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

2026-03-09 13:00:00 게재

매매수급지수 100 이하로 55주 만에 처음 … 양도세 중과 시한 앞두고 급매 증가

서울 강남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55주 만에 기준선인 100 이하로 내려갔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동남권(서초 강남 송파 강동)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1월 중순 이후 6주 연속 하락해 99.6(2일 기준)을 기록했다. 이 지역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2월 첫째주(98.7) 이후 55주 만이다.

정부의 집값 잡기 총력전으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 위축이 이어지는 가운데 강남권 상급지에서 매물 증가와 수요자 관망세로 매도자 우위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급매물 광고. 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매매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0에 가까울수록 집을 매도하려는 사람이 많고 200에 가까울수록 집을 사려는 수요가 많은 것을 의미한다.

부동산R114가 인공지능을 활용해 시세를 조사한 결과 강남4구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72%로 직전달(0.96%)보다 오름폭이 축소됐다. 특히 서초구는 1월 1.41%에서 2월 0.59%로 낮아지며 상승세가 절반 이상 꺾였다.

이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예외 규정이 5월 9일 종료되면서 강남권 고가주택 매도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양도 차익이 큰 초고가 주택일수록 중과 적용 시 세후 수익 차이가 커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 종료 이전에 매도하려는 급매물이 시장에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향후 보유세 조정 가능성도 있어 조기 매도를 택하는 집주인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 조치는 2022년 5월 도입됐다.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도할 때 적용되던 중과세를 일정 기간 적용하지 않는 제도다. 이 조치는 2025년까지 여러차례 연장되다 중과 배제 조치는 5월 9일 종료될 예정이다.

중과 배제가 종료되면 다주택자 양도세 부담은 크게 늘어난다. 조정대상지역 기준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p가 가산된다. 3주택 이상은 30%p가 추가된다.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적용되지 않아 세부담이 급격히 증가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종료 시점을 앞두고 매물을 내놓는 다주택자가 늘어난 것이다. 특히 양도 차익이 큰 고가주택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세후 수익 감소를 피하기 위해 매도 시점을 앞당기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세제 변화가 예정되면 거래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며 “이번에도 종료 시점 전까지는 일부 매물 증가와 거래 회복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제도가 시행되면 부동산시장 흐름이 다시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양도세 중과가 재개되면 다주택자 매도 유인은 급격히 줄어든다. 매물 감소로 거래가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이 시기에 보유세 강화 제도가 나올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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