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임기 멀었지만…벌써 달아오르는 국힘 당권경쟁
장동혁체제 당분간 ‘유지’ 전망 … 빨라야 내년 2월 이후 전대 예상
안철수·권영세 연일 ‘존재감’ … 5선 윤상현, 20일 무제한토론 나서
주호영 “대선주자, 전대 나오지 말라” … 장 대표, 연임 도전 가능성
6.3 지방선거 이후 불거진 ‘장동혁 거취 공방’이 당분간 결론 없이 공전될 전망이다. 장 대표의 잔여임기가 6개월 미만으로 줄어들면서 새 대표가 2년 임기를 보장받는 내년 2월까지는 조기 전당대회가 열릴 가능성이 낮아진 것이다. 하지만 최근 당권 후보군의 발걸음은 부쩍 분주해지는 분위기다. 최소 반 년 뒤 당권경쟁이 벌써부터 달아오르는 것이다. 내년에 선출될 새 대표는 2028년 총선 공천권을 쥐면서 2030년 대선 도전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기 때문에 당권경쟁이 일찌감치 달아오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4선 안철수 의원은 최근 “(계엄 당시) 국회가 아닌 당사로 모이라고 처음 공지한 인물은 한동훈 당시 대표”라는 자신의 법정 증언을 놓고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진실공방을 벌였다. 안 의원은 지난 12일에는 한 의원을 겨냥해 “이제 우리 당에는 얼씬도 하지 말기 바란다. 복당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제헌절인 17일에는 올림픽공원을 찾기도 했다. 안 의원은 민주당이 자신의 올림픽공원 방문을 비판하자 “올공을 두려워하지 말라. 괴물이 아니라, 평범한 국민이 있는 장소”라고 반박했다. 2022년 합당과 함께 국민의힘 소속이 된 안 의원은 2023년 3월 전당대회에 출마했지만 주류 친윤이 지원한 김기현 의원에게 밀려 2위로 낙선했다. 국민의힘 소속이 된지 4년을 넘겼지만 여전히 비주류로 꼽히는 안 의원이 한 의원과 대척점에 서고, 올림픽공원을 방문하는 장면을 통해 보수 본류에 구애를 한다는 분석이다. 내년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전략으로 읽힌다.
계엄 직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의 붕괴를 막았던 5선 권영세 의원이 그동안 침묵을 깨고 최근 공개행보를 늘려 주목된다. 권 의원은 지난 15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나와 “나중에 지도체제가 어떻게 되든 장 대표의 사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당 중진이 공개적으로 장 대표 사퇴를 촉구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권 의원은 한 의원 복당과 관련 “당원게시판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당장 복당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유력한 당권주자·대선주자로 꼽히는 장 대표와 한 의원에게 동시에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에서는 보기 드문 수도권 중진의원으로서 역할론이 거론된다.
권 의원과 같은 수도권 5선 나경원 의원과 윤상현 의원도 당권주자로 거론된다. 나 의원도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정치’에 매진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당내에서는 항상 ‘준비된 당권주자’로 꼽힌다. 윤 의원은 20일 ‘2차 종합특검’ 수사 기간 연장 특검법 개정안 처리를 막기 위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의 첫 주자로 나설 예정이다. 5선 중진이지만 대여투쟁의 최전선에 서겠다는 각오로 읽힌다.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경선에서 공천 배제됐지만 당 후보(추경호)를 대승적으로 도왔던 6선 주호영 의원은 사분오열된 당의 통합 필요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주 의원은 지난달 데일리안 TV ‘정국기상대’에 출연 “대권에 뜻이 있는 분들은 당 대표 선거에 나오지 말고, 장동혁이든 한동훈이든 오세훈이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필패”라고 말했다. 차기 대표는 대선주자가 아니라 대선 경선을 공정하게 진행할 ‘관리형 대표’가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년 8월이 임기만료인 장 대표가 연임에 도전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연임에 성공하면 장 대표는 총선 공천권을 통해 당내 우군을 만들 기회를 얻게 된다. 당내 강력한 우군이 형성되면 대선 도전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다. 장 대표는 최근 올림픽공원을 비롯해 전국을 돌면서 “부정선거, 재선거”를 외치고 있다. 강성당원과 보수층의 표심을 의식한 행보로 읽힌다. 이들의 지지를 받으면 대표 연임도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현행 전당대회는 당원 80% 대 국민 여론조사 20%로 치러진다.
초선이지만 정치적 무게감이 있는 신동욱 최고위원도 당권주자로 거론된다. 6.3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이진숙 의원도 강성당원과 보수층의 지지를 업고 도전이 예상된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