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 미국 로비스트 선임 논란

2026-02-11 14:48:41 게재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연장선 또 다른 전선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미국에서 로비스트를 선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계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양측은 해외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시기와 방식의 적절성을 두고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최근 미국에서 활동하는 대형 로펌을 로비스트로 선임했다. 명분은 테네시주 핵심광물 제련소 프로젝트와 관련한 외국인 투자 이슈에 대해 현지 채널을 구축하고 소통을 강화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양측은 최대주주로서 사업과 관련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경영권 분쟁의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는 향후 성장 전략의 핵심 축으로 평가되는 사안인 만큼, 관련 논의가 해외 로비 활동으로 확장되는 모습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존재한다.

특히 일부에서는 대주주와 현 경영진 간 협력 구조가 우선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별도의 로비 채널을 마련한 배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과거 MBK·영풍 측이 해당 투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 왔던 점도 이러한 해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한편에서는 미국 제련소 프로젝트가 한미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측면에서 갖는 상징성과 전략적 의미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기업 간 경영권 분쟁이 해외 무대까지 확장되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현실적으로 MBK와 영풍이 테네시 제련소 프로젝트를 주도하기가 어려울 거라는 분석도 많다. 테네시 제련소는 여러 금속을 동시에 생산하는 통합 제련소다.

고난도 기술은 물론 운영 역량과 환경·안전·인허가를 아우르는 다양한 이슈에 대한 대응 능력이 필요하다. 또 제련소와 같은 대규모 생산 시설은 장기간의 투자가 반드시 전제된다. 이를 투자금 단기 회수가 최우선 목표인 사모펀드가 맡는 것이 가능하겠냐는 의문이 적지 않다.

또 최근 MBK와 영풍을 둘러싼 경영 현안 역시 이번 논란과 맞물려 언급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자체는 기업 활동의 일부일 수 있지만, 장기적인 산업 경쟁력과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해외 활동 역시 이러한 큰 틀 속에서 해석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BK는 국내 홈플러스 사태로 인한 임금 체불과 협력업체 대금 미지급 문제로 물의를 빚고 있다. 본업의 경쟁력 회복과 사회적 책임 이행이 시급한 상황에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해외 로비스트 선임이 옳으가에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번 로비스트 선임을 계기로 MBK·영풍과 고려아연 간 갈등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향후 각 주체가 어떤 방식으로 사업 전략과 지배구조 문제를 조율해 나갈지에 따라 시장의 평가도 달라질 전망이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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