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국민의힘 6.3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 중용된 이정현 전 의원

“완전히 갈아엎겠다…청년 중심으로 대대적 판갈이”

2026-02-12 13:00:05 게재

30년 넘게 보수 불모지 호남 지켜 … 호남서 재선 ‘기적’

“청년들, 정치권 장식품 머물러” “사천·밀실공천은 없다”

“‘미스 트롯’ 같은 공개 경쟁 도입, 청년들에게 기회될 것”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2일 이정현 전 의원을 6.3 지방선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장 겸 재보궐선거 공관위원장으로 발탁했다. 최고위는 이날 인선안을 의결했다. 이 전 의원은 △1958년 출생, 전남 곡성 △3선 의원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을 거쳤다. 최근에는 국민의힘 광주·전남미래산업전략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은 보수진영의 ‘호남 지킴이’로 통한다. 보수의 불모지로 꼽히는 호남에서 30년 넘도록 끝없이 도전했다. 그 결과 호남에서 두 차례 지역구 국회의원에 당선되는 ‘기적’을 일궈냈다. 이 전 의원은 말단 사무처 당직자로 출발해 국회의원과 청와대 수석을 거쳐 당 대표까지 오른 입지전적 이력으로도 유명하다. 이 같은 이력 덕분에 공관위원장으로서 “적임자를 찾았다”는 평가가 예상된다. 당내 어느 계파나 세력, 지역에게도 ‘정치빚’을 지지 않고 혼자 힘으로 오늘에 이르렀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공정한 공천 심사가 기대되는 것이다. 이 전 의원은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당(국민의힘)을 수십 년 동안 지켜온 산증인으로서 당이 벼랑 끝으로 몰린 현실이 너무 안타까워 (장 대표의) 어려운 제안을 수용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공관위원장과의 전화 인터뷰다.

발언하는 이정현 전 의원 지난해 대선에서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이정현 전 의원이 대선 당시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공관위원장 제안을 받고 고민할 말미를 달라고 했다고 들었다. 어떤 고민을 했나.

공천은 정당 혁신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가볍게 결정할 수 없었다. 공천을 통해 당을 바꿀 수 있을지, 그 책임을 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결국 공천은 혁신의 출발점이라는 생각으로 역할을 맡게 됐다.

●국민의힘에게 어려운 선거라고 한다. 어떻게 공천해야 판세를 뒤집을 수 있을까.

내 솔직한 심정은 (공천을 통해) 완전히 갈아엎고 싶다.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 앞으로의 세상은 새로운 세대가 헤쳐 나가야 한다. 연금이나 건강보험료, 국가 부채, 외교·안보 등은 나이 든 사람들이 결정할 문제가 아니고, 그들은 사실 관심도 없다. 새로운 세대가 결정할 문제다. 새로운 세대로 전부 바꿔야 한다.

●선거 때마다 정당들은 청년을 발탁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말은 그렇게 했지만 현실정치에서 청년들은 전부 브로치 같은 장식품에 머물고 있다. 한 두 명 발탁해놓으니 아무런 결정권이 없다. 그나마 조금만 목소리내면 ‘싸가지 없다’고 면박주기 일쑤다. 그러다보니 당은 고색창연하고 백발성성한 구태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

●새로운 세대로 물갈이만 하면 되는가.

물갈이로는 부족하다. 판갈이로 가야 한다. 건더기가 상했는데 물만 20%, 30%, 50% 간다고 해서 배탈이 안 나겠냐. 판을 갈아치워야 한다. 새로운 세대로 판갈이한 뒤 시대 교체를 해야 한다. 지금은 AI시대다. 세상이 완전히 바뀌었다. 국민소득 100달러 시대에 태어난 사람들이 지금까지 주도해온 세상이었다면 이제는 3만 달러, 4만 달러 시대에 맞는 사람들로 바꿔야 한다. 그런데 민주당은 386 운동권이 지금껏 해먹고 있고, 국민의힘은 아예 그런 것도 없이 우왕좌왕해왔기 때문에 양쪽 모두 벼랑 끝에 서게 됐다. 대한민국 발전 단계를 보면 주요 지점마다 시대를 교체해왔다. 그런데 김영삼정권 이후에는 시대 과제도 없고, 목표도 없고, 무기력해졌다. 이제 세대교체를 해서 그 세대에 맞는 시대교체를 하면 자동적으로 정치교체가 될 것이다.

●새로운 세대를 중용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이 있나.

슈퍼스타-K나 미스 트롯 같은 공개 경쟁을 과감히 도입해서 인재를 찾아낼 것이다. 공개 경쟁으로 공천을 줄 광역 또는 기초단체장 지역구를 미리 선정한 뒤 이들 지역의 공천을 원하는 지원자들을 치열하게 경쟁 붙여서 ‘준비된 인재’를 발굴할 계획이다. (공개 경쟁은) 아무래도 형식은 토론이 되겠지만, 단순히 암기 문제를 묻는 식이 아니라 지원자의 숨은 실력을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공개 경쟁은 청년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물론 혹독한 검증 과정도 될 것으로 확신한다.

●보수가 두 번의 탄핵을 겪으면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보수 재건의 해법은 무엇일까.

보수 재건은 결국 신뢰 회복의 문제다. 경쟁력 있는 인재 발굴이 출발점이다. (이번 공천에서) 사천과 밀실공천은 없을 것이다. 근본적인 해법은 총체적인 회개다. 그런 뒤 세대교체, 시대교체, 정치교체를 동시에 완성하는 것이라고 본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