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한 행정’ 약속한 청와대…반도체·AI 속도전
청 담당관 지정·관계부처TF·반도체특위 … 이 대통령 “직접 챙길 것”
8월 시행 특별법에 인허가 타임아웃제·예타 면제 등 … 행정 지연 차단
반도체, 피지컬 AI(인공지능),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분야에 삼성전자와 SK그룹이 4755조원 규모의 역대급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같은 ‘3대 메가프로젝트’를 실현하기 위해 ‘슈퍼 패스트 행정’을 내세우며 속도전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약속한 청와대 내 직할 담당관 지정, 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 구성, 8월 반도체특별위원회 출범 등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후속 조치가 순차적으로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 후 페이스북 글에서 “앞으로는 ‘슈퍼 패스트’라고 체감할 수 있도록 더욱 신속한 행정이 가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진짜 적극행정’을 강조하며 “글로벌 기업들이 미래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초단위로 판단하고 달려가는 상황에서 인허가를 포함한 각종 행정절차가 서류 더미에 파묻혀 시간만 지체되고 있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슈퍼 패스트 행정을 위해 청와대 내에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전담하는 담당관을 임명할 예정이다. 정부 내에선 프로젝트별로 관계 부처가 모두 참여하는 합동 TF를 별도 구성한다. 오는 8월에는 반도체특별법 시행에 따라 이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가 출범한다. 위원회가 출범하면 인허가, 전력, 용수를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체계가 가동될 전망이다.
반도체특별법에 따르면 각종 행정절차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특별법 제27조에 따르면 인허가가 지연돼 클러스터 조성에 지장이 생길 경우 사업시행자가 신속처리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제27조 5항은 인허가권자가 처리 기간 내에 결과를 통보하지 않으면 “60일이 지난 날에 인·허가 등의 처리가 완료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는 등 ‘인허가 타임아웃제’를 도입했다.
제26조에선 클러스터 조성 계획 승인 시 사전 협의한 사항에 대해 ‘해당 인·허가 등을 받은 것으로 본다’는 내용이 있는가 하면 제43조는 인허가 의제·신속처리 업무를 적극 처리한 공무원에게 고의나 중대 과실이 없는 한 징계 등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면책 조항을 뒀다.
그 외에 제24조에선 국가·경제 안보,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미래 경쟁력 확보 등을 위하여 특히 신속하게 추진될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된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청와대의 속도전에 힘입어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기간도 빨라질 전망이다. 강 실장은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와 관련해 언론 브리핑에서 “일본 구마모토처럼 2년 안에 기반공사를 충분히 마무리하고 기업들이 공장을 짓기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 정부 안에 완공시키는 것까지 목표로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TSMC 구마모토 1공장은 2022년 4월 착공, 2023년 12월 완공, 2024년 2월 가동된 바 있다.
강 실장은 또 청와대의 기조가 “언더 프로미스, 오버 딜리버리(Under Promise, Over Delivery)”라고 밝히며 지자체들의 발빠른 협력을 주문했다. 아울러 “이게 끝이 아닐 것”이라고 추가 투자 가능성도 열어뒀다.
한편,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삼성전자는 2655조원, SK그룹은 2100조원 등 모두 4755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내놨다.
핵심은 호남 등 서남권에 조성될 ‘제2 반도체 클러스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이 지역에 각각 반도체 팹 2기씩 총 4기를 구축하며 800조원 이상을 투입한다. 이 대통령은 이재용·최태원 두 회장에게 90도로 허리를 숙여 감사를 표했고 “국가 영웅, 국민 영웅”이라고 치켜세웠다. 반도체 외에 피지컬 AI와 로봇은 영남권에, AI 데이터센터는 충청권에 각각 배치하는 권역별 산업 특화 청사진도 윤곽이 잡혔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