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과열…불법 선거운동 ‘경고등’

2026-04-28 13:00:02 게재

경선단계부터 금품·전화방·딥페이크 적발

당선무효·재선거 반복…유권자 피해 우려

6.3 지방선거가 본격화되면서 일부 지역에서 불법 선거운동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경선 단계부터 금품 제공과 조직적 선거운동,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허위정보 유포까지 다양한 불법 행위가 적발되면서 본선에서도 같은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와 관련해 현재까지 적발된 위법행위는 23일 기준 814건이며 이 가운데 143건은 고발 조치됐다. 2022년 실시한 제8회 지방선거에서 2084건(고발 379건, 수사의뢰 96건, 경고 등 1609건)의 위반행위가 적발된 점을 고려하면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위법행위가 급증하는 흐름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최근 적발 사례를 보면 경선 단계부터 불법행위가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전남에서는 광양시장 예비후보자 A씨와 관계자들이 3월부터 별도의 사무실에 ‘전화방’을 설치하고 당원과 선거구민을 대상으로 조직적인 경선운동을 벌인 혐의로 고발됐다. 현장에서는 경선운동원에게 지급하기 위해 준비된 현금 781만원과 함께 수만명 규모의 전화번호 정보, 지지성향 분석 자료 등이 확보됐다.

경북에서는 경주시장 선거 예비후보자 B씨 측이 자동응답시스템(ARS)을 이용해 사전에 녹음한 지지 메시지를 대량 발송한 사례가 적발됐다. 직접 통화 방식만 허용된 현행 법을 위반한 것으로 약 27만건 발송 중 9만여건이 실제 수신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경기도에서는 한 기초단체장 후보자 측 관계자가 선거구민 50여명에게 약 440만원 상당의 선물세트를 제공한 혐의로 고발되는 등 금품 제공 행위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신종 유형도 등장했다. 울산에서는 입후보 예정자 C씨가 AI로 제작한 딥페이크 영상을 이용해 자신에게 유리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고발됐다. AI 생성 사실을 표시하지 않은 점까지 문제가 되면서 과태료도 별도로 부과됐다. 이처럼 선거운동 방식이 디지털화되면서 불법행위 역시 다양화·지능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제는 이 같은 불법행위가 선거 이후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중앙선관위 자료에 따르면 제5회부터 제8회 지방선거까지 당선무효로 인한 재선거는 기초단체장 40건, 광역의원 27건, 기초의원 84건으로 나타났다. 교육감 재선거도 2건 있었다.

단체장뿐 아니라 지방의원까지 재선거가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은 선거 결과의 사후 불안정성이 구조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다.

당선무효는 곧 재선거로 이어진다. 실제 지방선거 이후 단체장 당선무효로 인한 재선거가 반복적으로 실시되면서 유권자의 선택이 사후에 뒤집히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재선거에는 수십억원의 비용이 투입되고 행정 공백도 발생하기 때문에 피해는 결국 지역 주민에게 돌아간다.

전문가들은 선거 초기부터 불법행위를 차단하지 않으면 결과의 정당성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특히 당내 경선 과정에서 과열된 경쟁이 본선까지 이어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선관위는 금품 제공과 조직적 선거운동, 허위사실 유포 등을 ‘중대 선거범죄’로 규정하고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불법 선거운동은 단순 위반이 아니라 유권자의 선택권을 왜곡하는 행위”라며 “선거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유권자의 감시와 신고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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