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엄기두 한국자동차진단보증협회장
“중고차 성능상태 점검 독립성 확보해야”
엄기두(60·사진) 전 해양수산부 차관이 중고자동차 유통시장의 신뢰회복과 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한 일을 새롭게 시작했다. 지난달 8일 한국자동차진단보증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중고자동차 시장의 신뢰회복을 위해 매매사업자로부터 독립된 자동차성능·상태 점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엄 회장은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으로 재임하며 한진해운 파산 등 침체에 빠진 한국 해운산업을 재건하는 ‘해운산업재건 5개년 계획’을 주도하면서 HMM 등의 부흥 발판을 마련했다. 해수부 차관을 끝으로 공직에서 퇴임한 후 수협중앙회 수산경제연구원장을 거쳐 글로벌 세아 상근고문(겸임)도 겸하고 있다.
엄 차관을 17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해양수산부 차관 출신으로 한국자동차진단보증협회장을 맡은 이유는
자동차는 사람과 화물을 이동시켜주는 수단일 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지역과 지역을 연결하며 마음과 마음이 하나가 되게 하는 소중한 존재다. 자동차유통산업 발전과 문화 혁신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일하게 됐다. 자동차 관련 업무는 과거 국토해양부 근무 시절 간접 경험했다.
●자동차유통, 특히 중고자동차유통산업 발전과 문화 혁신을 위해 중요한 것은
현재 중고자동차유통산업은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는데 다소 미흡한 점이 있다는 것을 소비자단체나 자동차유통산업 종사자 모두 같이 인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곳이다.
●국토교통부도 자동차유통에서 소비자신뢰회복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데, 어떤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전문가인 자동차성능상태 점검자가 매매사업자로부터 독립해 자동차 성능과 상태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피해가 발생했을 때 소비자 피해에 대한 배상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도 완화돼야 한다.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려면 소비자 매매사업자 성능상태점검자 보험업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인이 이해하고 동의하는 것도 중요한데
정부나 기업의 의사결정자들이 새로운 정책이나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 내용과 절차 모두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자동차유통산업도 마찬가지다.
개편안이 내용면에서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을 몇 % 완화해 주는지, 성능상태 점검에 정확성이 몇 % 개선되는지 등에 대한 계량화된 데이터를 제시하면 다양한 이해관계인 모두가 개편안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개편안의 효과 등에 대한 전문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공청회와 설명회 간담회 등을 통해 절차적 투명성과 객관성을 확보한다면 새로운 정책의 집행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해수부에서 정부의 해운재건정책을 주도했는데, 지정학적 변화 속에 해상공급망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향후 해운산업 전망은
해운산업은 국내외 정치·경제 여건 등에 따라 부침이 매우 심한 산업이다. 일반적으로 3~ 8년간 호황 및 중립기와 5~10년간 불황 및 중립기를 반복해 왔다. 지금은 지난 2020년 이후의 호황기를 지나 중립기에 와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점차 불황기로 진입하는 것 아닌지 우려되는 시점이다. 전략적인 준비와 선제적 대응이 강조될 때다.
●해운재건정책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HMM의 정부지분 매각에 대해 여러 견해가 있는데
해운산업은 외부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이다. HMM도 예외는 아니다. 매각을 통해 한국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지원금을 회수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것이 HMM의 경쟁력을 약화시키지 않도록 세심한 검토와 준비가 필요하다. 글로벌 시장상황, 해운동맹 재편 시기 및 방향, 본사 부산 이전 및 안정화 시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추진해야 한다. 국내외 상황이 녹록치 않고 부산 이전이 완료되지도 않은 상황이다. 경영주체의 변경이 HMM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 철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