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코스닥 부실기업 신속 퇴출”…동전주 주가 급변동

2026-02-20 13:00:02 게재

실질심사 기업, 중간점검·조기퇴출

지배주주 동일기업 통합·일괄 심사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시장에서 부실기업 퇴출에 속도를 높인다고 밝혔다. 최근 금융당국이 동전주 퇴출 등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한 데 이어 거래소는 실질 심사를 강화해 현재 상폐 실질검사 중인 기업들도 중간 점검을 통해 조기 퇴출을 추진할 방침이다. 지배주주가 동일한 여러 기업에서 동시에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할 경우에는 통합·일괄 심사를 통해 보다 신속하게 퇴출 여부를 가린다. 코스닥 저평가 요인으로 꼽힌 ‘좀비기업’을 빠르게 퇴출해 코스닥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상장폐지 집중관리단 신설 = 한국거래소는 19일 실질심사 조직 확대·실질심사 절차 개선 등을 골자로 한 코스닥시장 실질심사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은 부실기업 퇴출에 노력한 결과, 상장폐지 기업이 크게 늘고 상장폐지 소요기간은 단축했지만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해선 장기간 누적된 부실기업의 신속한 퇴출이 필요한 상황이다.

2024년부터 상폐 절차 간소화 등 제도개선이 진행되면서 지난해 실질심사를 통한 상장폐지는 23사로 201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실질심사 기업의 상폐 소요기간도 평균 384일로 전년 대비 92일 줄었다.

앞으로는 최근 실질 심사 기업 증가에 따른 심사 업무의 지연을 방지하고, 지배주주가 동일한 복수 기업이 실질심사 대상이 될 경우 통합심사를 시행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이고 신속한 퇴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최장 1년 반까지 부여할 수 있는 개선기간을 1년으로 단축하고, 개선기간을 부여할 때도 개선계획의 타당성 및 이행 가능성을 엄격히 검증해 시장 잔류기간을 단순히 연장하는 결과를 방지할 방침이다.

개선계획 이행 점검도 강화한다. 개선기간 중인 실질 심사대상 기업이라고 해도 상장 적격성 회복이 어렵다고 판단되거나 영업 지속성 등을 상실했다고 보이면 시장에서 조기 퇴출당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기업 부실과 관련된 실질심사 대상도 종전보다 늘어난다. 반기에 자본전액잠식(자본총계가 마이너스)이 될 경우에도 상폐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되도록 하고, 상장사가 중대하거나 고의적인 불성실공시 위반을 할 경우에도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되도록 한다.

이를 위해 한국거래소는 이달 9일 상장폐지 담당 부서에 기획심사팀을 신설했고, 코스닥시장 본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상장폐지 집중관리단’을 구성했다. 올해 2월부터 내년 6월까지 ‘집중관리기간’을 운영한다. 집중관리단은 상장폐지 진행 상황을 주관하고 제도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거래소는 “엄격하고 신속한 부실기업 퇴출 체계 확립을 통해 코스닥시장이 투자자에게 신뢰받는 시장으로 자리 잡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7월부터 동전주 퇴출 =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1000원 미만의 동전주 주가가 급변동하고 있다. 상장 유지 기대와 퇴출 우려가 교차하며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이는 지난 12일 금융위원회의 상장폐지 요건 강화 정책 발표에 따른 영향이다. 금융위는 주가가 1000원 미만인 동전주 기업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을 신설했다.

주가가 30일 연속 1000원 미만인 상장사를 관리 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90일 동안 45일 연속 주가가 1000원 이상으로 올라서지 못하면 증시에서 퇴출 시키는 내용으로 이는 올해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실제 2022년 상장폐지 조건 완화 이후 상장폐지 종목 수는 감소했고, 퇴출이 지연되면서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 동전주의 수와 비중은 급증했다. 2021년 코스닥 시장 내 동전주 기업은 57개로 코스닥 시장 내 3.7%에 그쳤지만 지난 2024년 191개(10.7%)로 늘었다.

금융위 발표 직전인 지난 11일 기준 동전주는 166개로 집계됐다. 동전주 중에 27개(16.3%)는 관리종목, 28개(16.9%)는 투자주의환기종목으로 분류된다.

정부는 액면병합을 통한 상장폐지 우회를 방지하기 위해 ‘병합 후 액면가 미만’이라는 요건을 추가했다. 즉 액면병합을 통해 1000원이라는 절대액을 넘는다고 하더라도 액면가를 하회하는 경우 상장폐지되는 것이다. 11일 기준으로 동전주 166개 가운데 종가가 액면가를 넘지 못한 종목은 26개다.

시장에서는 동전주 퇴출 이슈에 따른 변동성이 커졌다. 정책 발표 당일 에스코넥·케이바이오·뉴인텍이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등세가 연출됐다.

19일 상상인증권은 전 거래일 대비 271원(29.98%) 오른 117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2022년 8월 25일(1020원) 이후 약 4년 만의 동전주 탈출이다.

대표적인 동전주로 꼽히던 SK증권도 전 거래일 대비 29.96%(364원) 오른 1579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조아제약 역시 981원에서 1006원으로 올라 동전주 구간에서 벗어났다. 반면 해성옵틱스는 1025원에서 948원으로 하락하며 다시 동전주 구간으로 내려왔다. 초소형주들은 일제히 급락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일시적 과열에 따른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어느 경우든 상장폐지 회피를 위한 주가 부양 기대가 단기 변동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

김영숙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