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부동산·조작기소 특검 엇박자…“경합지역 흔든다”

2026-05-12 13:00:33 게재

서울·영남후보 ‘확산 차단’, 추미애 “명예회복 당연” 부채질

조작기소 특검법·장특공 폐지법 제출로 보수 프레임 갇혀

이 대통령 ‘X’로 쟁점화 … “보수결집, 중도이탈 우려”

정청래 등 설화도 위험신호 … “수차례 언행 조심 공문”

질문하는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6.3 지방선거를 20여 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보수 결집 원동력으로 지목되는 부동산과 조작기소 특검 논란이 수면 위에 올라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최대한 눌러놓으려는 의지가 강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X’를 통해 연일 환기시키고 있다. 강성지지층을 겨냥한 일부 의원들이나 후보의 발언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보수층 결집과 중도층 이탈을 동시에 부추긴다는 전망으로 이어져 경합지역 후보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12일 수도권의 민주당 모 중진의원은 “민주당의 악재는 부동산, 조작기소, 설화”라며 “굳이 지금 하지 않아도 되는 부동산과 조작기소와 관련한 발언과 법안 발의로 보수층이 결집하고 중도층이 이탈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청래 대표의 ‘오빠’ 발언 등 설화들은 유권자에게 오만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며 “우세한 지역이 경합지역으로, 경합지역은 약세지역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들 간 각 이슈마다 대응에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비거주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 폐지 등 부동산 가격을 잡으려는 세금 발언은 이재명 대통령의 ‘X’에서 시작했다. 보수진영은 기존의 ‘장기보유’ 지원 방향의 급변과 취업 육아 취학 등으로 불가피한 비거주자의 불이익 등을 앞세워 거센 반발에 나섰다. 실제 수도권 한강벨트와 경기 분당 등에서는 유권자의 표심이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민주당은 공개적으로 ‘검토한 적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 대통령은 이후에도 부동산 관련 메시지를 계속 내놨다. ‘부동산 잡기’에 승부를 건 모습이다. 지난 3월 국무회의에서 그는 각 부처에 “모든 악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정치적 고려도 전혀 할 필요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여기에 최혁진 무소속 의원이 민주당, 진보당 의원들과 함께 장특공을 폐지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에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후보자들과 의원들은 불안해 하고 있다. 수도권 모 재선의원은 “대통령의 취지와 방향엔 동의하지만 굳이 지방선거 전에 부동산 문제를 언급하는지 모르겠다”며 “서울지역은 빠르게 보수화되면서 보수 결집이 이뤄지면 승리가 쉽지 않다”고 했다.

실제로 서울지역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전월세 물량 부족과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유권자들의 반발심리가 올라오고 있다는 평가다. 전날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후보는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부동산 상승세 대응을 묻는 말에는 “부동산 문제는 세제 관련은 정부의 일이고 공급이나 이런 것은 지방정부의 일”이라며 최근 논란이 되는 부동산정책과 선을 그었다.

부동산과 달리 조작기소 논란은 ‘전국적 쟁점’으로 부상했다. 민주당 주도의 조작기소 국정조사 이후 특검법안을 내놓자 ‘이재명 대통령의 셀프 공소취소’라는 반발이 설득력을 갖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범죄 의혹에 대한 특검법안이 통과되면 이 대통령이 직접 특검을 임명하게 되는 구조를 집중 타격하면서 보수진영과 중도층에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환기시켰다. 이 대통령이 ‘숙의’를 주문했고 지도부가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놨지만 이미 법안이 제출돼 있어 ‘셀프 공소취소’ 여론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이 ‘X’에 “검찰의 조작 기소를 통한 사법 살인”을 “위중한 살해 위협”으로 단정하면서 ‘공소취소’ 논란을 더욱 강화시켰다.

서울, 영남지역 후보들은 조작기소 특검 여파를 차단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 후보는 조작기소 특검과 관련해 “서울시장이 정치적 현안에 대해서 매번 의견을 내서 정쟁의 중심에 들어가면 시민들이 피해를 본다”며 “입법부에서 하는 일을 행정부에서 발표하는 순간 정쟁으로 들어간다”고 했다.

하지만 강성파인 추미애 경기지사 후보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수사를 통해 조작기소 실체가 명명백백히 밝혀진다고 하면 억울하게 피해를 본 분들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게 당연한 것”이라며 “형사소송법에도 그런 경우에는 공소 기각의 판결을 하도록, 그 전 단계에서는 공소 기각의 결정을 하도록 돼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설화’에도 긴장하고 있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KBS1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말 실수에 관련해서 언행을 좀 주의했으면 좋겠다고 몇 차례 공문도 나갔었다”며 “국회의원들이나 후보들이나 후보를 돕는 민주당원이나 다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이현우 서강대 석학교수는 “선거에서 중요한 것은 동원 투표”라고 했다. 설화, 조작기소 특검, 부동산 정책 등이 보수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나오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얘기다. 서울시장 캠프 핵심관계자는 “보수진영에서 이슈화하기 좋은 부동산이나 조작기소, 설화 등은 투표하기를 포기한 보수진영을 투표하게 만들고 중도층을 이탈시킬 수 있다”며 “박빙 지역에서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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