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총 앞두고 안건 공방 격화

2026-03-06 14:41:30 게재

지배구조 논쟁 속 ‘실효성’ 논란도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3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영권 분쟁과 맞물린 안건 공방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주요 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제안한 안건을 두고 지배구조 개선 취지와 실제 효과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와 영풍 측은 고려아연을 대상으로 ▲이사 6명 선임 ▲집행임원제 도입 ▲발행주식 10분의 1 액면분할 ▲임의적립금의 미처분이익잉여금 전환 ▲신주 발행 시 이사의 총주주 충실의무 명문화 ▲주주총회 의장 선임 방식 변경 등의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이 가운데 가장 첨예하게 맞서는 안건은 이사회 구성 규모다. MBK·영풍 측은 이번 주총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 수에 맞춰 6명을 새로 선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고려아연 측은 이사 수를 5명으로 제한하는 안을 제시했다.

논쟁의 배경에는 상법 개정에 따른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문제가 있다. 고려아연은 현재 이사 정원이 19명으로 모두 채워진 상태다. 이번 주총에서 6명을 새로 선임할 경우 정원 19명이 유지되는데, 이 경우 올해 9월부터 적용되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제도 대응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정 상법에 따라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을 2명으로 늘려야 하지만 이사회 정원이 이미 가득 차 있을 경우 이를 위한 자리가 부족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향후 임시 주주총회를 추가로 열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다른 상장사들이 이번 정기 주총에서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에 대비해 미리 이사회 구조를 조정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안건은 실무적 측면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또 다른 쟁점은 신주 발행 시 이사의 총주주 충실의무를 정관에 명문화하는 방안이다. MBK·영풍 측은 이를 통해 주주 보호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회사 측은 신주 발행 과정에서 이미 상법상 규정이 존재하는 만큼 특정 상황을 정관에 별도로 명문화할 경우 경영상 필요한 투자 의사결정이 제약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전략적 투자 유치 과정에서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필요한 경우 의사결정이 경직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고려아연은 지난해 미국 통합 제련소 건설 계획인 ‘크루서블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전략적 투자자 유치를 추진한 바 있다. 해당 프로젝트 발표 이후 회사 주가는 지난해 12월 중순 약 151만8000원에서 올해 2월 말 약 205만원 수준까지 상승하며 시장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이와 함께 일부 안건은 과거 주총 논의와의 연속성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집행임원제 도입과 액면분할 안건은 지난해 임시주주총회에서도 논의된 바 있는데 당시 결과와 이후 법적 절차 등이 이어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총이 단순한 이사회 구성 문제를 넘어 지배구조 방향과 경영 전략을 둘러싼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주요 주주와 경영진 간 입장 차이가 뚜렷한 만큼 안건별 표 대결 결과에 따라 향후 회사 경영 구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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