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당권주자까지 뛰어든 "깎아내리기" 경쟁

2026-06-30 13:00:29 게재

“분열 수습 어려워져” 우려

‘적통론’ 놓고 계파갈등 첨예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을 놓고 벌이는 계파경쟁이 격화되면서 당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상대를 비하하는 멸칭뿐만 아니라 적통·재건축론 등에 당권주자까지 참전하는 양상이다. 계파간 신경전이 고조되면서 전당대회 이후에도 수습하기 어려운 갈등상황을 초래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30일 정청래 전 대표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식에 불참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발언을 정정하겠다. 사과한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청래 의원 인터뷰를 보니 다음날 참석했다고 하여 발언을 정정하겠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29일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정 전 대표는 완전히 노 전 대통령과 등을 져서 장례식에 참석도 못했다”며 “(다른 당권주자인) 김 총리를 공격하려고 노무현 적통 이런 걸 따지는가 본데, 다른 분은 몰라도 적어도 정 후보는 그렇게 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총리는 2002년 대선당시 새천년민주당을 탈당해 정몽준 캠프로 합류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송 의원은 정 전 대표에게 사과하면서도 ‘노무현 적통’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반론을 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추진할 때 민주당 대부분의 의원들이 격렬하게 반대했다. 그 선봉에 정청래 의원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는 진보개혁 세력이 통상 개방 문제를 전면으로 받아 안지 않으면 역사의 주류가 될 수 없다고 했다”며 “저는 일관되게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한·미 FTA 추진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제2의 노무현인 이재명 대통령을 지키고 성공시켜야겠다, 다시는 노무현 대통령의 비극을 재현시키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깨어있는 시민들”이라고 적었다. 정 전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치적 거리감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의 8월 전당대회 일정이 확정된 후 민주당 안에선 정통성 공방에 이어 노선을 둘러싼 논쟁까지 더해지고 있다. 유시민 작가는 이 대통령의 실용·중도노선에 대해 ‘지지층은 증축을 원하는데,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유 작가의 이같은 주장은 연임 도전에 나서는 정청래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당권주자인 김민석 국무총리는 28일 경기 광주에서 열린 청년당선인 대회에서 “민주 세력의 중심을 지키면서 외연을 확장하는 노력은 김대중 대통령을 포함해 (민주당 출신의) 모든 대통령이 해온 일이고 앞으로도 지속돼야 한다”며 외연 확장 기조를 재차 강조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도 29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재건축론에 대해 “증축, 재건축 외에 재개발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필요하면 증축하고 재건축을 하고 재개발까지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검찰개혁의 핵심의제로 꼽는 보완수사권 논쟁도 당권갈등의 소재로 소환됐다.

김 총리가 지난 5월 검찰개혁안의 처리를 제안했지만, 당의 반대로 연기됐다고 밝힌 점을 놓고 친청(친정청래)계가 반발했다. 문정복 최고위원은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총리를 향해 “그런 제안이 있었다면 언제, 누구에게, 어떤 내용으로 전달했는지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며 “실제 전달한 적이 없으면서 당이 막은 것처럼 말하는 것이라면 거짓으로 당을 흔드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후에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정부 측이 5월께 ‘보완수사권 폐지 및 실효성 제고’를 골자로 한 방안을 당에 전달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지지층과 진보 유튜버 등이 양쪽으로 갈려 신경전을 벌이는 것도 우려스러운데 당권주자들까지 가세하면 걷잡을 수가 없다”면서 “당권주자 모두 전당대회 이후 통합을 끌어내야 할 책임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이명환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