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한국 스타트업 생존의 길
생성형 AI는 스타트업이 적은 자본, 작은 인원으로 도전해서 경쟁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특성이 있다. 챗GPT를 개발 출시한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뒤 3년 정도 후에 챗GPT를 출시할 수 있었다. 출시 당시 오픈AI의 인력규모가 약 200여명 정도라고 알려져 있는데 한국의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이 인력 구성도 쉽지 않을 상황이다.
클로디를 출시한 엔트로픽이나 퍼플렉시티를 출시한 퍼플렉시티AI 같이 규모가 작은 회사도 있지 않느냐 하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한가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이런 회사들도 초기 투자 유치 과정에서 수천억원에서 조단위까지의 투자금을 유치했다는 것이다. 생성형 AI 개발에 이런 천문학적 자본이 들어간다는 것은 이미 상식화되어 있는 내용이다.
천문학적 자본 소요되는 AI개발, 스타트업이 도전하기 쉽지 않은 영역
자본의 효율적 집중 투자가 중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이재명정부는 2030년 AI 3대 강국을 목표로 집중적이고 효율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형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같은 굵직한 프로젝트를 발의하고 그 수행 기업들을 과감하게 선정해 나가고 있다.
그럼 이 과정에서 한국의 대기업은 목표와 그 목표를 수행하기 위한 자본을 확보할 수 있는데 그럼 더 작은 규모인 스타트업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저 한국의 대기업들의 연구 성과를 기다리면서 향후 진행될 낙수 효과만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여기서 세가지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제일 먼저 AI의 연결 기술을 찾아내서 기술을 활용해 사업화하는 모델을 찾아내야 한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는 MCP(Model Context Protocol)나 A2A 프로토콜(protocol)을 활용해 AI 에이전트(Agent) 기술을 개발, 서비스 하는 것이다. AI를 활용해야 하는 기존 기업들을 대상으로는 AI 활용을 높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Software)를 오픈소스(Open Source)를 기반으로 만들어서 양산 수준의 품질 제품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쿠버네티스(Kubernates)라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있다. 컨테이너라는 소프트웨어를 패키지화해 운용할 수 있는 기능의 소프트웨어인데 수천 수만대의 컴퓨터가 연결되어 운영되는 데이터센터에서는 이 소프트웨어가 필연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개방형 소프트웨어를 가져다가 안정적으로 서비스가 되게 만들어 데이터센터가 있는 기업이나 정부에 제공하는 것도 큰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 있다.
한국의 장점인 제조업 생산력 높이는 AI 개발 방향
두번째는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이다. 글로벌 빅테크는 2010년대 이후 전세계 테크 스타트업과의 기술협력을 강화해 가고 있다. 먼저 자신들의 기술 협력 플랫폼을 공개하고 그 위에서 전세계 스타트업들의 기여와 가치 창출을 독려, 지원하고 있다. 이 중에서 재능 있는 팀을 프로모션하기도 하고, 전략적 M&A를 하기도 한다. 이런 글로벌 빅테크 기술 협력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활용에 그치지 말고 빅테크들과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서 연구개발 성과, 미래 사업 방향등에 대해서 알려야 한다. 세번째는 한국의 스타트업이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내야 한다. 우리가 가진 것 못 가진 것으로 명확히 가늠해야 한다. 오픈AI처럼 10억달러치의 현금, 컴퓨팅 자원은 없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십여년 전부터 한국이 가진 고유의 경쟁력은 제조업이며 이 제조업 활동을 데이터화 하고 이 데이터를 활용해서 제조업의 생산력을 높이는 AI를 개발해 내는 최적의 나라가 한국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 주역이 한국의 재능 있는 스타트업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