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

미중관계의 G2 시대 전환 가능성

2026-01-02 13:00:01 게재

지난해 11월 발표된 미국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를 읽으면서 2026년에는 세계의 격변이 있을 것 같은 예감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떠오르면서 악화일로로 치닫던 미중관계가 금년에 해빙모드로 전환하고 G2 시대를 열 가능성이 떠올랐다. 미중 대립구조가 협력구조로 단숨에 180도 방향 전환할 수 있는 것은 파격적이고 거래적인 성격의 개인 트럼프가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미국 국가안보전략 보고서 이면에 담긴 뜻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협력이 미국에 더 유리하다고 판단할 근거는 있는가. 첫째, 관세나 수출통제 등 대중 제재 조치의 효과가 그동안 크게 줄어 들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2기 관세 부과 이후 중국의 대미수출은 2월부터 9월까지 69% 감소했지만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은 증가해 중국은 1월부터 11월까지 세계 무역 흑자가 사상 최고치인 1조 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 등 수출 통제에 따른 효과는 계속 유효하지만 오히려 중국의 기술자립을 가속화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와 같이 강력한 대응조치를 개발해 미국의 제재 비용은 대폭 증가했다.

둘째, 미국경제의 취약성과 불안정성이 심각한 상태다. 대표적으로 국가부채는 37조달러 수준이고 GDP 대비 부채비율은 120%를 넘으며 이자 부담은 급증하고 있다.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 사회기반시설과 주택 부족, 학자금 대출 등의 불안 요인도 개선이 쉽지 않다. 성장 동력의 새로운 돌파구가 절실한 실정이다.

끝으로, 지난해 11월 발표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 트럼프 대통령의 희망 사항이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성장궤도를 유지하고 베이징과 진정으로 상호이익이 되는 경제 관계를 유지하면서 이를 지속할 수 있다면, 경제규모는 2025년 30조달러에서 2030년대 40조달러로 확대될 것’이다. 안정적 고성장에 기반한 위대한 미국을 실현할 동력으로 충분하다.

중국은 과연 트럼프 대통령의 미중협력 구상에 부응할 것인가.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개최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은 “중국과 미국은 주요 국가로서 공동의 책임을 다하고 양국과 전세계를 위해 더욱 위대하고 구체적인 성과를 함께 이뤄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대결이 아니라 미중 상생협력이라면 가능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다만 시 주석의 신중한 행보로 볼 때 양국의 신뢰관계 증진과 단계적 협력 확대가 해법이 될 수 있다.

부산 회담에서 놀랄 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G2’를 제기한 것이다. 12월 2일자 WSJ에 따르면 “세계 문제에서 중국과 함께 하는 G2 협치 체제(G-2 condominium with China in world affairs)”를 언급하여 시 주석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주목할 점은 G2는 시 주석의 첫 작품이자 최애 용어라는 사실이다. 2013년 3월 국가주석에 갓 취임한 시 주석은 같은 해 6월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중국이 ‘신형대국관계’를 맺자고 제안했고 그 자리에서 바로 거부당했다. 13년이 지난 2026년 시 주석이 제기했던 첫 작품이 현실이 된다면 그보다 더한 선물이 있을까.

G2 시대의 개막은 새로운 역사의 시작

미중협력과 G2 시대의 개막은 현시점에서 보면 천지개벽과 같은 일이지만 2018년 중국 위협론을 제기하면서 중국과의 역사적인 무역전쟁을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의 말을 부정하는 것 같지만 자신이 강조하는 힘에 의한 세계질서를 확립하는 ‘부정을 통한 관철’을 실현하는 격이다.

세계 슈퍼파워 미국과 중국의 협치체제 성립 과정은 우여곡절은 있겠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하늘 아래 태양은 둘일 수 없다는 말이 미답의 새로운 역사에서 극복될 수 있을 것인지 금년의 세계 여정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장윤종 전 포스코경영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