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AI투자, 결국 대규모 인력 감축으로

2026-04-24 13:00:01 게재

메타 8000명 감원 추진

MS는 첫 희망퇴직 실시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투자 경쟁을 벌이는 동시에 인력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막대한 데이터센터 투자와 고급 AI 인재 확보 비용이 늘어나면서 기존 조직을 줄이고 비용을 다시 배분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24일 보도에 따르면 사회관계망서비스 기업 메타는 다음 달 전체 직원의 10%인 약 8000명을 감원하기로 했다. 메타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회사를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우리가 하고 있는 다른 투자를 상쇄하기 위해서”라고 감원 이유를 설명했다. 당초 채용하려던 6000개 직무도 더 이상 채우지 않기로 했다.

이번 감원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AI 기반 시설에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는 가운데 나왔다. 메타는 올해 자본 지출이 1350억달러로 거의 두 배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저커버그 CEO는 ‘개인 초지능’ 개발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며 데이터센터와 AI 인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메타 컴퓨트’라는 이름의 새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도 발표했다. 향후 수십 기가와트 규모의 전력 용량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인데, 데이터센터 1기가와트 구축에도 수백억달러가 들어간다.

메타는 이달 새 AI 모델 ‘뮤즈 스파크(Muse Spark)’도 공개했다. 메타 AI 챗봇 등 자사 서비스에 활용하기 위해 설계된 모델이지만, 회사는 경쟁사들의 최첨단 모델보다 아직 뒤처져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올해 추가 성능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힌 것도 공격적인 투자에도 기술 격차를 빠르게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부담을 보여준다.

감원은 5월 20일 진행된다. 자넬 게일 메타 최고인사책임자는 감원 대상자에게 “넉넉한 퇴직 보상”이 제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직원에게는 18개월 동안 건강보험 혜택도 제공된다. 여기에 회사가 마우스 움직임과 키 입력 등을 추적해 AI 모델 훈련에 활용하려 한다는 소식까지 퍼지며 직원들의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 자신들을 대체할 AI를 직접 훈련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도 같은 날 미국 직원 약 7%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제안했다. 51년 역사상 처음이다. 대상은 근속연수와 나이를 더한 값이 70 이상인 장기 근속 직원으로, 미국 내 직원 12만5000명 가운데 8000명 이상이 해당된다.

에이미 콜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인사책임자는 “이들 중 다수는 수년, 어떤 경우에는 수십년 동안 오늘의 마이크로소프트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제안이 “넉넉한 회사 지원과 함께 다음 단계로 나아갈 선택권”을 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1만5000명 이상을 해고한 바 있다. 회사는 6월 끝나는 회계연도에 AI 투자를 포함한 자본 지출로 1400억달러를 집행할 계획이다. 오픈AI와 앤스로픽 같은 대형 고객을 지원하기 위해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지만, 동시에 이들 AI 스타트업이 기존 소프트웨어 사업을 잠식할 가능성도 안고 있다.

내부의 자체 AI 모델 개발도 기대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아직 최첨단 자체 모델을 공개하지 못했고, 핵심 서비스 상당 부분을 여전히 오픈AI 모델에 의존하고 있다. 무스타파 술레이만 마이크로소프트 AI 책임자는 FT에 올해 말까지 “진정한 자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를 위한 데이터센터 확보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막대한 투자에 비해 수익화 속도가 더디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올해 약 14% 하락하며 일부 경쟁사보다 부진했다. FT는 아마존, 오라클, 메타 등 다른 기술 기업들도 지난해부터 대규모 감원에 나섰다고 전했다. 겉으로는 조직 효율화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AI 투자 확대를 위해 다른 부문에서 자원을 줄이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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