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중 다행?…실적부진 하이트진로 점유율은 늘어
소주 69% 압도·맥주 34%
매출 3.9%·영업익 17%↓
작년 주류시장 -5% 역성장
소주 최강자 하이트진로가 4분기 영업손실(적자)을 냈을 정도로 지난해 실적부진에 허덕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류산업이 지난해 역(-)성장한 점을 고려하면 ‘사양산업의 길’로 접어든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판이다.
반면 하이트진로 소주시장 점유율은 70%에 육박할 정도로 늘었다.
맥주시장 점유율도 30%대 중반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추정됐다. 경쟁 주류업체들과 달리 나름 실적방어에 성공했단 얘기다. 업황은 둔화했지만 지위는 견고한 셈이다. 그나마 불행중 다행(?)이란 평가가 나온다.
23일 증권가와 주류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지난해 매출액은 2조49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9% 줄었다.
영업이익은 1720억원으로 17% 이상 급감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 하이트진로는 100억원대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2월 경영난을 이유로 광고비를 줄이겠다고 공표한 배경으로 지목된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전체 주류시장은 전년대비 5%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소비쿠폰 지급에도 가정용 업소용 가릴 것 없이 주류 소비량이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나마 소주시장이 3% 정도 감소해 선방했고 맥주 와인 위스키 모두 5% 이상 크게 줄었다”고 덧붙였다.
하이트진로는 부진한 영업환경 속 마키팅 비용축소 등 수익성 위주 전략으로 대응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은 줄일 순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점유율 방어엔 성공했다는 평가다.
조 연구원은 “지난해 하이트진로 소주시장 점유율은 69%로 압도적이었는 데 전년동기대비 1%p 늘었고 맥주는 34%대를 유지했다”면서 “시장둔화 국면에서 중소 브랜드 타격이 더 컸고 상위권 주류회사로 쏠림현상은 가속화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하이트진로는 내수부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수출에 좀더 힘을 쓴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남아시아 과일소주 소비증가로 지난해 하이트진로 수출액이 사상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올해말 해외 첫 과일소주 생산기지인 베트남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하이트진로 소주 수출실적은 지난 5년간 연평균 26%씩 증가했다. 소주의 경우 해외매출 비중도 지난해 8.5%였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