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감독관, ‘전태일의 꿈’을 필사로 잇다

2026-04-29 13:00:01 게재

우수 노동감독관 단체 10곳, 개인 9명 포상 … “노동존중 사회 책임감 다하겠다” 다짐

“평화시장 피복제품상에 근무하고 있는 종업원 3만여명의 대부분은 12시간 이상의 격무와 작업환경의 불량으로 인하여 위장병 신경통 눈병 등 각종 직업성 질환에 허덕이고 있음이 우리의 자체 조사 별첨 앙케트처럼 나타났습니다.”

1970년 11월 13일 서울 청계천 평화시장 앞에서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산화한 전태일 열사가 당시 노동청장에게 제출한 ‘평화시장 피복제품상 종업원 근로조건 개선 진정’으로 전태일평전에 담긴 내용이다.

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 회원들이 2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는’ 글자판에 꽃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선·후배 노동감독관들이 ‘전태일의 꿈’을 필사하며 노동권 보호의 의미를 되새겼다. 고용노동부는 29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업무를 적극 수행한 우수 노동감독관에게 장관 표창을 수여하고 ‘전태일평전 이어쓰기’ 행사에 참여했다.

전태일재단을 비롯해 노동·시민사회로 구성된 ‘11월 13일 국가기념일 지정 전태일 시민행동’은 지난달 4일부터 9월까지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전태일의 꿈, 필사로 잇다’를 진행 중이다.

이날 행사는 단순 시상을 넘어 노련한 우수 감독관과 경력 1년 미만 신규 감독관이 함께 참여해 전태일평전 문구를 한글자씩 옮겨 적었다. 김우주(대구청) 신규 노동감독관은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우수한 선배님들을 본받아 소임을 다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포상에서는 단체 10곳과 개인 9명이 선정됐다. 사업장 노동감독 분야에서는 사회적 이슈에 즉각 대응해 디지털포렌식 등 다양한 기법으로 전방위적 감독을 실시하고 집단해고 장기화·불법파견·장시간 근로·포괄임금 오남용·가짜 3.3 계약 등 위법 행위를 적발해 노동관계법 확립에 기여한 △중부청 광역노동기준감독과 기획감독팀 △창원지청 노동기준감독과 △대구청 광역노동기준감독과 등 3개 단체가 수상했다. 개인으로는 △박예슬 의정부지청 노동기준감독과 △김광현 인천북부지청 노동기준조사3과 △김기대 인천북부지청 노동기준조사3과 △현소진 영주지청 노동기준조사팀 등 노동감독관 4명이 선정됐다.

신고사건 및 권리구제 분야에서는 지역 단위 팀제 등을 통해 신고사건 외에도 숨어 있는 체불을 선제적으로 발굴·청산한 △인천북부지청 노동기준조사1과 1팀 △부산청 노동기준조사1과 △서울남부지청 노동기준조사1과 현안대응전담반 △울산지청 노동기준조사1과 등 4개 단체가 수상했다. 개인은 △김석진 양산지청 노동기준조사2과 △박은정 포항지청 노동기준조사2과 △김민영 통영지청 노동기준조사과 등 3명이 이름을 올렸다.

강제수사 등 적극 수사 분야에서는 집단체불 후 수년간 잠적한 피의자를 체포·구속하고 통신영장을 통해 위치를 끝까지 추적하는 등 포기를 모르는 수사로 노동자 권리 구제에 기여한 △성남지청 노동기준조사1과 수석수사팀 △서울북부지청 노동기준조사1과 △포항지청 노동기준조사1과 신고사건팀 등 3개 단체가 선정됐다. 개인으로는 △장윤희 고양지청 노동기준조사2과 △강아영 창원지청 노동기준조사1과 등 노동감독관 2명이 수상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최근 가짜 3.3과 같은 노동법 회피가 늘고 고의·상습적 임금체불이 여전히 노동자의 일터 권리를 위협하고 있어 더욱 촘촘한 감독이 필요한 때”라며 “전태일 열사 정신을 이어받아 선배와 신규 감독관들이 활발히 소통·협업하며 모든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한 나라를 다 같이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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