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급등 ‘역설’…대외순자산 5년 만에 감소
작년 9040억달러, 1년 만에 1조달러 밑돌아
외국인 국내 지분증권자산 4600억달러 늘어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이 급등하면서 순대외금융자산이 5년 만에 감소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한 금액의 평가액이 급증하면서 증권투자 자산이 늘었기 때문이다. 외국인 자산이 늘어난 만큼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부채가 커졌고,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도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5년 국자투자대조표’(잠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순대외금융자산은 9042억달러로 2024년(1조1020억달러)에 비해 1978억달러(17.9%) 감소했다. 이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대외순자산이 1조달러를 넘어선지 1년 만에 이를 밑돌았다. 대외순자산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2020년(-306억달러) 이 후 5년 만이다.
대외순자산이 감소한 데는 자산보다 부채가 더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부채) 잔액이 1조3549억달러로 2024년(8349억달러)보다 5200억달러(62.3%)나 증가했다. 증권투자 가운데 주식으로 대표되는 지분증권이 9100억달러로 전년(4512억달러)보다 4587억달러(101.7%)나 급증했다.
외국인의 국내 지분증권 자산 증가는 코스피를 중심으로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 신규로 투자한 금액은 전년 대비 55억달러 감소했다. 하지만 비거래요인인 주가 및 환율의 변동에 따른 기존 자산가격의 변동으로 4643억달러나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비거주자의 국내 부채성증권(채권)의 투자 확대와 주가 상승 등으로 금융부채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종합주가지수(KOSPI)는 전년도 말 대비 75.6% 상승했다. 2024년 주가지수가 전년 대비 9.6%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다만 외국인의 국내 지분증권 잔액이 올해도 계속 늘어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코스피지수가 지난해 말(4214.2) 이후 빠르게 상승해 지난달 말 6300까지 오르면서 시가총액은 커졌지만 외국인 주식 매도 추세도 빨라지고 있어서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들어 외국인들이 주식시장에서 엄청난 규모로 매도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평가 이익을 실현하는 동시에 자산의 재편성 필요성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른바 서학개미로 불리는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지난해도 꾸준히 늘었다. 거주자의 대외금융자산(2조8752억달러) 가운데 증권투자에 따른 자산은 1조2661억달러로 전년 대비 2719억달러 늘었다.
특히 주식 등 지분증권은 9771억달러로 전년 대비 2335억달러 증가했다. 기존 주식평가액의 증가에 따른 비거래요인(1193억달러)도 있지만 새롭게 매매를 통한 거래요인(1142억달러)도 꾸준한 것으로 드러났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