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바다 한국스마트관광협회장
“핵심은 체류-소비-재방문 구조에 있다”
스타트업·콘텐츠 기업 등 관광 설계 기업 중심 … “관광은 국가 경쟁력 창출 전략 산업”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시대를 향한 국가 차원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관광객 수 확대에 못지않게 실제 관광 현장인 지역의 수용 태세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스마트관광협회는 기술 중심의 스마트관광에서 출발해 ‘지역 콘텐츠가 핵심’이라는 관점으로 문제의식을 확장해왔다. 김바다 스마트관광협회 회장을 10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나 관광 산업의 구조적 한계와 전환 방향, 그리고 관광 산업에서 인공지능의 활용 등에 대해 들었다.
“한국스마트관광협회는 첨단 기술을 관광에 적용하는 단체로 출발했지만 기술을 넘어 지역과 관광 콘텐츠를 관광의 핵심으로 바라보는 조직으로 진화했습니다.”
김 회장은 스마트관광협회의 정체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지역 콘텐츠가 중요 = 스마트관광협회는 출범 초기 플랫폼과 데이터, 디지털 기술을 관광 현장에 이전하면 효율성과 혁신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 지역 관광 현장과의 협업이 쌓일수록 한계가 드러났다고 한다.
김 회장은 “기술을 먼저 들여온다고 관광이 지속 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란 것을 알게 됐다”면서 “지역의 콘텐츠가 설계돼 있지 않으면 어떤 기술도 오래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스마트관광협회의 관점은 크게 확장됐다. 김 회장은 “지역의 문화와 생활양식, 음식, 공간, 사람, 공동체 운영 방식 등을 어떻게 조직해 경험으로 전환하느냐가 핵심”이라면서 “관광객의 체류와 소비, 재방문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설계하는 능력이야말로 스마트관광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스마트관광을 관광 현장에서 구현하고자 회원사들이 모인 곳이 스마트관광협회다. 스마트관광협회에는 관광·여행 기업, 관광 스타트업과 플랫폼 기업, 인공지능 및 데이터 기업, 콘텐츠·체험·미디어 기업, 지자체 협력 기관, 교육 연구 기관 등 160여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기존 여행사 중심 관광 단체와 달리 관광을 판매하기보다 설계하는 기업들이 중심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필요 = 스마트관광협회의 2026년 비전은 ‘관광을 데이터 및 콘텐츠 기반 산업으로 확장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국가 경쟁력을 창출하는 전략 산업으로 재정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스마트관광협회가 강조하는 것은 양적 성장에서 구조적 전환으로의 이동이다. 단기 방문과 소비 중심의 관광에서 벗어나 체류–소비–재방문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관광 데이터 역시 단순한 통계에 머무르지 않고 정책과 사업 의사결정에 실제로 활용되는 자산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김 회장은 “관광 데이터는 정책 수립, 공공 및 민간 사업 기획, 기업 투자 판단에 활용돼야 한다”면서 “이를 통해 행동 가능한 관광 생태계(Actionable Tourism Ecosystem)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관광협회는 이를 실행하기 위해 내부 조직을 바꾸고 있다. 인공지능·디지털, 관광 콘텐츠 개발, 홍보·마케팅, 교육, 정책·제도, 지역·지자체 협력 등 분과 체계를 구축해 회원사가 실제 성과를 만들어내는 구조로 전환하고자 한다. 정부 및 공공 사업과 관련해선 용역 수행에 그치지 않고 사업 종료 이후에도 해당 사업이 자생력을 갖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역관광 수용 태세 개선에 관심을 = 이어 그는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이라는 정부의 목표에 대해 “외국인 관광객 3000만명 달성을 위해서는 수도권 관광에만 집중할 수 없으며, 지역관광 활성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의 관광객 수용 태세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관광 활성화가 쉽지 않은 이유로 숙박 등 기반시설의 양적 부족이 아니라, 관광객이 머물기 어렵게 설계된 구조를 지목했다. 특히 예약이 어려운 KTX 등 교통 구조, 소규모 방문에도 한계에 도달하는 숙박 기반시설, 관광시설을 운영할 전문 인력과 주체의 부족, 외국인 관광객에게 접근성이 낮은 정보 및 예약 환경 등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관광 기반시설은 얼마나 많이 짓느냐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이동–체류–운영–정보–생활이 하나의 경험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보조금·지원금 중심 관광 정책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관광을 지원이 필요한 산업으로만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보조금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관광객에게 지원한 보조금이 소비를 자극하는 방식으로 사용될 때 지속 가능성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관광 관련 예산은 지역성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와 운영 구조, 인재 양성, 데이터 기반을 만드는 데 쓰일 때 국가 전략 산업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관광 분야에서 인공지능의 역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김 회장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관광객의 이동과 체류, 소비 흐름을 분석해 체류 시간을 늘리고 소비 구조를 바꾸며 재방문으로 이어지게 할 수 있다”면서 “인공지능은 관광 산업의 수익 구조를 바꾸는 도구”라고 말했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