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은행규제 101건 사라진다

2014-11-13 11:37:53 게재

금융위, 4차 금융혁신위원회 개최

은행권에 대한 감독당국의 비공식 규제수단이었던 각종 가이드라인과 모범규준, 행정지도 31건이 즉각 폐지되고 70건은 자율운영으로 바뀐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제4차 금융혁신위원회를 열고 '은행 혁신성 제고를 위한 내부 평가·보상 등 관행 개선안', '금융감독관행 혁신을 위한 가이드라인·매뉴얼 개선방향' 등을 논의하고 기술금융 추진현황을 점검했다.

우선 가이드라인과 매뉴얼이 대폭 정비된다. 금융위는 은행권의 비공식 행정지도 102건을 일괄 점검해 등록이 필요한 1건을 제외하고 나머지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기로 했다. 가이드라인과 모범규준 44건 중 허위 지급보증서 발급 방지대책 등 7건은 폐지되고 36건은 업계 자율 운영으로 바뀐다. 행정지도는 58건 가운데 24건을 폐지하고 34건은 자율운영으로 전환한다.

폐지되는 행정지도는 이미 정책목표를 달성했거나 제정 후 많은 시간이 경과해 운영실익이 없는 경우, 관련 법령 등에 반영된 것들이다.

금융위는 향후에도 가이드라인·모범규준 등을 만들 때 금융위에 보고토록 하고 일몰기한을 1년으로 해 기한 경과 후 자동 폐기토록 할 방침이다. 또 구두지도는 12일자로 효력상실 조치하고 향후 행정지도는 문서로 하되 불가피한 구두지도는 90일을 초과할 수 없도록 했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정책과장은 "이번에 검토되지 않은 비공식 행정지도는 일괄 폐지된 것으로 간주하고 꼭 필요한 경우 연말까지 연장하거나 등록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 대출 관련 면책대상 네거티브로 전환 = 은행 스스로 혁신하는 관행을 정착시키기 위해 기술금융 평가지표를 영업점 핵심평가지표(KPI)에 반영키로 했다. KPI는 지점장과 직원의 성과평가기준으로 그 결과가 인사고과, 성과급 산정 등에 활용된다.

현재 기술금융 취급실적이 KPI에 반영되고 있으나 비중이 크지 않고 기업의 기술력 평가나 신용지원 정도는 감안되지 않고 공급 실적 평가에 머물러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금융위는 경영실태평가와 별도로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한 은행 혁신성평가 항목 중 기술금융 평가지표를 KPI에 적극 반영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반영비중을 3%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 기술금융이 부실화되더라도 직원들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기술금융을 연체율 산정 등에 반영하지 않기로 했다.

여신 부실화에 따른 책임부과 시스템도 바뀐다. 현재는 대출취급 임직원이 부실화된 대출에 책임이 있는 경우, 기한에 관계없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는다. 여신 취급시점에 면책 여부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보수적인 여신 심사관행이 지속되고 있다.

금융위는 이를 부실화 시점이 아닌 대출시점에 면책여부를 명확히 해 직원들의 신분상 불안감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중소기업 대출 관련 면책대상을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꾸고 법규 및 중요내규 미준수, 고의·중과실의 신용조사·사업성 검토·사후관리 부실, 금품수수 등이 아니면 원칙적으로 면책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올해안에 은행별 내규 개정을 마무리한 뒤 내년부터 개선방안을 적용할 예정이다.

고승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은행 내부에서 기술금융과 관행 혁신에 앞장서는 직원이 보상받는 혁신의 선순환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상원 기자 won@naeil.com
선상원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