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관학교 통합·이전 논의 신중해야 한다

2026-07-08 13:00:03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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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재명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관학교 통합·이전 문제가 정책 의제로 부상했다. 이는 대한민국 안보 체계의 근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화이다. 따라서 이는 찬반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충분한 검토와 검증을 거쳐 추진되는가가 핵심 쟁점이 되어야 한다.

사관학교 통합·이전 논의는 국방개혁이라는 현실적 과제와 정치적 의지에서 출발했다. 문제는 통합·이전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국방부가 통합·이전을 통해 미래전 대비, 합동성 강화, 조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각 군의 특수성과 전문성이 약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결국 필요한 것은 찬반이 아니라 구체적인 검토와 검증이다. 합동성 강화, 미래전 대비 등 군사적 효과를 충분히 검증했는가. 초급간부 처우 개선, 관사·아파트 주거환경 개선 등 시급한 문제와 투자 우선순위를 충분히 논의했는가. 우수 인재(입학생 및 교수진) 유치와 전문성 확보의 문제점을 충분히 숙고했는가. 사관학교의 역사와 전통을 충분히 고려했는가. 정치적 접근으로 인한 졸속 추진의 부작용을 충분히 검토했는가 등. 결국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게 되는지 객관적 검증이 선행되어야 한다.

사관학교 개편 검증부터 먼저

이러한 논의는 과거 국방정책의 졸속 추진 문제점들과도 연결된다. 문재인정부에서 병 복무기간 단축(육군해병대 18, 해군 20, 공군 21개월)은 청년층의 부담 경감이라는 긍정적 목표를 갖고 추진했다. 그 결과 북한군 128만을 대적하기 위하여 50만의 병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군의 목표는 이미 무너졌고 겨우 45만명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윤석열정부에서 표를 의식하여 추진한 병 봉급의 급격한 인상 역시 장병 처우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공감대를 얻었다. 그러나 부사관·장교와 보수체계 불균형 등 군 인사체계 전체를 고려한 종합적인 접근 실패로 간부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러한 일련의 정책과 결정의 결과는 끔찍하다. 2025년을 기준으로 부사관 확보율은 육군 51.8%(4120/8000명) 등 육해공해병대 모두 50%대를 넘지 못하고 있다. 사관학교 자퇴율 역시 육사 23.3%(77/330명) 등 심각한 수준이다. 문제는 정책의 방향이 아니라 추진 방식이었다. 군사적 필요보다 정치적 필요가 앞섰다는 점이다.

사관학교 통합·이전은 군 조직의 효율성과 각 군의 특수성 및 전문성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사관학교 통합·이전을 잘못하면 우수 인재 유치 실패와 전문성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표를 의식하거나 정치적 의도가 담긴 정치권의 정책과 결정은 목표가 타당하더라도 충분한 검토와 검증 없이 추진된다면 병 복무기간 단축, 병 봉급 급격한 인상, 12.3 계엄에서 보듯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안보 정책은 장기간에 평가된다. 따라서 반짝이는 아이디어나 정치적 의도보다 장기적 국가이익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군은 정치권의 실험실이 아니다. 최근 의제로 떠오른 전작권 조기 환수 역시 마찬가지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적 속도전이 아니라 냉정한 군사적 검증이다.

군은 정치권의 실험실 아니다

안보 정책의 성패는 방향보다 과정에 달려 있다. 지금까지 정치권의 정책이나 결정은 많은 부작용으로 군을 멍들게 하였다. 이것이 누적되면 결국 군은 골병들게 되고, 결코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다. 사관학교 통합·이전, 더욱 신중해야 한다.

윤종성 예비역 육군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