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로 팔리다 국제 보호종 되다…수출입 시 사전 허가
거미 ‘칠리안로즈헤어타란툴라’
기후변화가 아닌 반려동물 수요가 새로운 국제 멸종위기종을 등재시켰다. 바로 거미 ‘칠리안로즈헤어타란툴라(Grammostola rosea)’다. 칠레·아르헨티나·볼리비아 고원 사막이 원산지인 이 종은 온순한 성격과 독특한 외모로 전세계 이색 반려동물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목록 일부를 개정해 5일 고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지난해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제20차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사이테스)’ 당사국총회 결정 사항과 2023년 3월 이후 각 당사국이 요청한 부속서 III 변경 사항을 반영했다.
이번 개정으로 국제적 멸종위기종 목록에 총 131종이 신규 등재·변경·삭제 등의 방식으로 조정됐다. 신규 등재 종은 △부속서 I 6종 △부속서 II 82종 △부속서 III 10종으로 동물 90종과 식물 8종이다. 부속서 I에 △오카피 △큰부리씨앗새 △살모사과 2종 △무족도마뱀과 1종 △칠레와인야자 등 6종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이 종들은 5일부터 상업 목적의 국제 거래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부속서 II에 신규 등재된 82종은 반려동물·식용·약용 등의 국제 수요 증가로 관리 필요성이 인정된 종이다. △까치상어과 31종 △걸퍼상어과 19종 △두발가락나무늘보 2종 △줄무늬하이에나 △도르카스가젤 △개구리과 4종 △칠리안로즈헤어타란툴라 등이다. 이들 종은 수출입 시 사이테스 당국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
칠리안로즈헤어타란툴라는 초보자용 입문 종으로 불리지만 인공 번식이 쉽지 않다. 천천히 자라고 번식도 느린 특성이 있다. 암컷이 성적으로 성숙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려 인공 번식이 비용 대비 효율이 낮다. 반면 야생 성체는 쉽게 채집할 수 있어 대부분의 거래가 야생 포획에 의존해 왔다.
김경석 기후부 생물다양성과장은 “이번 개정은 제20차 사이테스 당사국총회 결정 사항을 국내 목록에 반영한 것”이라며 “관련 법령에 따라 국제적 멸종위기종 수·출입이 이루어지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