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광역 권역 통합특별시 출범 초읽기
특별법안 26일 국회 본회의 통과 유력
대전·충남 일부 반대, 흐름 막기 어려워
전남광주·충남대전·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 3건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8일 기자간담회에서 24일 본회의 소집을 전제로 특별법 처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정대로라면 26일 의결 가능성이 크다.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지 보름만에 본회의 문턱을 넘게 되면 오는 7월 통합특별시 출범은 사실상 제도적 기반을 확보하게 된다.
행안위를 통과한 3개 대안 법안은 구조적으로 큰 틀을 공유한다. 기존 시·도를 폐지하고 통합특별시를 설치하며, 국무총리 소속 지원위원회를 두어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 체계를 마련하도록 했다. 국가의 행정적·재정적 지원 책무를 명시하고 통합 이후 종합계획을 수립해 단계적으로 권한을 이양하는 방식도 동일하다. 각 법안 1~4장은 설치 목적과 법적 지위, 지원 체계, 자치권 강화의 기본 구조를 공통적으로 담고 있다.
국세 교부 비율의 구체적 명시, 예비타당성조사 전면 면제 등 일부 강한 특례는 정부 검토 과정에서 상당 부분 조정됐다. 재정 부담 및 타 지역과의 형평성을 고려한 결과다. 세 권역 모두 ‘출범 가능한 최소한의 틀’을 먼저 세우고 이후 보완 입법과 정책 협의를 통해 특례를 확장하는 구조로 정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전충남 국힘 반대 ‘정치 변수’ = 이런 상황에서 충남대전 통합을 둘러싼 국민의힘 일부의 반대는 정치적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전남광주와 대구경북 통합에는 비교적 유연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충남대전에 대해서는 ‘특례 후퇴’를 이유로 재검토 요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대전시의회·충남도의회 다수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두 의회는 기존 결정을 뒤집고 19일 주민투표 요구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그러나 세 법안의 기본 골격이 유사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정 권역에 한정된 강경 반대는 설득력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오히려 “배부른 소리 하지 말고 통합을 서둘러야 한다”는 야권 내부 메시지가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점과 대비된다. 같은 당 내에서도 지역별 온도차가 뚜렷한 셈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의 반대 움직임에 대해 “선거의 유불리를 따진 정략적 의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당장 눈앞의 선거 승패를 지역의 백년지대계와 바꾸려 하는 어리석은 정치공학에 동의할 생각이 없다”며 “통합은 특정 정당의 유불리 문제가 아니라 국가 균형발전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본회의 통과 이후가 더 중요 = 3개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행정통합이 곧바로 완결되는 것은 아니다. 6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통합특별시의 의미와 권한, 재정 구조를 주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공감을 얻는 정치적 과정이 남아 있다. 통합 이후 권한 배분과 재정 운용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도 본격적인 논의 대상이다.
권선필 목원대 교수는 “행정통합은 단번에 완성되는 사업이 아니라 출범 이후 과정을 설계하고 조정해 가는 제도 실험”이라며 “광역 통합을 먼저 시작하고 생활권 분석과 기능 조정, 권한 확대를 단계적으로 쌓아가는 접근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입법과 선거라는 정치 제도의 한계를 보완하며 점진적으로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도권 초집중이 구조화돼 지방소멸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광역 통합은 하나의 대응 전략으로 제시된다. 3개 권역 특별법의 본회의 통과가 유력해진 지금, 논의의 초점은 ‘통과 여부’에서 ‘출범 이후 설계’로 옮겨가고 있다. 충남대전 일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합특별시 출범을 향한 흐름 자체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충청권 한 지방정부 관계자는 “행정통합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면 지역 실정에 맞는 특례 조항을 점검하고 조정하는 현실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오히려 선거 과정에서 충분한 공론화를 거쳐 보완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생산적”이라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