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홈플러스 회생계획 ‘배제’ 검토

2026-02-20 13:00:01 게재

DIP 전제 계획안 수행 가능성 의문 … 3월 4일까지 청산형 회생계획안 제출 명령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을 채권자 의결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이른바 ‘배제 결정’ 가능성을 검토하면서 회생 절차가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다. 청산형 회생계획안을 오는 3월 4일까지 제출하지 않을 경우 회생절차 폐지와 파산선고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법조계에서는 법원 판단이 회생 유지보다 절차 정리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합의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지난달 9일 홈플러스에 보유자산 매각을 전제로 한 청산형 회생계획안을 3월 4일까지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또 법원은 지난해 12월 29일 접수된 기존 회생계획안에 대해서는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을 상대로 ‘배제 결정’ 여부에 대한 의견조회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회생절차에서 ‘배제 결정’은 법원이 회생계획안의 수행 가능성이 낮거나 법률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할 경우 채권자 투표에 부치지 않고 심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절차적 조치를 말한다.

이는 채권자 투표로 계획안이 부결되는 경우와는 성격이 다르다. 법원이 사전에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관계인집회와 표결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

법원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제출돼 있는 회생계획안은 약 3000억원 규모의 DIP(긴급 운영자금) 조달을 전제로 설계됐다. 하지만 실제 자금 확보는 이뤄지지 않고 있어 회생 계획계획의 수행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경우 관계인집회를 열더라도 실질적 결론을 도출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의결 절차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12일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분할 매각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제출했고, 일반노조인 홈플러스 한마음협의회는 기업형 슈퍼마켓(SSM) 분리 매각과 41개 점포 정리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회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에는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DIP 금융 제공과 보유자산 매각과 관련해 추가 보완 필요성을 담아 ‘회생계획안의 배제 등에 대한 의견조회에 대한 회신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일 인천 계양구 홈플러스 계산점에 영업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해 12월 29일 인가 전 인수합병(M&A)의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는 한편, 같은 날 영업 지속과 일부 자산 매각을 결합한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 작성을 허가해 달라는 신청서를 함께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법원은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중대한 의문이 있다고 보고 해당 신청을 불허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과 ‘배제 결정’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미 회생계획안은 제출된 만큼 단순 기한 경과 여부가 아니라 의결 대상이 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라는 것이다.

다만 법원은 청산형 회생계획안이 새로 제출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채무자회생법에 따르면 회생계획안은 절차 개시 후 1년 이내 가결돼야 하며 홈플러스의 법정 기한은 3월 4일이다. 수행 가능한 새로운 계획안이 제출될 경우 법원이 최대 6개월까지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반대로 ‘배제 결정’이 내려지면 의결에 부칠 회생계획안 자체가 없어 회생절차 폐지나 파산 선고를 검토하는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법원은 ‘배제 결정’이 곧바로 파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회생계획안이 없는 상태라면 절차의 존속 여부에 대한 판단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법조계는 3월 4일까지 청산형 회생계획안 제출 여부와 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회생절차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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