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평
중국군 장유샤 숙청과 대만해협 위기 변수
중국 국방부는 지난 1월 24일 짧게 한 문장으로 중대 결정을 발표했다.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장유샤(張又俠)와 연합참모부 참모장 류전리(劉振立)를 ‘심각한 기율 및 법 위반’ 혐의로 입건 조사한다는 내용이었다. 이튿날 군 기관지 ‘해방군보’가 혐의의 성격을 보다 구체화했지만 이를 곧바로 군 내부 항명이나 권력투쟁의 신호로 읽는 것은 피상적 해석에 가깝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군부 동요가 아니라 통치구조의 재정렬이다. 군을 어떻게 통제하고, 위기 시 결단구조를 어떻게 갖출 것인가라는 지휘권 재설계가 핵심이다. 그래서 관심의 초점은 인물의 부침이 아니라 이 변화가 대만해협의 위기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맞춰진다.
중국 정치에서 최고위급 인사에 대한 타격은 흔히 체제불안 징후로 해석된다. 그러나 당-군 관계의 내부 문법은 다르다. 권력은 총구에서 나오지만 총구는 철저히 당이 지휘한다. 군부 정점에 대한 숙청은 체제불안의 신호라기보다 오히려 통제력 과시로 보는 해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이번 조치가 단순 비리 적발을 넘어 군 통치규칙의 ‘리셋’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흔들림인가, 통제의 과시인가
발단은 2022년 10월 로켓군 기밀 유출 사건이었다. 작전 매뉴얼, 발사부대 위치, 통신 주파수 등 극비정보가 미 공군대학 산하 연구소 보고서에 노출되면서 전략억지의 불확실성이 훼손됐고 내부신뢰도 흔들렸다. 이후 수사는 로켓군을 넘어 장비 조달·방산기업, 나아가 중앙군사위 상층부로 확대됐다. 시진핑 지도부는 측근과 지역 인맥을 가리지 않고 정리하며 감찰 중심의 통제를 강화해 1인 지휘체제를 굳혔다. 세대교체와 인사쇄신이 뒤따를 전망이다. 목표 시점은 2027년 건군 100주년과 차기 당대회 일정과 맞물린다.
이는 돌발적 조치가 아닌 단계적 정비 수순에 가깝다. 지난해 20기 3중전회 이후 중앙군사위원 인선 유보와 핵심 전구 사령관 2명을 모두 육군이 아닌 공군으로 임명한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이미 시진핑 1기에는 쉬차이허우·궈보슝 등 기득권 세력을 제거하며 권한을 중앙군사위로 집중시켰고, 2기에는 정보·보안 라인을 정비했다. 3기에 들어와 로켓군 사태를 계기로 군·방산·조달체계 전반을 겨냥한 전면 정화(淨化)가 진행 중이다. 지난 10년의 군 개혁은 단순 인사 교체가 아니라 지휘·감찰·결재 라인을 재구성하는 통치구조 개편이었다.
그러나 여기에는 역설이 있다. 부패척결과 전력화 지연에 대한 강도 높은 압박은 지휘의 유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정화’가 ‘위축’을 낳는 구조다. 중앙통제가 강화될수록 의사결정은 빨라질 수 있으나 현장의 자율성은 줄어든다.
이러한 구조변화는 대만해협 위기 변수에도 영향을 미친다. 전면 상륙전은 고위험·고난도의 복합 작전이다. 지휘체계를 재정비하는 국면에서 당장 실행하기 어렵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전면 침공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위험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형태가 달라질 뿐이다. 비정규 인지전, 회색지대 압박, 봉쇄 훈련의 강도는 변함이 없다. 지난 연말 실시된 ‘군사+준군사’ 형태의 연합훈련 ‘정의사명-2025’는 특정 해역 봉쇄 시나리오를 반복 점검하는 성격을 보였다. 봉쇄는 상륙전보다 비용이 낮고 강도 조절이 가능하며 국제사회가 즉각 전쟁으로 규정하기도 어렵다. ‘전쟁도 평화도 아닌 상태’의 장기화가 현실적 옵션이 될 수 있으며, 그 경우 오판 위험은 오히려 높아진다. 작은 충돌이 과잉 대응으로 비화할 수 있다.
미국 역시 딜레마에 직면한다. 억지력을 강화하면 중국의 군사 활동도 증폭될 수 있고, 관리에 방점을 찍으면 개입 의지가 약화된 신호로 읽힐 수 있다. 우발 충돌 국면에서 상호 인식 오류가 중첩될 가능성이 변수다.
오판 위험 증대, 복합위기 기준 대응 필요
한반도에 대한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위기 고조 시 주한미군 자산의 일부 재배치는 현실적 가정이다. 북한이 이를 억지 공백으로 오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봉쇄가 현실화되면 해상 운송, 보험, 금융 비용이 상승하고 동북아 공급망에 직접 충격을 준다. 물류 대동맥인 대만해협의 안보위기는 치명적인 경제 리스크다.
결국 대응의 핵심은 선택이 아니라 절차와 준비다. 자동 개입도 거리두기도 정답이 아니다. 상륙전이 아닌 봉쇄, 국지 충돌, 사이버 압박이 결합된 복합위기를 기준으로 대비해야 한다. 군사적 억지, 경제안보 완충 장치, 연쇄 위기 대응 시나리오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과장된 공포가 아니라 냉정한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