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충남대전 행정통합 논란 유감

2026-03-11 13:00:03 게재

올해 들어 온통 대전과 충남을 들끓게 했던 행정통합 추진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듯하다. 3월 임시국회가 열렸지만 ‘충남대전 행정통합 특별법’ 통과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행정통합 추진을 선언한 2024년 11월 이후 1년 4개월을 되짚어보면 한 편의 ‘블랙코미디’를 본 기분이다. 물론 길게 보면 새로운 지방자치를 실현하기 위한 대장정의 한 장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은 ‘우리는 장기적으로 모두 죽는다’는 케인즈의 말처럼 하나마나한 이야기다. 대전과 충남이 이번 행정통합 논란에서 무엇을 얻었는지 사실 아리송하다. ‘참 쉽지 않구나’하는 현실의 벽 정도라고 할까.

지방정부나 정치권은 행정통합 추진 이유를 “우리의 경쟁력을 확보해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그럴 듯한 이유이지만 정작 많은 대전·충남 주민들은 우리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과 행정통합이 어떠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아무도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아서다. 혹시라도 행정통합을 이끌었던 지방정부나 정치권도 이 관련성을 잘 알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기자만의 의심일까.

행정통합과 경쟁력 향상이라는 관련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다보니 논란은 제자리를 맴돌았다. 당초 통합을 추진하던 지방정부의 주장을 나중에 정부여당이 되풀이하고, 통합을 반대하던 여당의 주장을 나중에 지방정부가 되풀이하는 웃픈 현실은 그래서 나왔을 수 있다.

결국 논란 뒤에 남은 것은 정부의 인센티브인 ‘4년간 최대 20조원 지원’과 ‘제2차 공공기관 이전 우선권’ 정도다. 물론 인센티브가 지방정부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마중물이 될 수 있겠지만 그 자체가 경쟁력은 아니다.

그렇다면 야당이 주장하는 ‘재정과 권한 이양’은 어떨까. 재정과 권한을 이양하면 우리의 경쟁력은 높아질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대로 개발제한구역 해제권 등을 이양받고 교육자치를 축소하면 지역경쟁력이 높아질지는 더욱 의문이다.

여야 양측의 주장을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있다. ‘슈퍼 광역단체장’의 탄생이 그것이다. 여당에서는 매년 5조원을 쓸 수 있는 단체장을, 야당에서는 개발도 환경도 교육도 마음대로 하는 단체장을 염두에 둔 것 같다. 하지만 ‘슈퍼 단체장’만 있을 뿐 ‘슈퍼 주민’은 어디에도 없다.

지방선거가 한창이다. 통합에 실패하면 임기 중 다시 추진하겠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치권에는 “민심 이기는 권력은 없다”는 말이 있다. 먼저 민심을 얻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결국 충남대전 행정통합도 반대주민을 설득하지 못했기 때문에 동력을 잃었다. 행정통합의 열쇠도, 지역의 경쟁력도 주민에게서 나온다.

윤여운 자치행정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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