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 급감, 5월 산업생산 감소
분기 내 물량조절 등 영향 … 내수시장 회복도 지지부진
올해 상반기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던 수출과 제조업이 주춤하며 산업생산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우리 경제의 핵심성장동력인 반도체 생산이 두 자릿수 급감세를 기록한 탓이다. 소비와 투자 역시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30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 지수는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2월(2.1%)과 3월(0.4%) 연속 증가를 기록했던 산업생산은 중동전쟁 위기가 고조된 4월(-0.4%)에 이어 5월(-0.3%)까지 두 달 연속 뒷걸음질을 쳤다.
이번 생산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제조업을 포함한 광공업 부문의 부진이다. 5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3.0% 감소하며 하방 압력을 주도했다. 특히 그동안 내수 부진을 메워주던 반도체 생산이 전월 대비 10.0% 급감한 점이 뼈아프다. 반도체는 전월 기저효과와 분기 내 물량 조정 등 영향으로 생산이 감소했다고 데이터처는 설명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시 17.5% 줄어들며 감소 폭을 키웠다.
자동차 생산이 2.7% 증가하며 분전했으나 반도체 부진으로 인한 타격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글로벌 IT 수요의 일시적 조정과 공급망 교란이 가시화되면서 제조업 중심의 경기 회복세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생산 측면에서 제조업의 충격을 완화해 준 것은 서비스업과 건설업이었다. 5월 서비스업 생산은 금융·보험(5.9%), 전문·과학·기술(9.3%) 등에서 늘어나며 전월 대비 1.3% 증가했다. 건설업체의 실제 시공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 역시 건축(5.1%)과 토목(0.2%) 공사가 모두 활기를 띠며 전월 대비 3.8% 성장했다.
그러나 경제의 또 다른 축인 내수시장 회복속도는 지지부진하다.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1% 증가하는 데 그쳐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고금리·고물가 장기화 여파로 승용차 등 내구재(-3.4%) 소비가 위축된 영향이다. 차량 연료 같은 비내구재(0.9%)와 의복 등 준내구재(2.3%) 판매가 늘며 가까스로 증가세를 지켰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