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건설사 중동수주 단기 적신호

2026-03-10 13:00:02 게재

이란 제재에 복구 장기화

사우디 네옴시티 영향 촉각

이란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들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올해 해외 수주에 경고등이 켜졌다. 중동지역은 국내 건설사들의 전통적인 수주시장으로 국제정세 위기나 유가 변동에 따른 수주량 변화가 심한 곳이다.

10일 해외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사의 중동지역 수주는 118억8000만달러로 전체 해외수주의 25%를 차지했다. 중동지역 수주는 2014년 이후 11년 만에 최대치로 올해 수주 확대가 기대됐다.

하지만 이란 전쟁을 계기로 중동지역 수주는 단기 충격을 받는 한편 유가 상승에 따른 건설비용 증가 우려까지 이어지고 있다.

중동지역 발주처는 재정 우선순위를 국방과 치안으로 변경하면서 프로젝트금융(PF) 조달이 어려워지고 외국인력 이동제한과 보험료 상승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라크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등 페르시아만 인접 지역에서 발주 일정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영향을 받는 분야는 정유석유화학 플랜트, 발전소, 산업 기반시설 등이다. 국내 건설사 중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이 영향을 받게 된다. 이란에서 직접 사업을 수행한 DL이앤씨도 전쟁으로 인한 수주 상황에 주목하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번 전쟁으로 사우디아라비아가 발주를 늦출 가능성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관련 추가 발주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전쟁에 따른 발주지연이 건설업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건설비용 원가 상승 압박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유가와 해상 운임은 아스팔트 시멘트 철강 등 주요 건설자재 생산과 운송 원가에 영향을 끼친다. 유가 상승은 자재 생산 과정에서 에너지 비용을 높이고 해상 운임 상승은 장비와 자재 운송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우크라이나 사태가 국내 건설산업에 미칠 파급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건축 공사비는 약 1.5%, 일반 토목은 최대 3.0% 안팎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장기적으로 보면 전쟁 이후 발주가 증가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유가가 상승하면 중동 국가의 재정이 좋아져 건설 발주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유가 상승으로 2010~2014년 중동 플랜트 발주가 급증한 사례가 있다.

이란 전쟁이 국내 건설사에 미치는 영향 중 핵심 변수는 제재 해제 여부다. 이란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경우 잠재적 건설시장 규모는 5000억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주요 기반시설 복구와 투자 규모다.

중동에 진출한 국내 건설사 한 임원은 “현재 제재 때문에 직접 진출이 막혀있는 상태”라며 “전쟁이 빨리 끝나도 복구 시점 등은 예상보다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해외 수주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고 전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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