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편성 일상화, 잦은 위기? 포퓰리즘?
중동 사태에 서둘러 ‘세입경정 추경’ 예고
20년 동안 19번째 편성… “선거용” 비판도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일상화되고 있다. 위기가 자주 일어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선거 등을 고려한 포퓰리즘 영향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올해 편성될 추경은 대통령실과 여당이 ‘완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앞서 편성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3일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후 지난해까지 19년 동안 국회에 제출된 정부 추경안은 모두 18개다. 추경을 편성한 해로 따지면 12차례였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대로 올해도 추경이 편성되면, 20년 동안 추경안이 19개 제출되는 셈이다.
그동안 추경은 중동 전쟁 등 대외 변수에 따른 충격 방어, 메르스·코로나·태풍·산불 등 대규모 재해 극복과 복구 지출 확대, 내수 부진 등 경기 악화 대응 등 예측하기 어려웠던 경제적 상황에 대한 대책을 이유로 편성됐다.
올해 추경은 미국-이란의 중동 전쟁 여파에 따른 민생고를 완화하려는 선제적 조치다. 이 대통령은 전날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민생경제 충격 완화를 위한 골든타임을 절대로 허비해서는 안 되겠다”며 “위기일수록 민생 안정과 경제 회복이 뒷걸음질 치지 않게 재정의 신속한 투입도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경 편성도 최대한 신속하게 해 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이 편성 시점을 재촉한 탓에 추경안은 애초 예상했던 5월에서 4월로 앞당겨 국회에 제출될 전망이다. 정부는 세수가 예상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해 국가채무를 늘리지 않는 수준에서 추경안을 편성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경이 습관적, 일상적으로 편성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세수가 늘어 국채 발행 없이 추경을 편성한다는 것은 세입추경을 하겠다는 것으로, 1분기 세수로 1년 치 세수 추계를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중동 사태에 대한 국내 경제 영향 역시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 대응이라는 명목으로 추경을 편성하는 게 적절한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또 추경의 일상화는 예산안 편성 때 고려하지 못했던 ‘긴급한 사안’이 아닌, 매년 짜는 예산안에 넣을 만한 사업들도 포함되는 경향을 보여준다. 지난해 2차 추경에서는 전 정부의 예산안에 대한 전반적 검토를 거쳐 신산업 투자 예산을 대거 포함했고, 이번에는 문화 지원 예산 등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방선거를 한두 달 앞두고 최소 수조 원대의 현금이 유권자들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선거용’이라는 비판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직접 차등 지원을 하면 또 퍼준다, 포퓰리즘이다, 이렇게 비난하고 발목을 잡는 경우들이 많이 발생한다”며 “그런 비난들은 사실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했다. 이어 “직접 지원하더라도 현금 지원을 하기보다는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해서 전액 소상공인과 지역상권의 매출로 전환하는 이중 효과가 있는 거 아닌가 싶다”고 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추경 편성은 선거를 앞두고 국민 혈세를 살포하겠다는 노골적인 ‘벚꽃 매표 추경’ 선언이자 전형적인 표심용 재정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중동 전쟁으로 인한 민생 어려움을 핑계로 돈을 풀어 선거 표심을 사려는 꼼수 추경”이라며 “유류세 탄력 운영이나 비축유 방출 등 다양한 대안이 있음에도 추경부터 꺼내 드는 것은 선거를 겨냥한 재정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박준규·김형선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