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AI 시대, 교육은 창의성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 이후 인간만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일들에 대한 믿음은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이제 AI는 방대한 정보를 분석하고,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며, 인간의 지적 노동 상당 부분을 대신하고 있다. “AI가 인간을 대체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이제 진부하고, “AI 시대에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가 핵심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기술이 사회경제 시스템을 변화시킨 산업혁명의 역사를 조금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산업혁명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이 등장한 사건들의 연속이 아니었다. 기술은 언제나 인간이 감당해야 했던 제약을 하나씩 줄여왔다. 증기기관과 전기, 컴퓨터와 인터넷은 인간의 육체와 공간, 시간의 제약을 차례로 줄여왔다. 산업혁명의 역사는 결국 인간을 더 자유롭게 만드는 과정이었다.
그렇다면 AI가 이끄는 오늘의 혁신은 무엇을 바꾸고 있을까. 이전의 산업혁명이 인간의 행동을 지원했다면 AI는 인간의 사고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정보를 찾고, 정리하고, 심지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일까지 수행한다. 기술은 점점 더 범용화되고 있으며, 필요한 도구는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결국 경쟁력은 기술 자체보다 어떤 문제를 발견하고, 어떤 질문을 던지며, 무엇을 상상하는가에서 결정된다. AI 시대는 지식의 시대가 끝났다는 뜻이 아니라, 지식을 활용하는 창의성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의미이다.
AI 시대 창의성이 경쟁력이다
그렇다면 창의성은 무엇일까. 우리는 흔히 창의성을 타고난 재능이나 순간적인 영감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 창의적인 혁신은 훨씬 구조적인 사고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첫째는 통합이다. 서로 다른 요소를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능력이다. 둘째는 분리이다. 하나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성하는 요소를 다시 나누어 새로운 시장과 고객을 발견하는 사고방식이다. 셋째는 관점 전환이다. 주변의 가치를 핵심으로 바꾸는 시각이다. 마지막은 도약이다. 현재의 한계를 넘어 미래의 가능성을 먼저 상상하고, 그 미래를 현실로 연결하는 사고이다. 창의성은 번뜩이는 아이디어 하나가 아니라 서로 다른 사고방식을 넘나들며 문제를 새롭게 정의하는 과정에 가깝다.
이러한 변화는 교육에도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지금까지 교육은 정답을 기억하고 빠르게 찾아내는 능력을 길러주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이러한 역량은 AI가 가장 빠르게 대체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미래 교육은 더 많은 지식을 전달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서로 다른 분야를 연결하고, 익숙한 것을 분해하며, 당연한 전제를 뒤집고,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를 상상하는 사고를 훈련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창의성은 일부 천재의 선물이 아니라 누구나 배울 수 있는 사고의 기술이며, 이제는 읽기와 쓰기처럼 모든 사람이 갖추어야 할 새로운 기초역량이 되고 있다. AI는 앞으로도 더욱 발전하겠지만 새로운 질문을 만들고 미래를 상상하는 일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신진서 9단이 보여준 희망
최근 신진서 9단이 AI 카타고를 상대로 2승 1패를 거둔 것은 인간이 AI와 함께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산업혁명이 인간을 육체와 공간, 시간의 제약에서 해방시켰다면, AI 시대의 교육은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미래 사회가 교육에 요구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