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대기업 반복 담합에 면죄부”

2026-07-20 13:00:19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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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과징금 감면 결정

인쇄업계 “제도 재검토”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의 반복적인 인쇄용지 가격담합에 면죄부를 줬다.”

한국인쇄협동조합연합회(회장 박장선)를 비롯한 전국 중소인쇄업계가 2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지난달 6월 인쇄용지 제조·판매 대기업들의 가격담합 행위에 대한 대규모 과징금을 면제하거나 감액한 결정에 불만을 표시한 것이다.

한솔제지와 무림 계열사(무림에스피 무림페이퍼 무림피앤피)는 2021년 2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약 3년 10개월 동안 인쇄용지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공정위는 총 338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담합 전 경쟁수준으로 가격을 재결정하도록 시정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자진 신고 감면제도’(리니언시)가 적용되면서 최종 과징금은 1441억원으로 축소됐다. 한솔제지는 과징금 1425억원이 전액 면제됐다. 무림 계열사들도 517억원이 감액됐다. 감면된 과징금은 총 1942억원이다.

연합회는 “이번 결정이 반복적으로 이뤄진 인쇄용지 제지업계의 가격담합 행위에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리니언시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상습적인 담합 기업의 책임을 경감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연합회는 “담합 억제라는 제도의 본래 취지가 훼손되고 공정한 시장질서가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회에 따르면 6개 인쇄용지 제지사들은 담합 기간 인쇄용지 판매가격을 평균 71% 인상했다. 다수의 중소 인쇄업체들은 원가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지 못해 수익성 악화, 고용 불안, 설비투자 위축 등 경영난을 겪고 있다.

전국 중소인쇄업계는 정부와 국회, 공정거래위원회에 다음 4가지를 촉구했다. △과징금 감면 결정의 법적 근거와 감면 기준, 심의 과정의 투명한 공개 △담합으로 피해 입은 영세 인쇄업체와 소상공인의 경영회복을 위한 피해구제와 경쟁력 강화 대책 마련 △상습·반복 담합에 대한 리니언시 적용 제한 등 제도 전면 재검토 △대기업들의 투명한 거래질서 확립과 상생협력을 위한 사회적 대화 참여 등이다.

박장선 한국인쇄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공정한 시장질서가 바로 서고 담합으로 인한 피해가 실질적으로 회복될 때까지 모든 법적·제도적 대응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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