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대, ‘당대표-최고위원’ 동반 출마 경쟁 격화
최고위원 후보들도 날카로운 설전 주고받아
“분열의 골 깊어져 전당대회 이후 더 걱정”
이광재 “줄세우기가 계파·파벌 만들어” 지적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지도부 경쟁 구도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당대표와 최고위원 후보가 손잡고 ‘러닝메이트’로 나서면서 경쟁 구도가 더욱 격해지고 있다. 정청래 전 대표, 김민석 총리, 송영길 전 대표가 벌이는 3파전이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그대로 반영되는 분위기다. 이는 상대 후보 진영에 대한 비판 강도를 높여 갈등의 골을 더 깊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민주당에 따르면 전날 당무위원회를 소집해 전국당원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와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구성을 의결했다.
8.17 전당대회에서는 당대표와 함께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하게 된다. 유권자인 권리당원 등은 당대표 1명과 최고위원 2명을 선택할 수 있다. 최고위원회의는 당연직인 당대표와 원내대표, 5명의 선출직 최고위원, 당대표가 지명한 2명의 최고위원 등 9명으로 구성돼 있다. 당대표 입장에서는 지명직 최고위원 외에도 최소 2명의 최고위원을 확보해 안정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확보하려는 의지가 강한 편이다. 따라서 당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가 러닝메이트 구도로 선거가 진행되는 경향이 만들어졌다.
정청래계의 최고위원 후보로는 재선의 최민희 의원과 초선의 이성윤·한민수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김민석계 후보는 친이재명계인 박성준·이건태·정진욱 민주당 의원과 김 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이 수면 위로 올라와 있다. 송 전 대표와 함께 할 최고위원 후보로는 이미 출마 의지를 밝힌 3선의 김영호 의원과 함께 초선의 박선원 의원이나 허종식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러닝메이트로 나선 최고위원 후보들은 경쟁 당대표 후보들에 대한 ‘대리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송 전 대표가 ‘노무현 적통’을 따지며 정 전 대표를 비판하자 한민수 의원은 “전당대회를 앞뒀다고 해도 허위사실 유포는 안 된다”고 했다. 최민희 의원은 “정청래 대표는 사퇴했는데 경쟁예상자들은 (국회) 특사 가고 자리 활용하면 찜찜하지 않냐”며 송 전 대표의 특혜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공정, 무특권’ 자체 발광 후보들의 대표 경선이길 바란다”며 “민주당 대표 경선은 공정했음 좋겠다”고 했다. 그러고는 송 전 대표의 정 전 대표의 사당화 등의 발언에 대해 “비판과 토론을 빙자해 표적 비난, 특정인 흔들기 비난을 해서는 안된다”며 “무소속 김관영 후보를 지지한 본인 행태에 대해선 왜 함구하느냐”고 따졌다. 이성윤 의원은 김민석 총리를 저격했다. 이 의원은 김 총리가 “2차 검찰 개혁안 처리를 지난 5월 당에 제안했다”고 주장하자 당 최고위에서 “국무총리가 당 대표도 원내대표도 받은 적이 없다고 하는 2차 검찰 개혁안 철회를 5월 당에 제안했다고 주장한다”며 “진실이 무엇인지 누가 보더라도 자명하다”고 했다.
김민석 총리를 미는 친이재명계 역시 날카로운 칼날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공소취소 모임의 주역인 박성준 의원은 정 전 대표의 연임 도전에 대해 “연임의 정당성과 당위성이 없다”며 불출마를 공개 요구했다. 그는 “정 전 대표가 자기 정치하고 연임을 위해 당을 운영한 것 아니냐”며 “그러다 보니 당내 분열의 결정적 요소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건태 의원은 정 전 대표가 “범민주진보 세력 연대”를 주장한 걸 두고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정 전 대표는 당권 연임을 이야기하기 전에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과 원인부터 돌아봐야 한다”며 “지금 민주당 내부 갈등의 원인은 그동안 지도부가 이재명정부를 중심으로 하나로 결집하기보다 자기 정치에 몰두하면서 당내 갈등을 키워온 데 있다”고 했다. “정청래 전 대표님 정치적 욕심을 잠시 내려놓으라”며 “지금은 정치 기술을 부릴 때가 아니라 반성과 책임을 이야기할 때”라고도 했다.
송 전 대표와 행보를 같이 하는 김영호 의원은 강성지지층을 겨냥해 보완수사권 폐지를 전면에 내세워 쟁점화하려는 친청계에 “검찰 개혁 정치쟁점화는 이제 그만”이라며 “왜 아직도 이 문제가 정쟁의 소재가 되고 있는지 참으로 답답한 일”이라고 했다. 이미 최고위원 선거에 나선 박선원 의원도 KBS 라디오에 나와 “당 대표를 그저께까지 했던 분이 그렇게 말씀하시는 게 국민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 모르겠다”며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가 당에 떠넘겼다’고 주장한 정 전 대표를 공개 비판했다.
세 명의 당대표 후보들과 손잡고 출마 의지를 보인 최고위원 후보들의 거친 대결이 민주당의 분열을 가속화 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2년 후 공천권을 놓고 사생결단의 장이 열린 것 같다”며 “3파전이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나든 당내의 갈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결국 이재명 대통령 2년차를 매우 어렵게 만들 것으로 우려된다”고 했다. 이광재 의원은 ‘통합 전당대회’와 ‘정책 전당대회’를 제안하면서 “당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가 짝을 지어 싸우는 구조를 깨야 한다”며 “그동안 이러한 러닝메이트 방식을 너무 당연하게 여겨 왔다”고 했다. 이어 “이 줄 세우기가 계파를 만들고 파벌을 만들고 끝내 정당 민주주의의 근간인 공천까지 뒤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