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육 정상화 방안’ 이르면 이번 주 발표

2025-07-24 13:00:03 게재

24일 발표는 대학간 세부사항 이견으로 연기 … 사안 시급성에 추가 논의 속도

교육부가 24일 예정된 ‘의대교육 정상화 방안’ 발표를 돌연 취소했다. 하지만 정부와 대학 간에 복귀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이르면 이번 주중 유급 대상자들에 대한 2학기 복귀를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의대교육 정상화 방안’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23일 오후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내일 예정이었던 의대생 복귀 및 교육 운영방안 관련 브리핑은 대학들의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으로 취소됐다”며 “추후 브리핑 일정 재개 여부는 별도로 안내하도록 하겠다”고 알렸다.

앞서 교육부는 이날 오후 2시쯤 “24일 오전 11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대생 복귀 및 교육 운영방안과 관련한 브리핑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브리핑에는 최은옥 교육부 차관을 비롯해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대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 공동회장인 양오봉 전북대 총장과 이해우 동아대 총장, 이종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대협회·KAMC) 이사장 등이 참석, 의대생 복귀 후 교육방안을 설명할 예정이었다.

취소 공지는 이로부터 약 6시간 여만에 이뤄졌다.

교육부는 이례적인 브리핑 취소의 구체적 이유에 대해 원론적 입장만 밝히고 있다. 다만 공지 내용 등을 종합해 볼때 발표안에 담길 세부 사항을 놓고 대학 간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으로 유추된다.

교육부와 대학들 안팎에서는 특히 본과 3학년의 2년간의 학사 운영 일정을 놓고 학교별 의견이 끝까지 엇갈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1일 의총협은 긴급회의를 열어 오는 2학기에 의대생들을 복귀시키기로 결정했다. 의대생 학적에 ‘유급’ 기록을 남기더라도 학교로 복귀시켜 내년에 정상 진급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의총협과 의대협회는 이후 8300여명에 이르는 유급 대상자을 포함한 학년별 진급과 졸업 시기 등에 대한 세부 논의를 이어왔다.

의총협과 의대협회는 유급 대상이 된 ‘예과 1학년~본과 2학년’ 의대생은 이미 복귀한 학생들과 같은 시기에 진급 및 졸업하도록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르면 예과 1·2학년은 내년 3월에 정상 진급하고, 본과 1학년은 2029년 2월, 본과 2학년은 2028년 2월에 각각 졸업하게 된다.

또 본과 4학년은 내년 8월에 ‘코스모스 졸업’하도록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본과 4학년도 복귀 후 정부가 의사국가고시를 추가 시행하면 내년 8월 졸업이 가능하다.

하지만 본과 3학년의 경우 당초 학교마다 정해진 실습 시간 기준이 달라 졸업 시기에 대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23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의 모습. 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그동안 의대협회는 본과 3학년 학사 일정을 1년 6개월로 줄여 2027년 2월 졸업시키는 방안과 2027년 8월 졸업시키는 방안을 놓고 의논했다. 하지만 실습 시수 등 학교별 여건이 달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의대협회는 23일 오전부터 본과 3·4학년 졸업 일정과 관련해 학장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본과 3학년은 ‘2월 졸업’과 ‘8월 졸업’의 절충안인 ‘5월 졸업’ 안으로 의견이 모였다.

학생들이 최소 5월 이내에 졸업해야 국가고시는 물론 인턴과 레지던트 등 다음 수련 절차가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대협회는 이를 교육부와 의총협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부 대학 총장과 의대 학장들이 “과도한 특혜”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나선데다 사안의 시급성으로 ‘의대교육 정상화 방안’ 발표까지 오랜 시일이 걸리지는 않을 전망이다. 빠르면 이번 주중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15일 국무회의에서 의대 학생들의 수업 복귀와 관련해 후속 조치 마련을 지시했다. 앞서 김민석 총리도 13일 의대생들이 1년 5개월 만에 복귀를 선언한 것과 관련해 “큰 일보전진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결실의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한 대학 총장은 “본과 3학년 졸업시기 등 일부 세부항목에 대해 각 대학이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학교별 상황이 각기 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복귀를 더 이상 미루면 의대교육 기반 자체가 붕괴할 수 있다는 현실적 시급성에 모두 공감하고 있어 합의안 도출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풍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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