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그룹, 재무구조 개선 바탕으로 재도약 시동
항공 5분기만에 흑자 전환
유통 부문 연간 흑자 달성
애경그룹이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실적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 항공과 유통 부문에서 턴어라운드가 확인된 데 이어 화학 계열사는 신사업 양산을 본격화하며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룹 전반에서 회복과 체질 개선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재도약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핵심 계열사인 제주항공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186억원을 기록하며 5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고환율과 공급 과잉 등 어려운 업황 속에서도 수익성을 회복하며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객 수요도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수송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3.5% 증가한 117만 명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차세대 항공기 도입 확대를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으로 꼽는다. 지난해 4분기 연료 효율이 높은 B737-8 항공기를 추가 도입하고 노후 기체를 반납하면서 평균 기령을 낮췄다. 이에 따라 지난해 1~3분기 누적 유류비는 전년 대비 약 19% 줄었다.
제주항공은 올해도 기단 효율화와 안전 투자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차세대 항공기 7대를 추가 도입하는 한편 조직 운영 효율을 높여 내실 경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유통 부문 역시 구조 개선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AK플라자와 마포애경타운 등은 점포 운영 효율화와 비용 절감을 통해 지난해 대비 약 148억원 수준의 이익 개선을 이뤄 연간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AK플라자는 핵심 점포 중심의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원점과 분당점의 상품 구성(MD) 리뉴얼과 마케팅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특히 분당점은 인근 경쟁 점포 영업 종료에 따른 상권 재편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화학 계열사인 애경케미칼은 중장기 성장 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회사는 올해 아라미드 섬유 핵심 원료인 TPC와 이차전지 음극재용 하드카본 양산을 본격화한다. 오는 3월 연산 1만5000톤 규모의 TPC 국산화 설비를 준공하며 수입 의존도를 낮출 계획이다.
하드카본 사업도 확대 단계에 진입했다. 전주 공장에 연산 1300톤 규모 설비를 증설 중이며, 향후 수요에 따라 단계적으로 생산 능력을 늘릴 예정이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계면활성제 공장 인수를 통해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도 강화했다.
애경그룹은 재무 안정성을 기반으로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주요 계열사에서 체질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비핵심 자산 정리와 신사업 투자를 병행해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항공·유통 부문의 수익성 회복과 화학 신사업이 맞물리면서 애경그룹의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