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일본의 스마트 인프라 전략
저출생 인구감소 사회에 고전하는 일본은 고도경제성장기 이후 대폭적으로 확충했던 도로 터널 교량 등 사회 각 분야의 인프라를 갱신하면서 환경친화적 가치도 제고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일본정부로서는 지방경제를 활성화하면서 국토의 재해방지와 함께 디지털 혁신 그린 이노베이션 등에 대응하기 위해 스마트 인프라 전략에 나서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1월 24일 국회 연설에서 지방창생을 언급하면서 ‘일본열도 개조’의 실현을 위해 탈탄소, 디지털화를 고려한 인프라의 정비를 강조했다.
탈탄소 디지털화 통한 인프라 정비로 ‘일본열도 개조’ 계획
일본정부는 그동안 전략적 이노베이션 창조 프로그램(SIP)에서 스마트 인프라 구축 계획에 주력해 왔다. 예를 들면 건설 인력 부족, 재정적자에도 대응하면서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인프라 건설 기술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건설기계의 자동화 자율화를 추진해 건설 현장의 안전성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이는 공법이 모색되고 있다. 국토교통성은 건설기계 무인항공기 등을 활용해 설계 시공 분야의 디지털화를 추진 중이며, 민간건설사도 건설현장이 마치 스마트 공장과 같이 로봇과 디지털 기술로 통합적으로 작동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러한 작업은 건자재 기업도 포함해 전체 건설 과정의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건설 원가절감에 효과적인 3D 프린터와 로봇을 연계적으로 활용하는 공법이 실용화되기 시작했다. 시미즈건설은 작년 11월에 일본제철의 설비용 철근 콘크리트를 건설하는 공사에서 로봇 손 모양의 거대 모바일 3D 프린터와 자동 재료 장치를 개발해 현장에서 콘크리트 기둥 2개를 건설했다. 건설 시간은 기존 공법 대비로 40%나 감축됐다고 한다.
선진적인 인프라 보수관리 사이클의 구축도 과제가 되고 있다. 노후화된 인프라의 붕괴 현상을 사전에 진단 및 예측하고 보수 및 보강 공사를 필요한 부분에만 효율적으로 실시해 인프라의 수명을 연장하는 한편 적절한 시기에 인프라를 철거해 폐자재를 리사이클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본정부는 각종 인프라의 진단, 유지 및 보수, 리사이클 관련 작업 흐름, 데이터 등을 통합적으로 축적 및 관리해 AI로 분석하는 기반도 구축하고 있다.
민간기업에서도 다케나카공무점은 콘크리트 폐자재를 재활용한 생활잡화 비즈니스를 개발했으며, NTT는 인프라의 장수명화에 도움이 되도록 세계 최초로 도로 상태의 부식 진행을 예측하는 기술을 확립했다. 콘크리트 등의 자재 자체의 장수명화 노력도 강화되고 있다. 예를 들면 콘크리트에 균열과 함께 수분이 생기면 동면상태에 있었던 미생물이 활성화해 보수효과를 내면서 콘크리트가 스스로 고쳐지는 기술 등이 실용화되고 있다.
인프라 관련 데이터의 통합 및 공통 플랫폼을 통해 국가적으로 인프라 관련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타이세이건설은 현실의 도시를 가상공간에 재현해 양자를 실시간으로 연계해 인공지능을 활용하면서 각종 이벤트 등 도시 활성화 대책 효과를 검토하는 실험에 나서고 있다.
한국도 인프라 비즈니스 전반의 스마트화 과제
일본과 같이 기존 인프라의 노후화 및 교체 필요성이 확대되는 한편 건설 인력의 부족 문제도 고민인 우리나라의 경우도 인프라 비즈니스 전반의 스마트화가 과제일 것이다. AI, 메타버스, 통합 플랫폼 등을 활용한 디지털 기술을 인프라의 설계에서 폐기물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과제일 것이다. 이와 함께 스마트 콘크리트, 로봇, 3D 프린터 등 건설 관련 신기술을 활용한 스마트화도 필요하다. 인프라와 함께 공장, 아파트 등의 건설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도 있을 것이다. 스마트 인프라가 도시나 산업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면서 각종 인프라 수출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