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을 일구는 사람들 20 정고운 하루하루움직임연구소 대표

“재활치료 후 맞춤운동으로 회복 사각지대 해결”

2026-07-22 13:00:01 게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10년 물리치료사 경험 … 의료와 일상회복 연결 ‘어댑핏’ 개발

AI와 운동정보 맞춤형 결합 … 5년간 5000명 정보·경험축적

건강관리 첫 소비자중심경영 인증 … 예방중심 건강체계 구축

세계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미국대통령의 강력한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세계는 불확실성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한국은 지속되는 저성장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다. 사상 최대 수출을 기록하고 있지만 극히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수출경쟁력이 추락하고 있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했다. 한국경제 성장은 혁신정신이 일궈 온 성과다. 내일신문은 기업가정신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혁신가들을 연재한다. 그들의 고민과 행보가 한국경제와 중소기업이 나아갈 방향에 좋은 지침을 담고 있어서다.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하루하루움직임연구소 마곡점에서 만난 정고운 대표가 어댑핏(Adapfit)에 대한 설명과 창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 김창배 기자
병원에서의 치료는 끝났지만 회복은 끝나지 않는다. 재활치료를 마친 장애인 고령자 만성질환자 상당수는 어떻게 운동을 이어갈지 알지 못한다. 치료 후 회복 사이에는 여전히 메워지지 않은 공백이 존재한다.

지난 7일 서울 강서구 마곡에서 만난 정고운 하루하루움직임연구소 대표는 이 문제를 복지의 사각지대가 아니라 새로운 헬스케어 산업의 출발점으로 바라봤다.

10년간 물리치료사로 일하며 수많은 환자를 만난 그는 치료보다 중요한 것은 치료 이후의 삶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경험했다. 병원중심 의료가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기술과 실험자료, 운동으로 풀어낸 결과가 인클루시브(포용형) 헬스케어 플랫폼 ‘어댑핏’(Adapfit)이다.

◆병원 밖에서 만든 새로운 시장 = 2020년 시작한 창업의 출발점은 가족이었다. 어린 시절 뇌졸중을 겪은 할아버지는 병원치료를 통해 기능을 회복했지만 퇴원이후 운동을 지속할 방법을 찾지 못해 상태가 다시 악화됐다. 병원에서는 운동을 계속할 것을 권유했지만 방법을 알려주지는 않았다.

그는 “재활과 일상 사이의 공백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해결해야 할 구조적인 문제였다”며 “치료가 끝난 뒤에도 건강관리가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창업초기 시장은 냉담했다. 운동취약계층을 위한 서비스를 두고 “복지사업 아니냐” “시장성이 있겠느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정 대표는 장애인 스포츠바우처의 낮은 이용률, 재활이후 운동부족으로 인한 기능저하와 재입원 사례 등을 분석하며 수요를 입증했다. 개인뿐 아니라 가족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복지예산 등 다양한 비용부담 주체를 연결하며 새로운 시장구조를 만들어갔다.

◆개인별 맞춤형 건강관리 = 어댑핏은 운동 프로그램보다 개인의 기능을 분석하고 데이터를 축적하는 어플리케이션(앱)이다. 어댑핏 핵심은 ‘어댑피팅’(Adapfiting)이다. 개인 상태를 분석하고 맞춤형 운동을 설계하는 구조다. 또 AFC(Adapfit Functional Code) 라는 체계로 이동능력 임상증상 가동범위 같은 신체상태 정보를 입력하고 구조화한다. 즉 몸 상태를 항목화해서 기록하고 추적하는 방식이다. 또한 화상연결로 실시간 자세교정이 이뤄지는 1:1 비대면지도도 진행된다. 그룹 온라인 수업에서는 재활전문 지도자가 화상으로 그룹원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살핀다.

운동과정에서 축적되는 정보는 인공지능(AI)이 분석해 축적한다.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정보가 쌓이고 서비스 정확도도 함께 높아지는 구조다. 다만 AI가 전문가를 대신하지는 않는다.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특수체육교사 등 전문인력이 직접 평가와 운동처방에 참여하고 AI는 정보를 분석해 최적의 운동방향을 제안한다. 기술 효율성과 전문가 경험을 결합한 것이 차별점이다.

서비스도 다양하다. 부산과 서울, 대구에서 무장애운동센터(어댑핏스튜디오)를 운영하며 방문재활운동 온라인지도 영상콘텐츠까지 하나의 체계로 연결했다. 이용자의 생활환경에 맞춰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 2023년 행복나눔재단과 함께 진행한 ‘어댑핏 게임즈’에는 총 32명이 참가해 12명의 장애인과 팀으로 함께했다. 현장 참여자들이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 줄 몰랐다”고 반응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장애인 최초의 피트니스 대회라고도 할 수 있는 이 대회는 경험을 일상 속 운동기록 프로그램인 ‘어댑핏 챌린지’로 확장하며 운동 지속성과 참여유지 효과를 이어가고 있다.

2020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 누적 5000명 이상에게 맞춤형 운동 서비스를 제공하며 기능평가 정보를 축적해 왔다. 또한 국립재활원 기술이전과 기업부설연구소를 기반으로 AI 기반 맞춤형 운동 추천기술을 고도화하고 등록특허와 국내외 특허출원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2023년 팁스(TIPS) 창업프로그램에 선정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AI 기반 운동정보 분석과 서비스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건강관리 서비스 분야 최초 CCM 인증 = 하루하루움직임연구소는 지난해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을 획득했다. CCM은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이 공동운영하는 국가공인 인증제도다. 제품과 서비스 전 과정이 소비자 중심으로 운영되는지를 평가한다.

정 대표는 “이번 인증은 건강취약계층에게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며 “AI는 사람을 대신하는 기술이 아니라 전문가의 경험을 더욱 정교하게 만드는 도구”라고 말했다. 창업직후 시작된 코로나 상황에서도 비대면지도로 위기를 극복했다. 15명의 함께하는 직원들의 열정으로 2024년부터 약 11억원 정도의 매출도 기록하고 있다.

정 대표는 “우리가 만드는 것은 운동 프로그램이 아니라 병원과 일상을 연결하는 건강관리 기반시설”이라며 “누구나 자신의 신체조건에 맞는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는 건강관리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창배 기자 goldw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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