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총표심 어디로…‘사상 최대 실적’ 고려아연 vs ‘거버넌스 개선’ 영풍·MBK

2026-02-23 16:38:25 게재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고려아연을 둘러싸고 최대주주 측과 현 경영진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주주제안을 제시하며 이사회 개편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 경영진은 사상 최대 실적과 중장기 성장 전략을 앞세워 방어에 나선 상황이다.

최근 공시된 양사의 실적은 뚜렷한 대비를 보인다. 고려아연은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16조5812억원 영업이익 1조232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8% 늘었고 영업이익은 70% 이상 증가했다. 44년 연속 연간 영업흑자도 이어갔다.

업계에서는 전략 광물과 귀금속을 포함한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배경으로 꼽는다. 아연 외에 연 구리 금 은 안티모니 인듐 비스무트 등으로 생산 품목을 확대해 왔다. 지난해에는 안티모니 가격 급등과 금 은 가격 상승이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중국의 수출 통제로 글로벌 공급이 경색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영풍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손실은 2592억원으로 전년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글로벌 업황 둔화와 아연 시황 부진이 직격탄이 됐다.

석포제련소를 둘러싼 환경 리스크도 부담 요인이다. 물환경보전법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으로 지난해 2월 26일부터 4월 24일까지 58일간 조업정지가 이뤄졌다. 조업 차질로 평균 가동률은 1월부터 9월까지 40.66%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88%포인트 낮다. 통합환경허가 조건 이행 문제도 남아 있다.

양측의 미래 전략도 엇갈린다. 고려아연은 미국 내 제련소 건설을 추진하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 재생에너지 자원순환을 축으로 한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도 확대 중이다.

영풍과 MBK는 지배구조 개선과 이사회 재편 필요성을 강조한다. 다만 구체적인 중장기 성장 청사진은 아직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적대적 인수합병의 명분을 두고도 의견이 갈린다.

결국 표심의 기준은 기업가치 제고 가능성이다. 현 경영진은 최대 실적과 성장 전략을 근거로 연속성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영풍과 MBK는 거버넌스 개선을 통한 체질 개선을 내세울 전망이다.

영풍이 손잡은 MBK파트너스 역시 청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홈플러스 사태 등으로 경영관리 역량을 적극적으로 부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3월 주총은 실적과 비전 대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구도가 뚜렷하다. 단기 성과와 중장기 전략을 어떻게 평가할지에 따라 표심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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