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조작기소 국정조사 '단독' 운영
증인채택·일정 등 ‘계획대로’ 강행 예고
서영교 위원장 “야당 강경하면 무시”
공소취소 모임 회원들, 국조특위 주도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일하지 않는 정당’으로 규정하고 국회 운영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정부 조작기소 국정조사 역시 증인 채택 등을 단독으로 밀어붙일 태세다. 증인채택이나 청문회 일정 등이 여야간 ‘합의’보다는 ‘협의’에 그친 채 강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27일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국민의힘이 국정조사를 방해한다고 해도 민주당엔 어떤 타격감도 주기 어려울 것”이라며 “민주당은 계획대로 실질적인 국정조사를 통해 조작기소의 증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단독으로 윤석열정부 조작기소 특위를 구성하고 국정조사 계획서를 채택하려고 하자 특위 위원 명단을 제출하면서 뒤늦게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는 과거 채해병 국정조사를 추진하던 당시에 민주당과 국회의장의 ‘개문발차’ 의지가 강한 것을 확인하고는 결국 중간에 들어온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 핵심관계자는 “국정조사를 민주당 단독으로 하면 민주당 의원들만 질문하고 증인을 채택해 계속 추궁하게 되다보니 국민의힘에서 보이콧이 오히려 불리하다고 봤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과 연관된 기소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해 ‘증거’를 포착하는 데에 국민의힘이 제동을 걸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예정대로 현장조사, 청문회, 증인채택 등을 국민의힘의 의사와 상관없이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조사계획서는 ‘민주당 단독 운영’을 허용하는 쪽으로 의결됐다.
국정조사계획서에 따르면 국정조사 범위는 △대장동 사건 △위례 사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사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통계조작 사건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 △‘윤석열 명예훼손’ 허위보도 의혹 사건 등을 비롯해 윤석열정권 정치검찰이 야당 및 정적, 전 정부 관계자 및 언론인 등을 대상으로 자행한 조작수사와 조작기소 의혹 사건 전반이다.
그러면서 이 사건들에 대한 검찰, 법무부, 대통령실 등 지휘라인의 조직적 개입과 사건 기획 의혹, 이 사건들의 수사와 기소 과정에서 단행된 국가 기관에 의한 축소 은폐 조작 외압 의혹과 함께 이 사건들과 관련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의 지시나 개입 의혹도 파헤치기로 했다.
5월 8일까지 50일간 운영되는 국조는 민주당 소속 의원이 전체 20명 중 11명으로 의결정족수인 절반을 넘는다. 국정조사 계획서는 증인 및 참고인, 기관보고의 구체적인 일정과 횟수, 현장검증의 구체적인 일정과 횟수, 청문회의 구체적인 일정과 횟수 등은 ‘간사간 합의’가 아닌 ‘협의’를 거쳐 위원회 의결로 채택하도록 했고 증인 또는 참고인을 변경하거나 추가할 경우엔 위원회 의결만으로 정할 수 있게 했다. 증인이나 참고인까지 사실상 민주당 의도대로 갈 수 있다는 얘기다. 심지어 국조 운영기간 연장도 본회의 의결로 가능해 과반의석의 민주당을 막을 방법은 없어 보인다.
민주당 국조위원들은 국조 결과를 토대로 ‘공소취소’까지 가려는 의지가 강하다. 최근 김승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4월이 넘어가면 지방선거 시즌 아닌가. 당 특위 활동이 소극적으로 될 수 있어서 저희(공소취소모임)가 공소 취소와 관련된 동력이 사그라지지 않도록 역할을 해야겠다”고 했다.
특위 위원장은 강성지지층의 지지를 받는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맡았고 박지원 의원을 빼고는 민주당 국정조사 위원들이 민주당 공소취소 모임 회원이다. 이 모임의 상임대표인 박성준 의원은 특위 여당 간사를 맡고 있다. 이외에도 공동대표인 김승원 의원, 윤건영 의원, 간사인 이건태 의원이 모두 특위에 들어갔다. 박선원, 양부남, 이용우, 이주희, 전용기 의원들도 공소취소 모임의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특위 위원들이다. 서 위원장은 전날 SBS라디오에 나와 “(야당) 간사가 계속 엉뚱한 소리하고, 발목 잡으면 그 간사 역할 못 한다”며 “간사가 강경하면 무시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31일 특위 회의를 열고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과 대장동 사건 관련자인 남욱 변호사를 비롯한 일반증인 명단 채택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후 특위는 다음 달 3일부터 법무부와 대검찰청, 수원지방검찰청, 경찰청, 해양경찰청 등의 기관 보고를 받으며 특위 활동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