인공지능의 모태가 된 인공지능망 개념은 1982년 홉필드 박사에 의해 처음 창안되었다. 당시 기초물리학의 모형이었던 이 개념은 40여년에 걸친 여러번의 상용화 시도와 실패 끝에 비로소 우리 사회를 뒤흔드는 혁신으로 발전한다. 이러한 공로로 홉필드 박사는 토론토 대학의 힌튼 교수와 함께 2024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전화 컴퓨터 인터넷, 그리고 인공지능처럼 큰 변혁을 가져온 혁신적인 기술은 대부분 겉보기보다 훨씬 긴 역사를 갖고 있다. 역사적으로 축적된 기술 덕분에 새로운 지식이 제품으로 발전하는 데 필요한 기간은 점점 줄어들고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는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초기부터 기술혁신을 선도하고 시장을 개척하는 기업들이 엄청난 가치를 지니게 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럼 인공지능 다음에 세상을 바꿀 기술을 지금부터 발굴해야 한다면 어떤 기회가 있을까?
양자기술은 곧 다가올 미래일까, 먼 훗날 일일까
흔히들 “인공지능 다음은 양자기술”이라고 한다. 양자기술의 역사는 짧지 않다. 20세기 초 원자 등 초미시세계에서의 물리현상을 기술하기 위해 탄생한 양자물리는 80여년 간의 검증을 거쳐 현존하는 가장 정확한 과학체계로 발전한다.
이를 바탕으로 20세기의 큰 변혁인 원자력 에너지, 반도체와 레이저 기술 개발 등 1차 양자혁명이 일어난다. 그 이후 1994년 벨연구소의 피터 쇼어 박사가 발명한 효율적인 인수분해 양자알고리즘을 기폭제로, 미시세계의 물리법칙을 활용해 유용한 문제풀이에 적용하려는 2차 양자혁명이 현재 진행 중이다.
지난 10년간 상용화에도 많은 진전이 있어 양자기업에 대한 주식투자도 가능한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각국 정부나 국책연구소, 대기업 등이 많은 투자를 하고 있음에도 아직 우리 주변에서 양자컴퓨터 등 양자기술을 일상생활이나 사업에 활용하는 예는 아직 없는 듯하다.
현재의 양자기술은 2000년대의 인공지능처럼 20년 후에나 우리 일상에서 활용될, 갈 길이 먼 기술일까? 혹은 2020년대의 인공지능처럼 곧 우리의 곁에 다가올 준비된 기술일까? 아무도 단언할 수 없지만 큰 불확실성은 역설적으로 혁신적 자세를 가진 사람들이 도전해 미래를 선도적으로 개척할 기회 또한 크다는 뜻이다. 그럼 우리는 어떤 일들을 할 수 있을까?
첫째는 기존 양자기술을 활용해서 큰 산업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다. 인터넷 환경을 개발하지는 않았지만 이를 활용해 광고업계를 평정한 구글이나 유통업계를 장악한 아마존처럼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서 기존 산업계를 파괴적으로 혁신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십수년전 시작해 현재 많이 앞서있는 양자기업들을 추격하려는 전략보다는 선도적 기술을 잘 선별해서 익히고 우리 주변에서 활용해 산업의 판도를 바꿀 기회에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노력은 첨단 양자기술을 습득한 차세대 인재들을 양성하고 창의적인 일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
두번째는 이 과정에서 습득한 안목을 바탕으로 양자기술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차세대 혁신을 주도하는 것이다. 기술혁신의 역사에서 초기 대용량 컴퓨터 시장을 주도하던 회사들이 개인용 컴퓨터로의 전환과정에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거나, 전화 통신망을 장악하고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전화회사들이 인터넷과 무선 통신 전환과정에서 도태되는 등 파괴적 혁신의 예를 수도 없이 찾아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차세대 양자기술을 주도하는 혁신은 어떤 것들이며 이를 실현하려면 어떤 도전을 해야 할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젊은 세대 꿈을 가지고 도전하기를
새로운 역사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쉽지 않은 일에 도전하는 개척자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우리 젊은 세대가 꿈을 가지고 이런 도전을 많이 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