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맹모삼천’ 지방유학 문의 급증

2026-02-12 13:00:06 게재

지역의사제 유리한 고교 거주지로

학부모 70% “자녀 보낼 수 있다”

‘지역의사제’에 따라 새로운 ‘맹모삼천’ 현상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지방 유학’이란 점에서 기존 ‘강남 대치동 유학’과는 반대 현상이다.

정부는 10일 서울을 제외한 전국 32개 의대를 중심으로 2027~2031학년도 의대 증원을 확정했다. 연 평균 668명이고 내년도는 490명을 지역의사제로 추가 선발한다. 강원대 충북대 제주대 등 이른바 ‘미니 국립의대’는 당장 올해 고교 3학년이 치르는 대입부터 최대 80%까지 증원이 가능하고 성균관대와 울산대 의대 같은 상위권 의대의 정원도 최대 10명 가까이 늘어날 수 있다.

종로학원이 최근 중고교 학생과 학부모 97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70%가 ‘지역의사제 지원 자격이 주어지는 지역으로 수험생 이동이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고교 출신 제한, 의무 복무 조건 등이 있어 합격선도 기존 ‘지역인재 전형’보다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의사 선호현상이 뚜렷한 데다 합격도 수월한 ‘지방 유학’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지역의사제 선발 전형에 지원하려면 현재 중1~고3까지는 해당 의대가 있는 광역권(수도권은 구리 남양주 등 의료 취약권역으로 제한) 고등학교를 졸업해야 한다. 초등 6년부터는 중·고교를 모두 졸업해야 한다. 대학 소재지 ‘인접 지역 고교’ 몫으로도 일정 인원을 뽑는다.

예를 들어 충북에 있는 충북대·건국대 의대에 원서를 넣으려면 해당 지역 고교를 다녀야 하고 여기에 대전·세종·충남 지역 수험생은 인접 지역 몫으로 지원이 가능하다.

종로학원이 전국 고등학교를 전수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역의사제를 적용받는 고교는 총 1112개교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보면 부산·울산·경남 지역이 282개교로 가장 많았다. △호남 230개교 △충청 188개교 △대구·경북 187개교 △경인권 118개교 △강원 85개교 △제주 22개교가 뒤를 이었다.

특히 서울과 가까우면서도 학생 수가 많아 내신 등급을 받기 유리한 지방 학교들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예를 들면 강원대가 가까운 춘천 원주 양양 등은 주말에 서울 학원을 오가기도 편리해 서울지역 학부모들의 관심도가 높다.

이 때문에 발 빠른 학부모 사이에선 ‘경인 유학’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인구 유입을 바라는 지자체들도 ‘입시 설명회’라는 명분으로 학생 유치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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