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와 국민권익위원회가 청렴한 미래 인재 양성과 청렴 문화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9일 동국대 서울캠퍼스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윤재웅 총장과 정영식 기획부총장을 비롯한 동국대 주요 인사와 유철환 위원장, 정재창 대변인, 최선호 고충민원심의관, 김세신 청렴연수원장 등 국민권익위원회 주요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번 협약으로 양 기관은 대학생·교직원의 청렴 가치관 확립을 위한 청렴 교육 운영, 청렴 교육 정규교과 개설과 운영, 대학생·교직원의 고충 상담과 해결 등 청렴 문화 확산을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윤 총장은 “개인의 도덕성과 청렴성은 건강한 사회의 근간이다. 국민권익위원회와의 협약을 계기로 우리 대학 구성원 모두가 청렴한 가치관을 실천하고, 나아가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청렴 문화 확산에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유 위원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학생들이 청렴을 단순히 이론으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학교생활 안팎에서 자발적으로 실천하는 가치 규범으로 삼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정리 송지연 기자 nano37@naeil.com
반도체공학과 신설 교과·논술전형 간소화 서강대는 2026학년 수시에서 반도체공학과를 신설했다. 교과전형과 논술전형의 전형 요소를 간소화한 것도 눈에 띈다. 학생부교과 지역균형전형은 학생부 교과 90%+비교과(출결) 10%에서 학생부 교과 100%로, 논술 일반전형은 학생부 교과 10%+비교과(출결) 10%+논술 80%에서 논술 100%로 바꿔 선발한다. 그 외엔 전년과 흡사하다. 서강대 수시 지원 시 유의할 점을 장희진 입학사정관에게 들었다. 대학별 전형 분석 자문단 강권일 교사(제주 삼성여자고등학교), 오원경 교사(경기 용인홍천고등학교), 유태혁 교사(서울 세화여자고등학교) Q 2025 대입 결과는? 학생부교과 지역균형전형은 경쟁률 14.79:1, 최종 등록자의 70% 컷은 1.31~1.71 사이에서 형성됐다. 전년 대비 모두 상승했다. 2024학년 경쟁률·70% 컷이 전년보다 낮아 2025 지원자의 심리적 부담이 낮아진 점, 최상위권이 모집 인원이 증가한 의대로 이동함에 따라 합격선 하락을 예측한 상위권 지원자가 증가한 점, 합격 여부를 예측하기가 용이하고 면접을 보지 않는다는 점에서 종전 학생부종합전형 지원층 중 교과 성적이 비교적 우수한 일반고 학생이 다수 이동한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반면 학생부종합 일반전형의 70% 컷은 하락했다. 지원자층의 영향이 크다. N수생 지원자가 40%에 달했는데, 이들의 교과 성적은 재학생보다 낮은 편이다. 특목·자사고 지원자 규모는 유지되고 일반고 학생이 교과전형으로 이동한 자리를 교과 성적이 낮은 N수생이 차지하면서 지원자 집단의 평균 교과 성적이 낮아졌고, 70% 컷도 하향세를 보였다. 단, 등록자의 90%가 재학생이다. 자기소개서 폐지 이후 N수생 지원이 급증하는 추세지만 합격률은 낮다. Q 지난해 신설한 세 자유전공학부 평가 결과에서 주목할 점은? 경쟁률은 평균을 웃돌았고, 합격선도 별다른 특이점은 없었다. 서강대 자유전공학부의 특징은 인문학기반, SCIENCE기반, AI기반 등 세 모집 단위로 나누어 모집했다는 데 있다. 모두 전공 선택에 제한이 거의 없는 ‘유형 1’에 속하는 만큼 선발 시 특정 계열이나 성향의 학생을 선발하려 구분한 것이 아니다. 선발해보니 종합전형 서류 평가 과정에서 지원자들이 계열 적합성을 바탕으로 지원했다는 인상이 짙었다. AI기반에서는 고교에서 <미적분> <기하>를 이수한 자연 계열 성향이 강한 학생이 대부분이었다. 세 자유전공학부는 특정 전공과 관련되지 않지만 자신의 흥미나 관심 분야를 제대로 탐구했거나 중간에 진로가 바뀐 학생에게 적합한 모집 단위라는 점을 올해 수험생이 참고하길 바란다. Q 교과전형에서 자연 계열 성향 지원자의 인문 지원 비율은? 최저 기준 충족 시 수학 선택 과목을 기준으로 <미적분> <기하> 선택자가 인문 계열 지원자의 38%, 등록자의 30%에 달했다. 최근 인문 계열 성향 학생 중 상위권 또는 상경 계열 지망생의 <미적분> 선택 비율이 늘었다지만, 눈에 띄는 수치다. 고교에서 자연 계열 쏠림이 심화돼 수학·과학 위주로 수업을 들었지만 과학이 잘 맞지 않아 상경 또는 사회과학 모집 단위로 진로를 변경한 학생이 집중 지원한 것으로 유추한다. 서류나 면접 평가가 없어 학생 입장에선 부담이 없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Q 종합전형 평가 요소 중 학업 역량의 융합 능력, 성장 가능성의 경험에 대한 개방성, 목표에 대한 지속성에 대해 설명한다면? 융합 능력은 쉽게 말하면 메타인지다. 학생들은 ‘융합’을 인문·자연을 넘나드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범주가 훨씬 넓다. <수학1>의 미적분 내용을 <미적분> 학습 시 연결하는 등 과목·단원·학년 간 학습을 잇거나, 수업-창체를 연결하는 등 본인이 공부한 것을 잘 활용하면 충분하다. 경험에 대한 개방성은 학교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활동에 열린 마음으로 참여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평가 요소다. 전공·진로 관련 활동에만 매몰되면 오히려 시야가 좁아지고 전공과 관련 없으면 도전을 꺼린다. 한데 고교 과정은 보통교육으로 시민으로 살아갈 기초를 쌓아주며, 고교에서 다양하게 도전하며 경험을 쌓은 학생은 대학의 고등교육 또한 잘 흡수해 성장하는 편이다. 성적이나 진로와 관련 없어도 학교생활에 성실히 참여했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목표에 대한 지속성도 대학이 학문적 성격에 따라 분류한 전공보다 학생 개인의 관심과 노력에 초점을 맞춘 평가 요소로 보면 된다. 자신의 목표를 고민하고 도전하고 파고든 경험을 평가하기에 지망 전공이 바뀌어도 문제없다. 예를 들어 생명과학에 관심이 있어 공부하다가 바이오 데이터에 흥미를 느꼈고, 수학적 개념을 바탕으로 데이터가 활용됨을 알게 돼 수학 학습에 집중한 지원자처럼 본인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탐색·발전시킬 수 있다면 어느 모집 단위에 지원했든 학생의 목표에 대한 지속성은 인정받을 수 있다. Q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에게 조언해준다면? 계열 불문 시간을 잘 배분해야 한다. 인문 계열 논술고사는 논리형 논술이라 정답이 있다. 제시문에서 무엇을 묻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훈련을 하면 좋다. 자연 계열의 수리 논술은 소문항이 독립적인 편이다. 수능처럼 모르는 문제는 빨리 넘어가되 부분 점수를 부여하는 점을 고려해 문제 풀이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때 모든 대문항에 답변을 쓰지 않으면 과락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하라. Q 신설된 반도체공학과를 소개한다면? 반도체공학과는 수시에서 학생부교과(지역균형) 3명, 학생부종합(일반) 14명을 선발한다. 시스템반도체학과는 SK하이닉스와의 계약학과로 반도체 설계에 특화돼 있고, 전자공학과는 다양한 세부 분야의 하나로 반도체를 다룬다. 반도체공학과는 그 중간, 반도체 분야에 집중하면서 설계와 소자, 공정 시스템을 폭넓게 다룬다. 교육과정에 차이가 있다. 반도체특성화대학지원사업 재원으로 다양한 장학 혜택이 제공된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특히 신입생(정원 외 입학생 제외)은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2학년 진급 전 1인당 1천만 원의 생활비 장학금을 받는다. Q 2028 대입 전형 설계에서 고민하고 있는 점이 있다면? 정시에서 학생부를 반영하는 것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 2028 수능은 고1·2 과목 위주라 자칫 일선 고교 교실이 파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수시는 아직 검토할 사항이 많다. 내신 5등급제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경험하지 못했고, 학생부 내용도 바뀌었다. 고1 1학기 결과를 보고 신중하게 방향을 정리하려 한다. Q 올해 수시 지원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부담 갖지 말고 도전하라. 최저 기준 충족자 및 추가 합격자 등을 고려하면 교과전형은 모집 인원의 4~5배수, 종합전형은 2~3배수까지 합격권에 든다. 또 경쟁률이나 합격선 등 입시 결과는 3년 치를 확인하길 권한다. 해마다 경쟁률의 차이가 커 지난해 결과만 보면 예상과 다른 결과를 얻기 쉽다. 무엇보다 서강대는 지원 전공과 고교 활동의 결이 맞지 않거나 진로를 변경했어도, 자신의 목적이나 목표를 세워 충실히 이행했다면 높이 평가한다. 이 점을 지원에 참고하길 바란다. 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AI로 신약 만들어 알츠하이머 치료하고 싶어요 고등학교 3년 내내 서율씨는 ‘신약’이라는 키워드를 놓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혼란스러울 때 백신 연구의 중요성을 실감했고 다양한 활동으로 뇌과학과 약물 개발 탐구를 이어갔다. 알츠하이머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에 주목해 뇌과학으로 시야를 넓혔고, 약물 개발에 따르는 윤리 쟁점까지 확장했다. 수업에 충실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쌓아온 서율씨를 만났다. 가족을 향한 애정에서 시작된 신약 개발의 꿈 서율씨는 어린 시절 잠시 할머니 손에 자란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 사라질지도 모를 할머니의 기억을 지켜주고 싶다는 바람은 자연스럽게 신약 개발이라는 진로로 연결됐다. “중학교 때 코로나19를 겪으며 백신의 절실함을 느꼈고, 그때부터 약을 만드는 일, 신약 개발이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진로가 뚜렷해지자 고등학교 선택에도 기준이 생겼다. 서율씨가 선택한 한영고는 과목 선택의 폭이 넓고 진로 활동이 활발한 학교였다. 수시전형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도 인상적이었다. 학생부와 면접 준비는 담임 교사뿐 아니라 과목 교사도 함께 도왔고, 내신 경쟁이 치열했지만 진로 중심의 학습 환경은 큰 도움이 됐다. “고1 자율 활동 시간에 ‘알츠하이머 파헤치기’라는 주제로 카드뉴스를 제작하면서 심화 탐구를 했어요. 뇌에 축적되는 베타 아밀로이드, 타우 단백질과 같은 물질이 기억 소실의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뇌과학에 대한 관심도 커졌죠. 고1 <통합사회> 수업에서는 약물 개발 과정에서 필요한 윤리 판단과 제도를 배우며, 과학과 사회가 맞닿는 지점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됐고요.” 서율씨는 과학 개념이나 약물 작용을 탐구할 때는 학교 도서관의 전문 서적을 활용했고, 가치 판단이 개입된 주제는 다양한 기사를 읽으며 비교·분석했다. “언론사마다 주목하는 가치나 논조가 조금씩 달라 기사를 세 개 이상 비교하면서 읽었어요. 알츠하이머를 다룰 때 환자 가족의 입장, 약물 효과나 부작용 등 각각 초점이 다르더라고요. 다양한 시선으로 탐구 주제를 접하다 보니 사람의 기억을 지켜주는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고 싶다는 꿈도 더 확실해졌어요.” <생명과학> <정보> 융합해 반사회적 인격 장애 탐구 서율씨는 희망 진로에 맞춰 <화학Ⅰ·Ⅱ> <생명과학Ⅰ·Ⅱ> <지구과학Ⅰ·Ⅱ>를 선택해 깊이 있게 공부해나갔다. 신약 개발과 밀접한 화학과 생명과학에 관심이 많았고 경쟁률이 높았던 화학 탐구 동아리에도 들어가 3년간 열심히 활동했다. 탐구 주제는 언제나 수업에서 찾으려고 노력했다. 1학년 <통합사회>에서는 유전자 변형 식품(GMO)을 주제로 생명 윤리와 사회 제도를 연결했다. 2학년 <사회문제탐구>에서는 알츠하이머와 스트레스의 연관성을 과학적 근거와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관련 정책의 실효성까지 비판적으로 검토했다. 3학년 <생명과학Ⅱ>에서는 낫 모양 적혈구 빈혈증의 치료 사례를 통해 유전자 수준의 질병 치료 원리를 이해하고, 알츠하이머 예방에 응용할 방법을 발표했다. “탐구 주제를 정할 때 교과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려 했어요. 너무 어려운 내용은 이해하기도 힘들고, 면접에서 제대로 답하지 못하면 오히려 불리할 수 있거든요.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토대로 진로와 연결하되 약간 심화한 주제를 선택했죠. 검색만 해도 바로 나오는 흔한 주제는 피하고 뇌과학과 연결되면서 학교에서 실험까지 해볼 수 있는 주제가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인공지능수학> <확률과 통계> 수업에서는 통계를 기반으로 약물 반응을 직접 예측해볼 수 있었다. 통계청 자료로 추세선을 만들어 수학을 활용했고 어려운 부분은 팀원과 선생님의 도움을 받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으로는 3학년 때 <융합과학> 탐구 활동으로 진행한 ‘AI 기반 사이코패스 예측 시스템’ 프로젝트였다. <생명과학Ⅱ>와 <정보>를 융합해 반사회적 인격 장애가 있는 사람의 뇌 구조가 일반인과 다르다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AI를 이용해 뇌 MRI 데이터를 분석했고, 고위험군을 구분할 수 있는지 탐구했다. 서율씨는 공개 뇌 영상 데이터를 수집했고, 팀원은 AI 모델을 학습시켜 데이터를 분류했다. 실험 과정에서 오류가 반복돼 어려움도 많았지만 AI가 뇌 사진을 분류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AI와 신약을 동시에 배우는 교육과정 서율씨는 논술전형으로 2곳, 학생부종합전형으로 4곳에 지원한 결과, 덕성여대 AI신약학과에 일반전형으로 최초 합격했다. 제약회사 인턴십을 비롯해 졸업 후 기회가 넓다는 점에 만족한다고. “학교와 동아제약이 연구 협약을 체결해 인턴십 기회도 많고 졸업 후 진로도 탄탄해요. 대신 수업은 정말 쉴 틈이 없어요. AI와 신약을 동시에 배워 다른 과의 1년 공부를 한 학기에 소화해야 하거든요.” 서율씨는 고교 시절 깊이 다루지 못했던 뇌과학과 정신 질환 연구를 본격적으로 할 계획이다. 각종 연구에도 참여하고 대학원 진학도 염두에 두고 있다. 최종 목표는 제약회사의 신약 개발 연구원이다. “진로가 뚜렷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학부제나 자유전공 제도를 활용해 다양한 전공을 공부하며 방향을 찾을 수 있거든요. 흥미와 적성에 맞는 길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해요.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자신을 믿고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취재 박선영 리포터 hena20@naeil.com
서울시립대가 서울 RISE 사업에서 총 3개 프로젝트 3개 사업의 주관대학으로 선정돼 서울 RISE 센터와 협약을 맺는다. 이번 선정으로 서울시립대는 첨단 미래 전략사업 육성과 지역 문제 해결, 시민 대상 평생학습 고도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서울형 혁신의 대표 모델을 구축한다. 서울시립대는 숭실대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서울형 5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도심형 산학협력 생태계 활성화 사업에 선정됐다. 기술사업화 탐색 연구 전담 조직 ‘S-LAB’을 기반으로 한 실증 공간, 기술사업화 연계 프로그램, 현장 중심 기업 협업 센터를 통해 지역 기반 산업체의 혁신 역량을 강화하고 고급 기술 인재 양성과 기술 창업을 촉진할 계획이다. 창업을 중심으로 상권 활성화, 돌봄, 환경 등 도심의 다양한 과제를 아우르는 지역 혁신 사업도 추진한다. 주민·지자체·산업계·대학이 함께 참여하는 ‘SI+(Seoul Impact Plus) 플랫폼’을 기반으로 협력 거버넌스 모델을 구축해, 도출된 성과는 타 자치구·지역으로 확산한다. 또한 서울시립대는 삼육보건대와 함께하는 평생교육 고도화 사업을 통해 시민 대상의 대학 교양강좌와 맞춤형 직무 교육을 확대할 예정이다. 생애주기별 학습 경로를 제공하고 짧으면서 실용적인 마이크로디그리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등 성인 학습자 맞춤형 재교육 체계를 구축한다. 정리 송지연 기자 nano37@naeil.com
이른 정시 파이터는 오히려 독! 기본기 닦아 재도전 성공했죠 염도헌씨는 두 번의 도전 끝에 고려대 스마트모빌리티학부에 입학했다. 스마트모빌리티학부는 현대자동차 계약학과로 재학 중 학비와 생활비가 지원되고 학·석사 5년 통합 과정으로 운영되다 보니 합격선도 높다. 도헌씨는 2학년 1학기까지는 내신을 챙기고 학교생활을 성실히 했으나 더 높은 목표를 향해 ‘정시 파이터’를 선언했고 그 후에 다소 나태해졌다. 그 때문에 기대했던 첫 수능에선 좋은 결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를 교훈 삼아 기본기부터 철저히 쌓았고 두 번째 도전에서는 가파른 성적 향상을 이룰 수 있었다. Q. 정시에 주력하게 된 이유는? 2학년 1학기까지는 친구들처럼 학교생활에 충실했고 평균 내신은 2.7등급을 받았어요. 선생님과 상담해보니 해당 성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이 제 목표와는 거리가 있더라고요. 학교 시험은 학습 내용을 철저히 암기한 뒤 선생님의 출제 유형을 숙지하고 수업 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요. 학업 역량이 비슷한 학생이 많은 모교는 변별을 위해 수능형 문제를 출제하는 경우가 많아 내신과 수능을 함께 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어요. 수능은 한 번 실패하면 1년을 허비하게 된다는 위험 부담이 있어 고민했죠. 하지만 내신 성적을 더 높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고, 수능은 성적 향상 가능성이 크다는 생각이 들어 정시에 마음이 가더라고요. 내신 대비 모의고사 결과가 훨씬 좋기도 해서 결국 정시를 주력 전형으로 선택했어요. Q. 고등학교 생활과 첫 수능은? 정시로 방향을 바꾼 후 학교생활은 눈에 띄게 느슨해졌습니다. 저는 롤 마스터를 찍을 정도로 게임을 좋아했어요. 내신을 챙길 때는 학교생활로 바쁘게 지내다 보니 시간이 없어 게임과도 거리를 뒀는데 정시로 마음을 굳힌 뒤엔 수능까지 시간이 많다는 생각에 점점 나태해졌습니다. 그 때문에 고2 여름방학부터 고3을 앞둔 겨울방학까지 공부량이 크게 줄었습니다. 수능에서 선택한 과목, <물리학Ⅰ> <화학Ⅰ> 은 내신 공부가 수능 대비라고 생각해 열심히 했고 도움도 됐으나 다른 과목은 놓아버렸죠. 국어 내신은 <언어와 매체>를 선택했는데 수능에서 <화법과 작문>을 선택하면서 그마저도 도움이 되지 않았고요. 수학과 화학은 공학 계열로 진학하려는 목표가 있어 열심히 공부했어요. 고3 모의고사 성적이 상승세여서 내심 수능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했죠. 그러나 과도한 부담감을 안고 임한 첫 수능에서 어려운 문제를 만나니 크게 당황했고 국어 4등급, 영어 3등급, 화학 3등급이라는 충격적인 성적을 받았어요. 고난도 문제를 꾸준히 푼 수학만 1등급을 받았어요. 결국 첫 번째 도전에선 원서 접수만 하고 대비는 안 한 논술전형부터 정시까지, 지원한 대학에 한 곳도 합격하지 못해 재수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Q. 두 번째 수능 대비는 어떻게 했나? 패인을 분석해보니 2학년 때 일찌감치 ‘정시 파이터’를 선언하면서 각 영역의 기본기를 소홀히 했던 것이 문제였어요. 그래서 9월까지는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하며 정공법을 택했어요. 국어는 틈나는 대로 소설 등의 글을 꾸준히 읽는 습관을 들이면서 기출문제 위주로 반복 학습했습니다. 이후 9월부터 수능까지는 실전 모의고사를 통해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문제를 푸는 연습을 했고요. 수학은 9월까지는 난도 높은 문제를 하나라도 깊이 있게 고민하면서 사고력을 키웠고, 9월 이후에는 실전 모의고사를 반복하며 시간을 단축하는 연습을 했습니다. 과학탐구도 공부법은 수학과 비슷했습니다. 영어는 9월까지는 어휘 암기와 문장 단위의 정확한 해석을 주로 했고, 9월 이후 모의고사를 통해 시간 내에 고득점을 얻는 훈련을 했습니다. 전체적인 성적 향상을 위해 9월까지는 취약 과목인 국어를 위주로 공부하는 동시에 영어와 화학에 집중했고, 9월 이후에는 수학과 과탐을 중심으로 점수를 지킬 수 있도록 공부 계획을 짰습니다. 무엇보다 공부량이 늘고 실력이 올라가니 시험 부담감은 줄어들고 어떤 결과에도 상심하지 않을 정도로 담담함이 생기더라고요. 그 결과 국어와 영어는 2등급, 수학과 과탐은 모두 1등급으로 성적이 향상됐습니다. Q. 후배들에게 조언해준다면? 공부도 편식이나 기복은 좋지 않습니다. 한 번에 쏟아붓듯 과하게 몰입하고 이내 지쳐 손을 놓아버리기보다는 꾸준히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야 해요. 과한 기대감이나 벅찬 부담감을 갖기보다는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따르리라는 담담한 믿음으로 꾸준히 공부해야 합니다. 두 번의 도전을 통해 얻어낸 저의 깨달음이기도 하죠. 흔히 재수를 쉽게 얘기하는데, 외향적인 제게 동료와의 대화를 차단하고 공부에만 몰두하게 하는 종합 학원은 견디기 힘들었어요. 주말 중 하루는 친구들과 모여 종일 게임만 하며 보내거나 국어 성적 향상을 위해 의무감으로 시작한 소설 읽기를 취미로 삼으며 그 시간을 견뎌냈죠. 여러분도 나만의 방법을 찾아 고된 수험 생활을 이겨내기 바라요. TIP 내게 맞는 과목 선택 & 탄탄한 기본기로 점수 향상 “내게 맞는 과목 선택” 수능 선택 과목은 <화법과 작문> <미적분> <물리학I> <화학I>을 택했다. 취약 과목인 국어는 고득점에 유리하고 나와 잘 맞는 <화법과 작문>을 택했다. 재수 시절 6월 모평 때 <언어와 매체>를 시도해봤으나 더 낮은 점수가 나와 <화법과 작문>으로 복귀했다. 과탐은 2학년 때 배운 <물리학Ⅰ> <화학Ⅰ> <생명과학Ⅰ> 중 유전 영역이 어려운 <생명과학Ⅰ>을 제외하고 나머지 두 과목을 택했다. <물리학Ⅰ>은 역학의 최고난도 문항을 빼면 나머지 영역은 비교적 수월하게 공부할 수 있다. <화학Ⅰ>은 선택자 수가 줄고 점수 변동성이 커서 더 철저한 대비가 필요했다. “탄탄한 기본기로 점수 향상” 가장 취약한 과목인 국어는 어렸을 때부터 누적된 독서 부족이 원인이라는 생각에 자투리 시간을 모두 털어 소설 읽기부터 시작했다. 영어도 마찬가지로 쉬운 문장부터 정확히 해석하는 정독을 통해 기본 실력을 키워갔다. 국어는 김승리 강사의 인강이 도움이 됐는데 낮은 등급에서 실력 향상을 꾀하는 방법을 잘 알려줬다. 자투리 시간에 독서를 권한 것도 김승리 강사였다. 영어는 이명학 강사의 강의가 도움이 됐는데 꽉 짜인 논리와 정확한 독해를 강조해 영어 공부 습관을 교정할 수 있었다. 화학은 김강민 강사의 강의로 각 단원의 핵심을 이해했고 만점에 도달할 수 있었다. 취재 윤소영 리포터 yoonsy@naeil.com
의약학 계열 학생부종합전형 수능 최저 신설 경희대 2026학년 수시는 전년과 큰 차이가 없다. 학생부교과 지역균형전형은 고교별 추천 기준이 재학생부터 삼수생(2024년 2월 졸업자)까지로 범위가 확대되고 추천 인원 제한도 사라졌다. 단, 학생부 ‘학교 폭력 사실’ 4호 이상은 추천이 불가하다. 학생부종합 네오르네상스전형은 의예·치의예·한의예·약학과에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신설했다. 1단계 선발 인원을 4배수로 늘렸으며, 자유전공학부도 새롭게 12명을 선발한다. 경희대 임진택 입학사정관팀장에게 2026 수시 지원 시 주목해야 할 점을 들었다. 대학별 전형 분석 자문단 강권일 교사(제주 삼성여자고등학교), 오원경 교사(경기 용인홍천고등학교), 유태혁 교사(서울 세화여자고등학교) Q 2025 대입은 무전공 확대가 이슈였다. 결과는? 전반적으로 자연 계열 지원·합격자가 늘었다. 평가해보니 지원자 유형이 몇 가지로 나뉘었다. 경희대는 무전공 모집 단위에서도 학생의 성향, 즉 계열의 특성이 드러나는 학습과 경험을 깊이 쌓은 학생을 높이 평가한다. 따라서 지원 계열 관련 과목 선택이 두드러진 경우, 해당 과목 성적이 우수하고 여러 경험을 깊게 한 학생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관련 과목은 충분히 이수했으나 성적은 다소 미흡한 학생들도 있었다. 대개 자연 계열을 희망하지만 성적 부담에 따른 우회 지원 사례로 보여 ‘학업 역량’ 항목에서 낮게 평가받았다. 특정 계열 관련 과목 이수가 두드러지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이때 전 교과 성적이 두루 좋고 다방면으로 폭넓게 경험을 쌓은 학생이 있는 반면, 중도에 과학에서 사회로 집중 이수한 탐구 교과가 달라진 사례도 있었다. 전자는 딱 들어맞는 전공을 찾기 어려웠을 뿐 학업·탐구 역량을 충분히 갖춘 지원자로 무전공의 취지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후자는 성취도에 따라 판단이 달라졌다. 과학 교과 성적이 타 교과에 비해 낮았다면 성적 때문에 진로를 변경한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 경우 국어·영어·사회 교과에 집중하며 인문 계열 관련 심화 학습·활동을 해온 지원자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졌다. 학생들이 자율(자유)전공학부를 융합적 인재를 선발한다고 인식해 이수 과목의 다양성에만 초점을 두는 경우가 있는데, 애매한 융합보다는 관심 분야를 깊이 학습하고 폭넓은 경험을 쌓은 학생을 대학은 더 높이 평가한다. 자율(자유)전공학부는 입학 후 대부분의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만큼, 자기 주도적인 학업·활동 경험을 갖춘 학생이 대학에서도 주도적으로 전공을 탐색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Q 최저 기준 충족률 변화는? 경희대는 지난해 계열별 필수 응시 과목을 폐지했으나 교과전형과 논술전형에 적용하는 최저 기준의 탐구 영역 반영 방식을 상위 1과목에서 2과목 평균으로 변경했다. 수험생 입장에선 강화됐다고 체감하는 요소로 충족률도 8%가량 하락했다. 자율(자유)전공학부의 최저 충족률은 71.0%로 평균보다 높았다. 교과전형의 최저 충족률은 최근 3년간 하락세였으나 2026 수시부터 삼수생까지 지원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상승할 것으로 본다. Q 의약학 계열 모집 인원이 수시에선 줄고 정시에선 늘었는데? 2026 수시에서 의예·치의예·한의예과와 약학과는 종합전형에 최저 기준을 도입하는 한편, 모집 인원의 50%를 정시에서 선발한다. 변별 때문이다. 지원자 대부분이 교과 평균이 1.0등급 내외인 최상위 학생이고, 학생부 기록의 질 또한 대동소이하다. 현재의 수시 평가 자료로는 아주 미세한 차이로 당락이 갈려 고민이 컸다. 학생 부담을 낮추고 적정한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의치한약 계열 모집 단위는 수능의 영향력을 높이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Q 지역균형전형에서 교과종합평가의 실질 영향력은? 전년 최종 등록자 기준으로 보면 실질 반영률은 약 11%로 낮은 편이다. 평가 방식 때문이다. 교과종합평가는 교과 성적과 세부 능력 및 특기 사항만 전형 자료로 활용, A·B·C 3단계로 정성 평가한다. 학업 역량(학업 수행 충실도)과 진로 역량(교과 이수 충실도)을 절반씩 반영한다. 전자는 수업 활동을 충실히 수행했는지를 본다. 후자는 지원 계열에 따라 평가 관점이 다소 차이 난다. 자연 계열은 핵심 권장 과목 이수 여부와 그 성취도에 집중한다. 인문 계열은 전반적인 이수 상황과 성취도를 보면서, 일반선택 과목과 진로선택 과목 비율까지 살핀다. 자연 계열은 과학 Ⅱ과목이나 <기하>처럼 난도가 높지만 대학 전공과 학문적 연계성이 높은 과목이 진로선택 과목에 편성돼 있지만, 인문 계열은 전공 학습의 기초와 관련된 과목 대부분이 일반선택 과목이다. 인문 계열 지원자가 진로선택 과목을 집중 이수했다면 평균 성적 향상을 우선한 선택으로 판단해 A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 경희대는 내신 성적 평가에서 진로선택 과목은 상위 3과목만 반영한다. 보여주기 위한 과목 선택보다 기본에 충실하길 바란다. 단 자율(자유)전공학부는 모집 단위 특성상 학업 역량만 살피며, 의약학 계열은 지원자들의 차이가 미미해 교과종합평가의 반영률(최종 등록자 기준)이 22.0%로 높다는 점은 참고하라. 한편 네오르네상스는 면접 평가의 실질 반영률이 23.7% 정도다. 서류 확인 면접으로 질문 난도가 높지 않고, 학생들도 해마다 더 탄탄하게 준비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은 편이다. Q 미래정보디스플레이학부를 신설하는 등 모집 단위를 개편했는데? 신설된 미래정보디스플레이학부는 88명을 선발하며, 2학년 진학 시 소재·발광소자학전공과 구동소자·시스템학전공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종전의 기계공학과와 경영학과·회계·세무학과는 각각 기계공학부와 경영회계계열로 개편했다. 해당 학부 내에선 전공별 선택 인원 제한이 없는 무전공 ‘유형 2’에 해당한다. Q 2028 대입 전형 계획은? 학생 부담을 완화하면서, 정상적인 교육과정 이수를 유도할 방안을 고민 중이다. 그중 하나로 교과전형의 내신 성적 환산 시 탐구에 한해 성취도를 등급으로 치환하는 것과 원래 등급 중 더 높은 점수를 반영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성취도 부풀리기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2028 수능은 고1·2 공통 과목에서 출제돼 학생들이 필요한 과목을 기피하거나 고2·3 학교 수업이 붕괴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감수할 만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출결과 봉사 활동 등을 평가에 반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시 역시 고교 수업을 정상 이수한 학생들이 불리하지 않도록 하는 안을 고민 중이다. 교과 성적을 학생에게 부담이 가지 않는 수준에서 반영하는 방법, 검정고시나 해외고 출신과 분리 모집하는 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Q 올해 수시 지원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경희대는 전형별 특성이 명확한 대학이다. 자신에게 잘 맞는 전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전형 결과는 3년 치를 참고해야 한다. 모집 단위별 합격선이나 충원율 등이 비교적 일관적이라 지원에 도움이 된다. 학과를 선택하는 데도 참고할 만하다. 교육과정의 차이가 크지 않고 평가 기준도 유사한 데 합격선은 차이 나는 두 학과 중 자신에게 더 유리한 학과를 우회 선택하면 합격률을 높이면서 원하는 공부를 이어갈 수 있다. 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전형 요소 반영 비율, 수능 최저 기준 변화 주목 고려대 2026학년 수시는 다양한 변화가 있다. 우선 전형별 평가 방법이 달라졌다. 학생부교과 학교추천전형의 서류 반영 비중이 20%에서 10%로 줄어든 한편, 학생부종합 계열적합전형의 면접 비중도 50%에서 40%로 감소했다. 수능 최저 학력 기준도 변화가 있다. 최저 기준에서 필수 탐구 응시 과목이 폐지되면서 사회탐구 응시자도 자연 계열 지원이 가능해졌다. 학업우수전형의 반도체공학과 차세대통신학과 스마트모빌리티학부, 논술전형의 경영대학은 최저 기준이 완화됐고, 사이버국방전형의 최저 기준이 폐지됐다. 정시에서만 모집했던 학부대학이 수시에서도 16명을 선발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고려대 입학처 정안나 책임입학사정관에게 2026 수시에서 주목할 점을 들었다. 대학별 전형 분석 자문단 강권일 교사(제주 삼성여자고등학교), 오원경 교사(경기 용인홍천고등학교), 유태혁 교사(서울 세화여자고등학교) Q 2025 대입은 의대 증원의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됐다. 결과는? 비수도권 의대의 지역인재전형과 지원층이 가장 많이 겹칠 것으로 예상됐던 학교추천전형의 생명·바이오 관련 모집 단위의 결과 또한 예년과 비슷했다. 다만 비수도권 지원·합격자가 전년보다 소폭 감소했다. 학생부종합 학업우수전형은 면접이 없는 서류 100% 전형으로 바뀌면서 경쟁률과 합격선이 상승했다. 특히 비수도권 지원·합격자가 전년 대비 증가했다. Q 무전공 모집 단위의 인문·자연 성향별 지원·합격 비율은? 인문 계열 기준으로 평가한 자유전공학부 합격자 중 수능 과탐 응시자는 손에 꼽을 정도다. 자유전공학부는 전신이 법대이고, 제2전공으로 ‘공공거버넌스와 리더십’이 지정돼 있다. 수시에서는 학부의 정체성이나 교육과정에 적합한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는 내부의 의견이 반영됐다. 반면 공과대학 광역 모집은 자연 계열 성향 지원자가 몰렸다. 신설임에도 화공생명공학부 신소재공학부 전기전자공학부 등 공과대학에서도 우수 자원이 선호하는 모집 단위와 합격선이 유사하게 형성됐다. 올해도 평가 기준은 큰 변화가 없다. 또 정시 다군에서만 선발했던 학부대학은 올해 수시 학업우수전형에서 8명, 논술전형에서 8명을 선발한다. 학업우수전형은 자연 계열 기준으로 서류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며, 논술전형도 자연 계열 논술을 치른다. 자유전공학부와 학부대학 모두 유형 1에 해당하는 만큼 입학 후 전공 선택은 계열 제약 없이 열려 있다. Q 학교추천전형의 서류 평가와 계열적합전형의 면접 평가 비중을 10%씩 낮춘 이유는? 지원층이 유사한 타 대학의 교과전형은 대개 교과 100%로 선발한다. 그래서인지 지원자들이 고려대의 서류 평가 비중을 명시한 것보다 높게 체감하고, 일선 고교에서도 교과 100%에 비해 결과를 예측하기가 상대적으로 까다롭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수요자의 의견을 받아들여 조정했다고 보면 된다. 한편 교과 평가에서 평균 등급을 산출할 때 2·3등급 반영 점수가 각각 96점, 92점으로 조정됐다. 전년 같은 등급 반영 점수가 각각 98점, 94점이었음을 고려하면 1등급과 2, 3등급의 차이가 커졌다. 교과 성적의 영향력이 커지고 서류 평가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줄었다. 계열적합형의 면접 비중을 50%에서 40%로 조정한 것은 수험생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이다. Q 학교추천·학업우수전형의 최저 기준 완화와 자연 계열 수능 지정 과목 폐지에 따른 변화를 예상한다면? 학교추천전형은 최저 기준에 반영하는 탐구 과목을 2과목 평균에서 상위 1과목으로 바꾸고, 학업우수전형은 반도체공학과 차세대통신학과 스마트모빌리티학부의 최저 기준을 의과대학을 제외한 인문·자연 계열 기준인 4개 영역 합 8 이내로 완화했다. 최저 기준 충족률과 합격자의 교과 성적 평균이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다. 다만 수능 응시 지정 과목 폐지로 상승 폭을 구체적으로 예측하기는 어렵다. 한편 수능 응시 과목에 제약이 없어졌지만, 교과 평가에서 교과 이수 충실도를 살필 때 지원 모집 단위 계열과 관련한 교과 이수 여부 및 이수 단위 등을 반영한다. 종합전형은 물론, 자연 계열을 지망하면서 관련 과목 이수에 소홀했거나, 인문 계열 모집 단위에 지원한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Q 자연 계열 모집 단위에서 학업우수전형과 계열적합전형 지원·합격자의 수학·과학 교과 이수 단위 합계는 차이가 있었나? 두 전형을 비교하면 모집 단위에 따른 편차가 있었지만 평균적으로 계열적합전형의 지원·합격자의 수학·과학 이수 단위가 더 많았다. 전형별 지원·합격자의 출신 고교 유형의 차이가 영향을 미쳤다. 학업우수전형은 최저 기준이 있어 과학고, 영재학교 지원자의 규모가 크지 않아 이수 단위의 합이 대동소이했다. 다만 의과대학 지원자의 과학 교과, 수학과 수학교육과 등은 수학 교과 이수 단위가 컸다. 계열적합전형 역시 학과에 따라 차이가 컸다. 고교 유형에 따라 선호하는 모집 단위가 달라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된다. Q 학생부 정성 평가에서 발견한 새로운 경향성이 있다면? 공동 교육과정을 많이 이수한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지난해 고려대는 고교 과목과 연계성이 강한 자연 계열에 한해 권장 과목을 제시했다. 미이수 시 교과전형은 교과 이수 충실도에서, 종합전형은 자기계발 역량에서 감점 요인으로 활용됐다. 권장 과목을 공동 교육과정에서 찾아 들었다면 적극적인 태도와 노력이 인정된다. 이수 단위에도 반영되기에 평가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영향력은 크지 않다. 워낙 소규모로 진행되고, 온라인 수업 비중도 크기 때문에 수업을 이수한 것만으로 학생의 역량이 우수하다고 판단하긴 어렵다. Q 지난해 재도입한 논술전형 결과와 대비법을 알려준다면? 수능 후 논술고사를 실시하다 보니 결시율이 높았다. 최저 기준 미충족자도 빠져나가면서 실질 경쟁률이 9.13:1을 기록했다. 최초 경쟁률(64.88:1)의 7분의 1 수준이다. 그만큼 논술 실력과 최저 충족에 자신감 있다면 도전해볼 만한 전형이다. 출제 기준은 전년과 같다. 인문 계열은 인문 사회 통합형 논술로 종전 인문 계열 제시문 면접, 자연 계열은 수능 수학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되는 데다, 풀이 시간도 짧아 수험생의 부담이 크지 않은 편이다. Q 수험생들에게 주목할 학과를 추천한다면? 고려대는 최근 여러 첨단학과를 개설했다. 지난해 신설한 인공지능학과는 컴퓨터학과와 합격선이 비슷하게 형성될 정도도 우수한 지원자가 많았다. 반도체공학과, 차세대통신학과, 스마트모빌리티학부는 각각 SK하이닉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채용 연계형 계약학과다. 반도체, 첨단 통신 기술, 수소·로보틱스 기술에 특화돼 유망하고, 입학생은 장학금 등 다양한 특전을 누릴 수 있으니 관심을 갖길 권한다. Q 2028 대입 전형 계획은? 내신 5등급제 도입에 따라 교과·종합전형을 아울러 변별이 고민됐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본질을 반영하면서 교과전형의 특성을 유지할 수 있는 교과 산출식을 연구 중이며, 고교학점제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전형 개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권장 과목은 8월 중 공지할 계획이다. 취재 정나래 기자 lena@naeil.com
문해력 키우는 고전 읽기와 필사 <인문 고전 필사의 힘> 문해력 저하는 이제 젊은 세대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대에 걸쳐 문해력과 어휘력 저하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면서, 청소년 시기에 문해력 향상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 책은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를 심각하게 고민하던 지은이가 인문 고전에서 답을 찾아 시도한 인문 고전 교육의 비결을 담았다. 1장에서 4장은 인문 고전 읽기의 효과부터 하루 10분 독서 실천법, 함께 읽기, 필사 방법에 대해 차례대로 소개하면서 인문 고전에 쉽게 다가가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 책의 본편이라 할 수 있는 5장은 <빨강 머리 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모비딕> 등 문학 고전 11편을 필사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도록 구성했다. 작품과 작가 소개에 이어 필사, 질문에 답하기, 질문 만들기, 모르는 단어 찾아보기 등 독후 활동을 안내해 문해력과 어휘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지은이는 하루 10분에서 15분 시간을 정해놓고 필사할 것을 추천하면서 하브루타 질문 등 다양한 활동 방법을 제안한다. 인문 고전과 친숙해지고 싶은 청소년, 학생들에게 고전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고민하는 교사와 학부모, 독서 지도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글 정유미 자유기고가 puripuda@naver.com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과학 이야기 <엎치락뒤치락 과학사> 현대 과학의 밑거름이 된 과거의 학설과 이론들을 소개하는 과학사책이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과학 이야기’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예전에는 맞다고 생각했던 이론이 어떻게 오늘날 다른 이론들에 자리를 내주게 되었는지 살펴본다. 이 책을 지은 과학 저술가이자 커뮤니케이터인 박재용은 생명과학, 화학, 물리학, 지구과학, 의학으로 나누어 복잡한 과학사를 쉽고 명쾌하게 풀어낸다. 생명과학에서는 생물들 사이에 높고 낮음이 존재한다고 본 ‘자연의 사다리’, 화학에서는 만물이 물, 불, 흙, 공기로 이루어져 있다는 ‘4원소설’을 살펴본다. 물리학에선 빛의 본질을 밝히고자 했던 입자설과 파동설, 지구과학에선 천체의 움직임으로 인간의 운명을 헤아린 ‘점성술’, 의학에선 몸에서 피를 빼내 질병을 치료하고자 한 사혈 요법 등을 소개한다.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발전한 과학의 역사를 따라가면서 과학에 대한 흥미를 키워주는 책이다. 만화가 란탄의 귀엽고 재치 있는 만화와 삽화가 자칫 무겁고 지루할 수 있는 이야기에 산뜻한 재미를 더해준다. 각 분야가 끝날 때마다 ‘주요 개념 새기기’ 코너를 마련해 교과 지식과 연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를 좋아하는 청소년에게 추천한다. 글 정유미 자유기고가 puripuda@naver.com
AI 기술로 감동과 재미를 설계하고 싶어요 민서씨가 처음 공학 계열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중학교 무렵이었다. 수학과 물리를 좋아했는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현실의 움직임을 수식으로 정교하게 분석하고 설계하는 공학의 매력에 깊이 빠져들었다. 챗GPT로 공학과 AI의 접점을 탐색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융합 지식을 바탕으로 몰입감 있는 환경을 구현하는 컴퓨터 게임 개발자를 꿈꾼다. 컴퓨터공학과 AI 접점 찾아 탐구 활동 매진 민서씨가 고1이었던 2022년 11월, 생성형 AI 챗GPT가 본격적으로 세상에 등장했다. 질문을 입력하면 대답해주고 문장을 요약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AI의 등장은 충격이었다. 지금과 비교하면 생성된 이미지의 완성도나 정확도가 매우 미흡했지만 AI가 일상 속 깊숙이 들어와 사람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존재가 됐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앞으로 AI의 활용 가능성은 정말 무궁무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AI를 구현하려면 컴퓨터공학의 프로그래밍, 알고리즘, 데이터 구조, 컴퓨터 아키텍처, 운영 체제 등 기본 소양이 꼭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죠. 그때부터 AI와 컴퓨터공학에 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커졌어요.” 2학년 때는 과학 동아리에서 공학 동아리 ‘메이커반’으로 옮겨 본격적으로 진로 역량을 키웠다. 한 학기 동안 준비한 결과물을 축제 때 전시하기 위해 팀원과 함께 로봇 팔을 직접 만들고 코딩해 작동시키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해외에서 부품을 배송받아 조립할 계획이었지만 배송 문제로 전시가 어려워졌어요. 결국 직접 3D 모델링으로 부품을 설계하고 출력해 가까스로 해결해냈어요. 챗GPT와 코딩도 적극 활용했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며 끝까지 완성해낸 경험은 큰 성취감을 줬고, AI와 컴퓨터공학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줬어요.” 민서씨는 이 경험을 바탕으로 3학년 때 수학 동아리를 선택했다. 로봇 팔 프로젝트에 담긴 공학 원리를 수학으로 분석해 이론의 깊이를 더하는 데 주력했다. 인공지능 분야에서 컴퓨터공학과 긴밀하게 연결되는 사후 확률 계산인 ‘베이즈 정리’를 활용하는 예제를 가져와 파이썬으로 직접 구현했던 일이 인상 깊었다. “희망 진로를 다른 방향에서 접근하고 심화 발전시킬 수 있다면 동아리 활동은 진로 역량을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민서씨가 다니는 고등학교에는 학생이 직접 기획하고 2인 1조로 참여하는 프로젝트 수업 ‘오늘은 나도 선생님’이 있었다. 2학년 때는 ‘공학 사고 및 코딩 기초’를 주제로 직접 수업을 진행했다. “함께한 친구가 코딩에 재능이 많았어요. 저는 상대적으로 코딩 실력이 부족해 친구에게 많은 걸 배울 수 있었죠. 레고 블록을 활용해 3차원 형상을 만들고, 조립 지시서를 제작해 참여 학생이 직접 조립해보는 수업이었어요.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책임감 때문에 더욱 철저히 공부했고 공학과 코딩에 대한 흥미도 훨씬 깊어졌죠.” 공학의 기초 되는 <미적분> <확률과 통계> 이수 수학을 잘해 2학년 때 또래 학습 프로그램에서 수학 멘토로 활동하며 여러 친구를 가르쳤던 민서씨였지만, 3학년 때 이수한 <미적분>은 내신 등급이다소 낮았다. 3학년 때 <미적분>과 <확률과 통계>를 모두 이수하면서 상대적으로 난도가 높고 공부량이 많은 <미적분>이 부담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을 염두에 두고 관리했던 내신 성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민서씨는 아쉬움은 남지만 선택에 후회는 없다고 말한다. “공학은 자연 현상을 수식으로 분석하고 설계에 적용하는 학문이에요. 고등학교에서 공부하는 <미적분>과 <확률과 통계>는 대학 전공에 대한 이해와 성장을 위한 수학의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이에요. <미적분>은 물리량의 변화와 누적 등 기계공학의 핵심 개념을 이해하는 데 필요하고, <확률과 통계>는 제어 시스템, 센서 데이터 해석, 품질 관리 등 실무에서 중요하게 활용돼요. 대부분의 공과대학에서는 두 과목 이수를 전제로 고급 수학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전공 학습을 원활히 따라가고 역량을 쌓으려면 꼭 필요해요.” 한국외대 Language&AI 융합학부는 2024학년에 신설된 AI융합대학에 속한 학부로, 이공 계열 성격이 강하다. 면접형 종합전형의 서류 평가에서는 진로 역량의 반영 비율이 50%로 가장 높으며 중요 평가 항목으로 ‘전공 관련 교과 이수 노력’이 있다. 민서씨가 <미적분>과 <확률과 통계>를 공부한 건 이유 있는 선택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수시 준비가 순조롭기만 했던 건 아니다. 1학년 때는 전반적으로 높은 내신 등급을 확보했고 일찌감치 수시전형에 비중을 두었다. 한데 2학년 때 선택 과목이 늘면서 내신 성적이 뚝 떨어졌다. 과목 수강자 수가 줄면서, 석차 4등이 3등급으로 밀려날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민서씨는 마지막 내신까지 최선을 다했고 3년간의 학급 임원 활동, 진로에 대한 진심이 드러나는 탐구 활동을 바탕으로 수시 원서 5장을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없는 종합전형에 지원했다. 대신 지나친 상향 지원보다는 합격 가능성이 있는 대학 위주로 선택했다. 동국대 교과전형을 제외한 5개 대학에 면접형 종합전형으로 지원했기에 3학년 2학기 때는 면접 준비에 온 힘을 쏟았다. “3년 동안 기록된 학생부를 다시 들여다봤어요. 면접은 학생부에 기록된 탐구 활동 중심이기에 탐구 활동의 과정과 핵심 이론, 결과와 느낀 점 등을 정리하며 예상 질문을 만들어 여러 차례 복기했죠.” 한국외대 면접에서는 3학년 진로 활동 중 머신러닝에서의 과적합 개념, 인공지능에 관한 생각의 변화, 3학년 수학 성적 하락의 이유 등에 대한 질문을 받았는데 모두 예상했던 질문이었다. 충분히 준비한 덕분에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답변할 수 있었다. 민서씨의 꿈은 컴퓨터 게임 개발자다. 대학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AI를 본격적으로 배우면서 더욱 관심이 커졌다. “고등학교 시절, 1인 1과제 탐구 활동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활용해 간단한 게임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는데 무척 흥미로웠어요. 기술로 감동과 재미를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어요. 앞으로 언어와 AI, 컴퓨터공학의 융합 역량을 키워 사람들의 평범한 하루에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게임 개발자가 되고 싶어요.” 취재 이도연 리포터 ldy@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