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공천 연일 파열음…이정현 공관위원장 전격 사퇴

2026-03-13 13:00:04 게재

이 위원장 “변화와 혁신 추진 어렵다” … 일부 공관위원 동반 사퇴 전망

오세훈, 공천 신청 또 거부 … 장동혁, 오 시장이 요구한 후속조치 거절

국민의힘의 6.3 지방선거 공천이 연일 파열음을 내고 있다. 현직 서울시장이 공천 신청을 두 차례 거부한데 이어 이번에는 공천관리위원장이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토로하며 전격 사퇴했다.

목 축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음료를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이정현 국민의힘 공관위원장은 13일 “이번 공천 과정에서 저는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며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보려고 했다. 그러나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 이상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모든 책임을 제가 지고 공관위원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공관위원장이 중도사퇴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앞서 이 위원장은 현역 단체장의 불출마를 요구하는 등 강도 높은 ‘교체’를 예고했지만 당내 호응이 없자 무력감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관위원은 이날 이 위원장의 사퇴 소식이 알려지기 전 내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위원장은 2018년 지방선거만큼 당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후보들에게 ‘내려놔달라’고 당부했고 희생과 헌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이 깊은 고뇌를 한 것으로 안다. 만에 하나 이 위원장이 위원장직을 내려놓는다면 함께할 사람들이 (공관위 안에) 나를 포함해 여럿 있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의 사퇴에 앞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은 연일 팽팽한 기싸움을 펼쳤다. 이 와중에 당 지지율은 17%로 추락했다. 지방선거 참패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두 거두의 기싸움은 출구를 찾기 어려운 분위기다.

13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9~11일, 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43%, 국민의힘 17%였다. 민주당이 모든 연령대, 모든 지역에서 앞섰다. 특히 전통적으로 국민의힘이 강세를 보였던 70대 이상(민주당 39%, 국민의힘 27%)과 대구·경북(민주당 29%, 국민의힘 25%), 부산·울산·경남(민주당 40%, 국민의힘 21%)에서도 변화 흐름이 뚜렷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부진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된 날, 장 대표와 오 시장은 하루 종일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장 대표가 12일 오전 오 시장의 후보 등록을 끌어내기 위한 전향적 조치(추가 징계 중단, 당직자 언급 자제)를 내놓았지만, 오 시장은 “그 정도 가지고는 노선 전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인적쇄신과 혁신 선대위 구성을 요구하면서 후보 등록을 거부했다. 오 시장은 불출마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은 강하게 일축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공천 신청을 한 윤희숙 전 의원은 13일 SNS를 통해 “오 시장은 지금 출정을 미루면서 장 대표에게 조건을 걸고 후보 등록 투쟁을 할 때가 아니다”며 오 시장의 조속한 공천 신청을 주문했다.

장 대표측은 오 시장의 연이은 공천 신청 거부에 대해 불쾌한 표정이 역력하다. 일단 오 시장이 요구하는 후속조치(인적쇄신, 혁신 선대위 구성)에 대해선 수용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특히 혁신 선대위 구성은 장 대표에게 사실상 2선으로 후퇴하라는 의미인 만큼 “수용 불가”라는 입장이다. 다만 장 대표측 한 인사는 “오 시장이 자꾸 억지를 부리니, 차라리 선거 지휘를 선대위에게 넘기고 장 대표는 뒤로 빠져있다가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선대위와 오 시장에게 묻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측은 서울에 경쟁력 있는 ‘오세훈 대항마’를 투입해 오 시장을 압박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장 대표는 안철수 의원을 만나 서울 출마를 타진한 데 이어 당내외 유력인사 2명도 후보군으로 올려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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