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이전트가 만들 서비스형 SW 대변혁
AI의 SW 대체 위협, 글로벌 자산시장 덮쳐 … AI 서비스의 시대적 흐름 바뀌는 중
최근 미국 소프트웨어 관련 주식들이 단 하루 사이에 일제히 폭락하는 큰 사건이 있었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종말(Apocalypse)을 합친 신조어 ‘사스포칼립스’로 AI 에이전트가 소프트웨어를 대체해 구독 기반 비즈니스 모델이 흔들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사건이 유발된 원인은 ‘기업용 AI API’ 시장에서 오픈AI와 수위를 다투고 있는 업체인 앤트로픽(Anth-ropic)이 발표한 ‘클로드 데스크탑(Claude Desktop)’에 포함된 ‘코워크(Cowork)’ 기능 때문이었다.
앤트로픽 ‘클로드 데스크탑’ 발표의 충격
현재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AI 서비스 시장은 68%에서 75% 사이의 확고한 점유율1위인 챗GPT(오픈AI), 13%에서 17% 사이인 2위 제미나이(구글), 그리고 한자리 %의 3위 그룹들에 속한 그록(xAI), 클로드(앤트로픽), 퍼플렉시티(퍼플렉시티), 코파일럿(마이크로소프트), 딥시크(딥시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반면 기업들이 사용하는 ‘AI 서비스’와 ‘AI 서비스 개발용 API’ 시장 점유율은 오픈AI와 앤트로픽이 치열하게 수위 다툼을 하고 있고, 구글이 3위 자리를 확고히 지키고 있다. 이들 세 회사의 시장 비율은 거의 90%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앤트로픽이 기업 시장에서 오픈AI 및 구글과 치열하게 경쟁한다는 사실은 기술력 관점에서는 선두권이라는 반증이다. 이런 상황에서 앤트로픽이 ‘클로드 데스크탑’을 발표했는데 이는 맥, PC와 같은 일반적인 데스크탑 환경에서 실행되는 ‘AI 에이전트 프로그램’이다.
‘에이전트’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이는 사용자와 단순히 대화만 하는 일종의 챗봇이 아니라 사용자가 지시한 작업을 직접 수행한다. 물론 에이전트가 수행할 수 있는 작업의 종류는 수도 없이 많겠지만 일단 ‘클로드 데스크탑 내부의 코워크’ 기능이 수행하는 작업은 ‘내 데스크탑 내부의 파일을 읽고, 이를 수정하거나 또는 신규 파일을 생성’하는 것까지다.
언뜻 보면 매우 단순한 작업 같아 보이지만, 사람들이 컴퓨터를 통해서 하는 작업들의 본질이 바로 파일을 읽고, 수정하고, 신규 파일을 생성하는 일이기 때문에 코워크가 사실상 컴퓨터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대부분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중요프로그램 소스코드 그냥 맡겨선 안돼
그렇다면 ‘클로드 데스크탑 코워크’가 사람이나 기타 소프트웨어들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가. 결코 그렇지는 않다. 코워크의 가장 밑바닥에서 동작하는 기능은 바로 거대언어모델(LLM)인데, 이는 확률과 통계에 의거해 동작하기 때문에 ‘클로드 데스크탑’이 수행하는 각 모든 세부 작업 단계별로 비록 작을지라도 오류의 확률이 존재하게 되고, 이들 오류가 쌓여서 증폭되면 생각지도 못한 결과 파일이 나올 수도 있다.
특히 법적 구속력이 있는 문서의 확정본 작성, 재무제표의 확정본 작성, 금융 거래 실행, 서버 설정 변경, 데이터 삭제, 중요 프로그램의 소스코드 변경 확정 등의 작업을 ‘클로드 데스크탑’을 믿고 그냥 위탁하면 대재앙이 초래될 수 있다.
이러한 대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Human-in-the-loop(HITL)’ 또는 ‘IML(Interactive Machine Learning)’이 필수적이다. HITL 또는 IML은 ‘인공신경망 기반의 AI’로 ‘규칙기반(또는 기호연산기반) AI’와는 달리 그 결과를 완전히 신뢰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람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 사람과 AI가 공동작업이라는 관점에서 연구하는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는 이전부터 존재하던 연구 분야였는데, LLM에 근본적으로 존재하는 환각현상 때문에 현재는 ‘AI 에이전트’의 작업에 반드시 들어가야만 할 꼭 필요한 단계가 되었다.
‘클로드 데스크탑’ 독보적 기술은 아니야
그렇다면 ‘클로드 데스크탑’이 독보적인가. 이 역시 꼭 그렇지는 않다. 오픈AI, 구글 제미나이,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그리고 불과 수개월 만에 세계적인 공개 소스 프로젝트가 되어 버린 ‘오픈 클로(Open Claw)’가 대표적인 대항마들이다.
오픈AI는 ‘클로드 데스크탑’이 발표되자마자 ‘코덱스 데스크탑(Codex Desktop)’을 발표했다. ‘코덱스 데스크탑’은 현재 ‘클로드 데스크탑’과 가장 비슷한 프로그램이지만 ‘클로드 데스크탑’과는 달리 주로 프로그래밍(코딩) 작업용으로 활용되는 에이전트이다. 다만 오픈AI가 제공하는 에이전트 SDK와 에이전트Builder를 활용하면 ‘코덱스 데스크탑’과 비슷한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할 수는 있다.
구글 제미나이의 경우는 ‘클로드 데스크탑’과 더욱 차이가 있다. 구글의 모든 서비스는 로컬 컴퓨터에 설치되는 프로그램의 형태가 아닌 웹브라우저를 통해서 제공되는 ‘구글 클라우드’ 내부의 ‘구글 워크스페이스’에서 구동되는 방식이다. 구글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가 제공하는 에이전트는 로컬 데스크탑에선 접근하지 못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되지만 로컬 프로그램이나 파일이 사실상 필요없는 작업 환경인 구글 크롬OS로 구동되는 저가형 컴퓨터나 모든 업무를 ‘구글 워크스페이스’로만 진행하는 개인이나 조직에게는 ‘클로드 데스크탑’이 부러울 것 없는 강력한 AI 에이전트가 될 수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은 처음에는 오피스 프로그램의 보조수단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아예 윈도우 운영체제의 깊숙한 곳까지 자리를 잡은 AI 에이전트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코파일럿은 아직까지도 별로 인기도 없고 유명하지도 않을까? 그 이유는 기업 통제, 감사, 보안, AI 에이전트 권한 범위 측면에서 매우 강력하게 통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전세계 조직들의 업무가 움직이는 핵심 인프라가 바로 윈도우 운영체제와 오피스 프로그램들이다. 그러다 보니 여기서 동작하는 AI 에이전트의 사소한 실수가 큰 재앙으로 번지게 될 것은 명약관화하다.
새로운 대항마 '오픈 클로’의 등장
한편 코파일럿의 반대쪽 극단의 철학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 2025년 11월에 등장해서 불과 석달 만에 전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오픈 클로’다. 최초 이름은 ‘클로드봇(Clawdbot)’이었지만 앤트로픽의 요청으로 ‘몰트봇(Moltbot)’으로 바뀌었다가 또 다시 ‘오픈 클로’로 바뀐 공개 소스 기반 AI 에이전트이다. ‘오픈 클로’는 사용자가 구현하기에 따라 코파일럿보다 더욱 깊이 운영체제와 통합될 수도 있고 전체 시스템 권한을 가질 수도 있다. 기업 통제가 전혀 없고 감사나 보안도 약하지만 자율 실행 강도만큼은 극단적으로 높은 로컬 데스크탑용 서버 프로그램이다.
‘오픈 클로’ 자체는 AI 기능을 가지고 있지는 않고, 실제로는 오픈AI, 구글 제미나이, 앤트로픽 클로드와 같은 LLM 서비스들과 연동되어 작동한다. 그리고 사용자의 명령어 입력도 텔레그램, 왓츠앱, 슬랙, 디스코드 같은 유명 메신저를 통해서 하게 된다. 최근 전세계 수많은 개발자들이 자신의 집에 맥미니를 두고 거기에 LLM과 ‘오픈 클로’를 설치한 다음 집밖에서도 원격으로 유명 메신저를 통해 AI 에이전트를 구동시키는 것이 일대 유행하면서 애플 맥미니가 현재 품귀현상까지 보이고 있다고 한다.
‘오픈 클로’는 막강한 기능 대신 취약한 보안이 문제고 특히 누구나 개발해 올릴 수도 있고 내려받을 수도 있는 ‘오픈 클로’의 기능 확장 플러그인인 ‘스킬스(Skills)’에 수많은 악성코드가 발견되어 경보가 내려진 상황이다. 때문에 윈도우보다 강력한 보안 및 통제가 가능한 운영체제(사실은 유닉스 기반)로 돌아가는 맥이 더욱 궁합이 잘 맞는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2월 14일에 ‘오픈 클로’의 개발자인 피터 슈타인버거가 ‘개인용 AI 에이전트’ 개발 리더로 오픈AI에 합류했고, ‘오픈 클로’는 오픈AI의 지원으로 재단 형식으로 그 공개 소스 프로젝트의 지속성을 보장받게 되었다는 공식 소식이 공개되었다. 비록 유럽에서 알아주는 오스트리아 최고 명문인 비엔나 공대에서 HCI와 분산네트워크를 공부했고, PS 파일과 PDF 파일을 다루는 SDK를 만들어 세계적인 유명세를 가진 슈타인버거이지만 정통 AI 전공자나 전문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AI 서비스의 시대적 흐름과 방향이 또 한번 바뀌고 있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