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에 화장실·주차장 무허가 설치
하반기 달라지는 농정 … 임산부에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지원, 배달앱 원산지 표시 등
경기도 이천에서 채소 농사를 하는 이모씨는 하루 8시간 이상 밭에서 일하기 때문에 화장실이 필수 시설이다. 하지만 화장실을 설치하려면 농지전용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말에 포기하고 있었다. 이씨는 앞으로 일정 요건만 갖추면 농지전용허가 없이 바로 화장실을 지을 수 있게 돼 기대하고 있다.
8월부터 농지전용허가 없이 농지 위 화장실과 주차공간 설치가 허용된다. 그동안 농지전용허가를 받아야 해 이씨처럼 설치를 포기했던 농업인들의 농작업이 편리해질 전망이다. 7월부터는 베트남 대상 수출 물류 전 과정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전략적 물류 거점을 운영하며 해외시장 진출과 수출확대를 지원한다.
2일 농림축산식품부는 하반기 달라지는 농정을 발표하고 농업인에게 안내했다. 농지에 화장실이나 주차장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농지전용허가를 받아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하는 법령이 개정돼 8월부터 시행된다.
이번 제도 개선으로 트랙터·농기계 등 주차공간이 확보돼 농업의 규모화·현대화를 지원할 수 있게 됐다.
또 농식품 수출업체(현지법인 포함)와 수입업체(바이어) 등의 현지 마케팅과 물류 지원도 시행된다. 대상업체는 지난해 베트남 수출 실적 30만달러 이하 농식품 수출업체다.
수출 준비부터 입점·시험판매까지 수출 전과정을 일괄 지원한다. 업체별 3개 제품까지 신청 가능하다. 거점 물류센터는 하노이와 호치민에 각 1개소 운영한다.
◆공공비축미 출하, 농업인 현금 확보 혜택 = 공공비축미 출하 농업인을 대상으로 중간정산금을 상향한다. 금액은 40㎏ 조곡 기준으로 6만원을 지급한다. 시행일은 9월 이후 공공비축미 매입 시점이다.
충남 당진에서 2㏊ 면적으로 쌀을 재배하는 김모 씨는 “공공비축미 중간정산금이 4만원에서 6만원으로 올라 수확기 자금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농자재 대금과 인건비를 지급해야 하는 시기에 현금을 더 빨리 확보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며 “예전에는 부족한 자금을 대출로 메우기도 했지만 이제는 부담이 한결 줄었다”고 전했다.
또 한우산업 실태조사와 연구개발, 수급조절, 도축, 품질 유통개선, 수출기반 조성 등의 근거가 마련되면서 7월 23일부터 ‘탄소중립에 따른 한우산업 전환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된다. 이를 통해 한우 수급과 가격 안정이 가능해져 농가 소득 보호와 한우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최근 배달앱 거래가 증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원산지 표시 제도 관련 통신판매중개업자 의무도 강화된다.
그동안 음식점 영업자들은 플랫폼에 입점업체 신규 가입을 했지만 원산지 표시 대상품목, 표시기준 및 방법, 위반 시 제재 사항 등에 대해 고지받지 못했다. 하지만 10월부터 배달앱 등 통신판매 중개업자는 입점업체 신규 가입 시 원산지 표시제도에 관한 사항을 고지해야 할 의무가 생겨 오기 및 누락 사항을 사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비의도적 농약검출 처분 개선 = 2025년 1월 이후 출산한 산모와 임신부는 7월부터 친환경농산물을 공급받는다. 농식품부는 친환경농산물의 안정적인 소비처를 확보하고 미래세대에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지원사업을 시행한다. 지원은 24만원 상당의 친환경농산물로 대상자가 온라인 주문할 수 있다.
하반기에는 비의도적 오염으로 인한 농약 검출 처분기준도 개선된다. 항공방제 증가에 따라 농약 흩날림 등으로 인근 친환경 재배지에서 농약이 검출돼 인증이 취소되는 피해가 발생하면서 이같은 제도 개선이 이루엊졌다.
인근 농가에 의한 오염 방지 조치를 취했음에도 농약이 검출된 경우 농약 검출량에 상관없이 인증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미래 농업의 주축이 될 그린바이오 분야에서 교육사업이 확대된다. 그린바이오 계약학과를 신설해 그린바이오기업에 재직 중인 학사학위 소지자를 대상으로 교육비 등을 지원한다.
농식품부는 이를 통해 그린바이오 분야 융합형 실무인재를 양성하고 산업화 촉진을 기대하고 있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